탈모 관리 기술이 남성호르몬에 작용하는 기존 의약품 중심의 접근에서 모낭과 세포의 기능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모발의 성장과 휴지기 전환에 관여하는 모유두세포는 이러한 연구에서 중요한 대상으로 꼽힌다. 특히 세포가 분비하는 초미세 입자인 엑소좀을 활용해 모발 성장과 관련된 신호 전달을 조절하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나노기술 기반 바이오기업 터리낙스가 모유두세포 유래 엑소좀을 활용한 두피·모발 관리 기술을 개발하고 인체적용시험 결과와 상온 보존 관련 특허 성과를 공개했다.
터리낙스(대표 윤석환)는 모발의 성장주기를 조절하는 모유두세포(Dermal Papilla Cell)에서 유래한 엑소좀을 활용해 두피·모발 관리 기술을 개발했다. 엑소좀은 세포가 외부로 분비하는 미세한 입자로, 단백질과 핵산 등 다양한 물질을 전달하며 세포 간 신호 전달에 관여한다. 재생의료와 바이오 소재, 화장품 분야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나노기술 기반 바이오기업 터리낙스가 모유두세포 유래 엑소좀을 활용한 두피·모발 관리 기술을 개발했다. (자료 제공: 터리낙스)
터리낙스는 모발 성장과 관련된 세포의 기능에 주목했다. 기존 일부 탈모 치료제가 남성호르몬의 작용을 억제하는 방식인 것과 달리 모낭 내부에서 모발 성장주기를 조절하는 모유두세포를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모유두세포는 모낭의 기저부에 위치하며 모발의 성장과 휴지기 전환에 관여하는 세포다. 모발 성장에 필요한 신호를 주변 세포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회사는 건강한 모유두세포를 배양하는 과정에서 얻은 엑소좀을 두피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개발했다. 남성호르몬에 직접 작용하는 성분을 사용하지 않고 모유두세포 유래 엑소좀을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호르몬 관련 성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부작용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실제 안전성과 효능은 제품별 시험 조건과 장기 사용에 관한 검증 결과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터리낙스는 세포 실험과 전임상 연구를 통해 엑소좀의 작용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세포 실험에서는 모발 성장과 관련된 Wnt/β-catenin 신호 경로의 활성화와 손상 부위의 세포 수복 현상이 관찰됐다. Wnt/β-catenin은 세포의 증식과 분화 등에 관여하는 신호 전달 경로로, 모낭 발달과 모발 성장 관련 연구에서도 주요 대상으로 다뤄진다.
전임상 연구에서는 모낭 내부에서 새로운 모발이 형성되는 현상을 조직학적으로 관찰했으며, 인체적용시험 결과도 공개했다. 터리낙스에 따르면 한 달간 제품을 사용한 뒤 모발 밀도가 평균 4% 증가했으며, 새로 자란 모발의 성장 속도는 약 1.3배로 나타났다. 탈락 모발 수가 감소하는 결과도 확인했다.
엑소좀 상온 보존 기술 특허 확보…두피케어 제품 상용화·해외 수출 연결
터리낙스가 제품화 과정에서 주력한 기술 가운데 하나는 엑소좀의 보존 안정성으로, 엑소좀은 보관 온도와 유통 환경에 따라 입자의 안정성과 기능이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보존 기술이 상용화 과정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터리낙스는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엑소좀을 상온에서 보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를 등록했으며, 해당 기술로 ‘2026 대한민국 우수특허 대상’을 수상했다.
엑소좀 안정화와 피부 침투, 대량생산 분야에서도 지식재산권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관련 기술을 중심으로 총 11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터리낙스는 2024년 한국공학대학교 교원창업으로 설립된 바이오기업으로, 윤석환 대표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줄기세포·재생의료 연구자로, 현재 한국공학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에서 뇌졸중 줄기세포 치료 연구를 수행했으며 스페바이오 연구소장과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냈다.
윤 대표의 생체친화 나노입자와 세포 전달·추적 관련 연구는 국제학술지 ‘Advanced Materials’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 밖에도 ‘ACS Nano’, ‘Nano Letters’ 등에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터리낙스는 이러한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엑소좀 기반 두피·모발 관리 소재와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자체 개발한 두피케어 미스트 ‘스위시(SWISH)’를 출시했다. 올해 5월에는 말레이시아로 첫 수출을 시작하며 해외 시장에도 진출했고, 정부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를 비롯한 연구개발 및 창업지원사업에도 선정됐다.
윤석환 터리낙스 대표는 “탈모는 아프지도, 위험하지도 않지만 당사자에게는 매력을 잃는 문제”라며 “그래서 약을 찾지만 성기능 저하라는 부작용 앞에서 망설이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효과와 부작용을 맞바꾸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창업의 출발점이었다”며 “남성호르몬과 관련된 성분을 쓰지 않고 모발 밀도와 탈락 모발 수, 성장 속도에서 개선 결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터리낙스는 엑소좀의 안정화와 전달 기술을 기반으로 두피·모발 관리 제품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바이오 소재 개발과 해외 사업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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