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진단기업의 성장은 검사 건수 확대와 함께 분석·연구개발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매출 구조를 만드는 데 달려 있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는 국가별 의료기관과 검사기관을 확보해야 하지만 거래망을 구축하면 반복적인 검사 수요로 연결할 수 있다. 쓰리빌리언은 상반기 해외 매출 비중을 69%까지 높이며 국내외 진단사업을 함께 키웠다. 매출이 영업비용보다 빠르게 증가하면서 매출 대비 영업손실 비율도 31%포인트 낮아졌다. 상반기 당기순이익 53억원에는 금융상품 평가에 따른 비현금성 이익이 반영돼 영업성과와 분리해 해석할 필요가 있다.
AI 기반 희귀질환 진단기업 쓰리빌리언은 2026년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7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46억원보다 56% 증가한 규모다. 2분기 매출은 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직전 분기 대비 13% 늘었다.
쓰리빌리언은 2026년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72억원을 기록했으며 해외 매출이 전체의 69%를 차지했다. (자료 제공: 쓰리빌리언)
상반기 해외 매출은 약 4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9% 증가했다.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체 영역을 분석하는 전장 엑솜 분석(WES)과 전체 유전체를 분석하는 전장 유전체 분석(WGS) 기반 희귀질환 진단 수요가 이어진 결과다. 지난 2월 출시한 가족 단위 유전자 검사 ‘패밀리 인사이트’도 해외 시장에서 초기 매출을 만들기 시작했다.
국내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약 50% 늘었다. 해외 검사 물량을 중심으로 성장하면서도 국내 의료기관 대상 진단사업이 함께 확대돼 특정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구조를 만들었다.
손익 구조도 개선됐다. 상반기 영업손실은 3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 감소했다. 매출 대비 영업손실 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78%에서 올해 47%로 31%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매출이 56% 늘어난 반면 영업비용 증가율은 29%에 그치면서 매출 확대가 손실 부담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다만 절대적인 영업손실 규모는 여전히 30억원을 웃돈다. 검사 물량 증가에 따른 규모의 경제가 나타나고 있지만 해외 영업망 구축과 연구개발, 신규 서비스 출시에 필요한 비용을 매출로 충당하는 단계까지는 추가 성장이 필요하다.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53억원이었다. 지난 5월 발행한 전환사채(CB)와 전환우선주(CPS)의 공정가치 변동에 따른 비현금성 평가이익이 반영된 회계상 결과다. 실제 현금창출력과 본업의 수익성을 확인하려면 당기순이익보다 매출 증가와 영업손실 변화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
희귀질환에서 신생아·가족 검사로 고객 범위를 넓힌다
쓰리빌리언은 올해 CPS 175억원과 CB 125억원을 발행해 총 300억원의 성장자금을 확보했다. 조달한 자금은 글로벌 진단사업 확대와 신규 검사 서비스 개발, AI 신약개발 연구개발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진단사업의 적용 대상도 확장하고 있다. 지난 6월 건강한 신생아를 대상으로 유전체를 분석해 희귀 유전질환 가능성을 조기에 확인하는 신생아 선별검사 ‘3B-NEO’를 해외에 출시했다. 기존 희귀질환 진단이 증상이 있거나 질환이 의심되는 환자의 원인을 찾는 데 집중했다면, 신생아 선별검사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 검사 대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구조가 다르다.
쓰리빌리언은 필리핀 정부가 주관하는 신생아 유전체 선별검사 사업의 수행기관에도 선정됐다. 현지 신생아를 대상으로 3B-NEO의 임상적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국가 선별검사 체계 도입을 지원한다. 회사는 관련 실적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패밀리 인사이트와 3B-NEO는 쓰리빌리언의 고객 범위를 희귀질환 환자 중심에서 신생아와 가족 단위 검사 수요로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 이미 구축한 유전체 해석 기술과 해외 검사 네트워크를 여러 서비스에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신규 사업의 진입 비용을 낮추고 검사량을 늘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금창원 쓰리빌리언 대표는 “상반기에는 국내외 유전진단 수요 확대를 바탕으로 매출 성장과 손익 구조 개선을 이어갔다”며 희귀질환 진단과 신생아 선별검사, 가족 단위 유전자 검사를 연결해 글로벌 유전체 진단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하반기 관전 포인트는 해외 검사 물량의 반복성과 신규 서비스의 실제 매출 기여, 영업손실의 절대 규모다. 필리핀 정부 사업이 국가 단위 검사 체계와 인접 국가 계약으로 연결되면 3B-NEO는 희귀질환 진단에 이은 새로운 매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조달한 300억원이 글로벌 사업과 AI 신약개발 비용으로 투입되는 만큼 매출 증가 속도가 추가 비용을 얼마나 흡수하는지가 손익 개선의 지속성을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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