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입문자가 연습을 포기하는 이유는 기초 과정이 어렵기보다 자신이 연주하고 싶은 곡과 현재 실력 사이의 간격이 크기 때문이다. 바이엘과 체르니로 기초를 쌓는 동안 좋아하는 곡에 도전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곡부터 시작하면 악보를 읽거나 손가락을 움직이는 단계에서 막힐 수 있다. AI 음악 교육 앱은 연주자의 소리를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틀린 부분과 다음 연습 구간을 안내해 이 간격을 줄인다. 엠피에이지가 인기곡의 난도를 낮춘 악보와 기초 레슨, AI 음성 피드백을 결합해 피아노를 처음 시작하는 이용자로 학습 대상을 확대한다.
뮤직테크 기업 엠피에이지(MPAG)는 AI 음악 교육 및 악보 거래 앱 ‘마이뮤직파이브(mymusic5)’에 피아노 입문자를 위한 신규 학습 기능을 국내에 먼저 출시했다.
신규 기능은 건반 위치와 악보 읽기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도 좋아하는 곡으로 피아노 연습을 시작하도록 구성됐다. ‘플라워 댄스’, ‘코우를 쫓아’, 히사이시 조의 ‘Summer’ 등 인기곡 50곡의 주요 구간을 쉬운 난이도로 편곡한 악보를 제공한다.
한 곡 전체를 처음부터 연주하는 부담을 줄이고 익숙한 멜로디가 포함된 하이라이트부터 완성하게 하는 방식이다. 짧은 구간을 반복해 연주한 뒤 점차 연주 범위를 늘리면서 초기 성취감을 확보하도록 설계했다.
엠피에이지가 운영하는 AI 음악 교육 앱 마이뮤직파이브가 인기곡 50곡의 쉬운 악보와 기초 레슨, AI 음성 피드백을 결합한 피아노 입문자용 학습 기능을 출시했다. (자료 제공: 엠피에이지)
입문 교육 세션에서는 악보에 표시된 손가락 번호와 건반 위 ‘가운데 도’의 위치 등 피아노 연주에 필요한 기초 개념을 순서대로 안내한다. 곡마다 초보자가 주의해야 할 마디를 별도로 선정해 본 연주에 앞서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AI는 이용자의 연주 흐름에 맞춰 음성으로 피드백을 제공한다. 잘못 연주한 음과 리듬, 연습이 필요한 구간을 화면으로만 표시하는 방식에 음성 안내를 더해 연주 중 악보와 화면을 번갈아 확인해야 하는 부담을 줄였다.
마이뮤직파이브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마이크로 피아노 소리를 듣고 연주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한다. 이용자가 연주하는 속도에 맞춰 악보를 자동으로 넘기며, 음과 리듬의 정확도를 확인해 틀린 부분을 다시 연습하도록 안내한다.
엠피에이지는 지난 3월 실시간 자동 계이름 표시와 검정 건반 가이드 기능을 추가했다. 연주가 멈추거나 흐름이 끊겼을 때 다음 음의 계이름을 보여주고, 샵과 플랫이 붙은 음을 어떤 검정 건반으로 연주해야 하는지 안내하는 기능이다.
이번 업데이트는 기존 기능의 적용 범위를 악보를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는 초·중급자에서 건반을 처음 접하는 입문자까지 확장한다. 쉬운 악보 선택부터 기초 개념 학습, 주의 구간 연습, 곡 연주와 실시간 피드백이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된다.
AI 교사의 역할, 정답 판정보다 연습 흐름 유지에
피아노 학습에서 AI가 제공할 수 있는 핵심 가치는 모든 연주를 완벽하게 평가하는 것보다 혼자 연습할 때 막히는 지점을 빠르게 찾아주는 데 있다. 초보자는 틀린 음을 연주하고도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어느 부분부터 다시 연습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운데, 실시간 피드백은 오류와 반복 구간을 즉시 확인하도록 돕는다.
다만 마이크로 소리를 인식하는 방식은 주변 소음과 피아노 음량, 기기와 악기의 거리, 연주 속도에 따라 정확도가 달라질 수 있다. 양손으로 여러 음을 동시에 연주하거나 페달을 사용하면 소리가 겹치기 때문에 단음 중심의 초급 연주보다 분석 난도가 높아진다. 실제 학습 효과는 AI의 오답 판정률뿐 아니라 피드백 이후 같은 구간을 정확하게 연주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곡 완주율을 함께 살펴야 확인할 수 있다.
입문자용 악보 50곡도 곡 수보다 난도 설계가 중요하다. 원곡의 특징을 유지하면서 사용하는 음의 범위와 화음, 리듬을 어느 정도 단순화했는지에 따라 초보자의 연주 경험이 달라진다. 쉬운 버전을 완주한 뒤 원곡이나 다음 난도로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는 단계별 악보가 제공돼야 장기 학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마이뮤직파이브가 가진 또 다른 기반은 60만개 이상의 악보와 창작자 거래 구조다. 이용자는 클래식과 팝, K팝, 애니메이션·게임 음악, 영화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악보를 검색해 구매하고 연습할 수 있다. 창작자는 직접 편곡한 악보를 등록하고 판매한다.
AI 학습 기능과 악보 오픈마켓의 결합은 이용자가 연주하고 싶은 곡을 찾은 뒤 별도의 교육 앱으로 이동하지 않고 같은 환경에서 연습하도록 만든다. 입문자용 악보에서 시작한 이용자가 실력이 향상되면서 더 높은 난도의 악보를 구매하면 학습 서비스와 악보 거래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다만 회사가 제시한 아티스트 1만여 명과 이용자 400만 명은 마이뮤직파이브 단일 앱만의 수치라기보다 엠피에이지가 운영해온 ‘마음만은 피아니스트’, ‘코코로와 뮤지션’ 등 글로벌 악보 플랫폼 생태계를 포함한 규모다. 마이뮤직파이브는 기존 이용자와 악보 콘텐츠를 AI 학습 경험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엠피에이지는 북미와 아시아, 유럽 등 해외 매출이 전체의 약 7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61억원을 기록했으며 3년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신규 입문자 기능도 국내 운영 결과를 확인한 뒤 일본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정인서 엠피에이지 대표는 “피아노를 향한 첫 배움이 즐거운 경험이 되도록 초보자의 눈높이에서 기능을 설계했다”며 “누구나 좋아하는 곡으로 음악을 시작하고 성장할 수 있는 실전형 AI 음악 교육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마이뮤직파이브의 입문자 기능은 피아노 학습의 출발점을 기초 교재에서 좋아하는 곡으로 옮겼다는 의미가 있다. 실제 경쟁력은 50곡 가운데 이용자가 몇 곡을 완주하는지, AI 피드백을 받은 구간의 오류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쉬운 악보를 마친 이용자가 다음 난도로 이동하는지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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