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입지와 좋은 건물이 성공을 만든다는 말은 오랫동안 숙박업의 공식처럼 여겨져 왔다. 하지만 정승호 핸디즈 대표는 그 공식에 의문을 품었다. 같은 상권, 같은 규모의 건물인데도 어떤 곳은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는 반면 어떤 곳은 공실과 적자에 시달린다. 그 차이는 어디에서 발생할까. 정 대표는 답을 ‘운영’에서 찾았다.
그는 “숙박업은 객실을 판매하는 산업이 아니라 운영을 통해 수익을 만드는 산업”이라며 “결국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가 수익성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핸디즈는 바로 이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회사다. 에어비앤비 호스트 지원 서비스로 시작해 현재는 전국 30개 지점, 3800여 객실을 운영하는 데이터 기반 숙박 운영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회사가 운영하는 ‘어반스테이’는 소비자에게 보이는 브랜드지만, 정 대표가 그리고 있는 그림은 그보다 훨씬 크다. 숙박업을 넘어 부동산 운영 자체를 시스템화하는 것이다.
정승호 핸디즈 대표
좋은 건물보다 중요한 것은 ‘운영’이라는 사실
정 대표의 문제의식은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보낸 초기 경력에서 시작됐다. 그는 패스트트랙아시아에서 다양한 초기 스타트업을 경험한 뒤, 굿닥에서 서비스 운영과 디지털 인프라 구축 업무를 담당했다. 그 시절 그는 좋은 아이디어나 비즈니스 모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운영이라는 사실을 배웠다고 말한다. 굿닥에서는 병원이라는 전통 산업이 디지털 플랫폼을 만나면서 완전히 새로운 산업 구조로 변화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오프라인 산업도 운영 체계가 바뀌면 시장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체감한 시기였다.
이후 직접 에어비앤비 호스트를 경험하면서 또 다른 문제를 발견했다. 예약은 디지털화됐지만 실제 숙박 운영은 여전히 사람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하고 있었다. 청소와 세탁, 시설관리, 가격 설정, 고객 응대까지 대부분이 비표준화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마침 위워크와 패스트파이브 같은 공유 공간 모델이 성장하며 부동산 산업 자체가 ‘공간 판매업’에서 ‘운영 서비스업’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었다. 정 대표는 “결국 부동산의 미래는 소유가 아니라 운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생활형숙박시설 시행사와 금융기관의 문의가 이어지면서 핸디즈의 사업은 자연스럽게 호스트 지원 서비스에서 전문 운영 플랫폼으로 확장됐다.
그는 숙박을 “하루 단위로 세입자가 바뀌는 부동산 비즈니스”라고 정의한다. 일반 아파트가 월 단위 계약이라면 숙박은 하루, 일주일, 한 달 단위로 끊임없이 새로운 고객이 들어오고 나가는 구조다. 결국 숙박업의 본질은 객실 판매가 아니라 공실 관리와 가격 전략, 운영 효율이라는 설명이다. 같은 상권 안에서도 운영 방식에 따라 객실당 기여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차이 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숙박업을 공간 비즈니스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운영 비즈니스에 가깝다”며 “운영 역량이 수익성을 결정하는 시대가 이미 시작됐다”고 정의한다.
정승호 핸디즈 대표가 회사의 성장 전략과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핸디즈를 단순 숙박 운영사가 아닌 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공간 운영을 표준화하는 기술 기업으로 정의한다.
감(感)이 아닌 데이터로 움직이는 숙박 운영 OS
이 같은 문제의식은 결국 자체 운영 시스템 개발로 이어졌다. 핸디즈는 일반 호텔 솔루션을 사용하지 않고 자체 PMS(Property Management System)를 구축했다. 예약과 체크인, 체크아웃, 객실 관리, 공실 운영, 가격 조정, 외부 플랫폼 연동까지 모든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처리한다.
정 대표는 “운영 규모가 커질수록 중요한 것은 사람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핸디즈는 약 200객실 규모의 지점을 현장 인력 5~7명 수준으로 운영한다. 일반 호텔과 비교하면 약 10분의 1 수준이다. 반드시 현장에서 해야 하는 업무만 남기고 가격 운영과 고객 응대, 운영 관제 등은 서울 본사에서 중앙 관리한다.
