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인공지능 전환(AX)이 개별 업무에 생성형 AI를 도입하는 단계에서 조직의 업무 구조를 재설계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문서 작성과 정보 검색을 지원하는 AI 도구가 확산됐지만, 실제 기업 운영에서는 데이터 보안과 시스템 연계, 업무 자동화 범위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특히 AI가 답변을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여러 업무를 판단하고 실행하는 에이전틱 AI가 등장하면서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와 의사결정 체계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포티투마루가 국내 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AI 도입을 넘어 조직 운영 방식 자체를 바꾸는 ‘AI 네이티브’ 전환 전략을 제시했다.
에이전틱 AI 스타트업 포티투마루(42Maru, 대표 김동환)는 지난 1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휴넷CEO포럼 포사이트 코리아 2027(FORESIGHT KOREA 2027)’에 참가해 AI 네이티브 기업으로의 전환 전략을 공유했다. 기업교육 전문기업 휴넷(대표 조영탁)이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국내 주요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최고위급 경영진(C-Level), 전략 담당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포사이트 코리아는 기업이 경영 환경의 주요 변화를 파악하고 다음 해 사업계획과 실행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마련된 비즈니스 포럼이다. 올해 행사는 ‘AX: Transforming into an AI-Native Company(AI 네이티브 기업으로의 전환)’를 주제로 기업의 AI 활용 전략과 조직 전환 방향을 다뤘다.
포티투마루 김동환 대표의 강연 현장 (사진 제공: 포티투마루)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오후 테크 세션에서 ‘The Age of Agentic AI: AI Native 기업의 AX 혁신 전략’을 주제로 강연했다. 김 대표는 생성형 AI의 역할이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거나 문서 초안을 작성하는 보조 도구에서 복잡한 업무를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자율형 에이전트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생성형 AI 활용 방식이 사람이 지시하고 AI가 결과물을 제공하는 ‘코파일럿(Copilot)’에 가까웠다면, 에이전틱 AI는 여러 단계의 업무를 수행하는 ‘오토파일럿(Autopilot)’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기존 업무에 AI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획과 실행, 의사결정 등 업무 전반을 AI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를 ‘AI 퍼스트(AI-First)’ 관점의 업무 혁신으로 설명했다. AI 네이티브 기업은 특정 부서에서 AI 서비스를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 조직의 업무 프로세스와 데이터 활용 방식, 운영 체계를 AI 활용을 전제로 설계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김 대표는 기업의 중장기 경쟁력이 AI 도구의 도입 개수보다 조직 전체가 AI를 활용해 일하는 방식을 얼마나 바꾸는지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LLM42·RAG42 결합…사내 폐쇄망에서 기업 데이터 활용하는 AI 전략
포티투마루는 기업이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요 과제로 데이터 보안과 운영 비용, AI 환각 현상을 제시했다. 범용 거대언어모델을 기업 내부 업무에 활용할 경우 사내 문서와 기술자료, 업무 데이터의 보안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 모델 운영에 필요한 인프라 비용과 답변의 정확성을 관리하는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포티투마루는 이러한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로 도메인 특화 경량 언어모델 ‘LLM42’와 검색증강생성 기술 ‘RAG42’를 소개했다. LLM42는 특정 산업이나 기업 업무에 필요한 언어 처리 기능을 중심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모델이다. RAG42는 AI가 답변을 생성할 때 외부에서 학습한 일반적인 정보에만 의존하지 않고, 기업이 보유한 문서와 데이터를 검색해 참고하도록 지원하는 기술이다. 포티투마루는 두 기술을 결합해 기업 내부 데이터에 기반한 AI 서비스를 구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기업의 자체 서버와 폐쇄망 환경에서 시스템을 운영하는 온프레미스 방식의 적용 사례를 공유했다. 온프레미스 환경은 기업이 보유한 인프라 안에서 AI 시스템과 데이터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외부 서비스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범위를 제한하고 기업의 보안 정책에 맞춰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포티투마루는 이러한 환경에서 사규와 기술문서, 업무 데이터를 AI 시스템에 연결해 정보 검색과 업무 자동화,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기업별 업무 특성에 맞춰 AI가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고 답변을 생성하며, 반복적인 업무 절차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방식이다. 다만 검색증강생성과 도메인 특화 모델을 적용하더라도 AI의 부정확한 답변이나 환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기업 적용에서는 데이터 품질과 접근 권한, 답변 검증 체계 등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김 대표는 이번 강연에서 AI 전환을 기술 부서만의 과제로 접근해서는 조직 전체의 업무 변화로 연결하기 어렵다는 점도 강조했다. 기업의 경영진이 AI를 활용한 업무 재설계 방향을 설정하고 조직 차원의 실행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AI 서비스 몇 개 도입한다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 조직 전체가 생각하고 일하는 방식부터 AI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들이 AI 네이티브 기업으로 거듭나고 글로벌 AX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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