정 대표는 이를 “부동산 운영의 OS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핸디즈는 전국 30개 지점의 가격과 예약률, 공실 현황, 객실 상태, 지역 행사 데이터 등을 실시간 분석해 운영 전략에 반영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이러한 체계를 ‘팔란티어식 운영 OS’라고 부른다. 특히 AI 기반 스마트 프라이싱은 회사의 핵심 경쟁력 가운데 하나다. 단순히 경쟁 호텔의 가격을 따라가는 수준이 아니라 객실 상태와 청소 일정, 예약 패턴, 체류 기간, 지역 이벤트 등 내부 운영 데이터를 함께 분석해 가격을 조정한다.
정 대표는 “지금까지 숙박업은 경험 많은 지배인의 감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운영 규모가 커질수록 감보다 데이터가 더 정확한 의사결정을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AI가 숙박 산업 구조 자체를 바꿀 것으로 전망한다. 사람의 경험에 의존한 가격 조정과 저임금 인력 중심 운영은 구조적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으며, 앞으로는 데이터 기반 운영 체계를 구축한 기업들이 경쟁 우위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핸디즈는 운영 규모 확대에 따른 복잡성 역시 시스템으로 해결하고 있다. 모든 지점 데이터를 동일 기준으로 관리하는 데이터 표준화, SOP(표준작업절차) 기반 운영 프로세스 표준화, 그리고 서로 다른 도어락과 주차 시스템, 예약 플랫폼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하는 시스템 표준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최근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 역시 이러한 운영 혁신의 결과다.
정 대표는 “생활형숙박시설 공급 감소와 시장 침체 속에서도 AI 도입과 운영 효율화, 브랜드 고도화를 통해 객실당 수익성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어비앤비 호스트 지원 서비스로 출발한 핸디즈를 전국 30개 지점, 3800여 객실 규모의 데이터·AI 기반 숙박 운영 플랫폼으로 성장시키며 ‘부동산 운영 OS’ 구축에 나서고 있다.
“어반스테이가 아니라 부동산 운영 시장의 운영체제를 만들고 싶다”

정 대표가 그리고 있는 미래는 숙박 브랜드를 더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핸디즈를 어반스테이 운영사로 기억하지만, 그는 어반스테이를 하나의 브랜드이자 실험장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진짜 목표는 숙박업을 넘어 다양한 공간 자산을 운영할 수 있는 표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정 대표는 “어반스테이는 우리가 만든 결과물 중 하나일 뿐”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다른 운영사들 역시 핸디즈의 시스템 위에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보는 부동산 산업의 미래도 같은 방향에 있다. 과거에는 누가 더 좋은 건물을 확보했는지가 경쟁력이었다면, 앞으로는 누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건물 소유보다 운영 역량이 중요해지고, 감각보다 데이터가 중요해지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는 앞으로 살아남는 운영사의 조건도 분명하다고 말한다. 단위 수익성을 데이터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하고, 자본을 건물 매입보다 운영 시스템에 투자해야 하며, 규모가 커져도 동일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표준화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사라진 많은 운영사들은 호스피탈리티에 대한 감각은 있었지만 그것을 시스템으로 만들지 못했다”며 “결국 운영은 사람의 경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축적되고 반복 가능한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핸디즈가 구축해 온 PMS와 AI 기반 가격 운영 체계, 데이터 표준화 시스템 역시 같은 철학에서 출발했다. 전국 30개 지점, 3800여 객실은 단순한 운영 규모가 아니라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에 가깝다. 도시 곳곳의 객실은 여전히 사람이 청소하고, 사람이 응대하며, 사람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그 뒤편에서는 가격과 공실, 수요와 운영 효율을 계산하는 데이터가 움직이고 있다. 정승호 대표는 지금 숙박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공간 산업 전체를 움직일 새로운 운영 체계를 설계하고 있다.
숙박업은 더 이상 침대를 판매하는 산업이 아니다. 공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그 운영의 노하우를 얼마나 기술로 축적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그 변화의 한가운데서 핸디즈는 한국형 부동산 운영 OS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리고 정 대표가 바라보는 미래는 단순히 더 많은 객실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공간이 더 똑똑하게 운영되는 새로운 부동산 생태계다. 그가 만드는 것은 숙박 브랜드가 아니라, 공간 산업 전체를 움직이는 운영의 인프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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