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인공지능(AI)을 도입할 때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떤 AI 모델을 선택할 것인가만이 아니다. 데이터를 어디에 보관하고, GPU와 CPU를 어떻게 배분하며, 기존 업무 시스템과 새로운 AI 서비스를 어떤 방식으로 연결할 것인지도 결정해야 한다. 가상화와 클라우드, 쿠버네티스에 이어 AI 에이전트까지 기업의 IT 환경에 들어오면서 관리해야 할 기술과 운영 체계는 더욱 복잡해졌다. 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수록 이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인력과 비용도 함께 늘어나는 상황이다. 뉴타닉스(Nutanix)는 이러한 복잡성을 줄이고 기업의 IT 조직이 인프라 관리보다 실제 사업과 AI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뉴타닉스는 13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뉴타닉스 닷넥스트 온 투어(.NEXT on Tour) 서울 2026’을 개최하고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에이전틱 AI 시대를 위한 인프라 전략을 공유했다. 이날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는 변재근 뉴타닉스코리아 사장과 맨디 달리왈(Mandy Dhaliwal) 뉴타닉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 겸 부사장, 폴 하브(Paul Harb) 솔루션 및 성능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 김명구 한화시스템 클라우드사업부 팀장이 참석했다.
행사의 화두는 기업이 이미 보유한 IT 자산을 활용하면서 새로운 AI 기술을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가였다. 뉴타닉스는 가상화와 클라우드, 컨테이너, AI 워크로드를 일관된 방식으로 운영하는 통합 플랫폼을 통해 기업의 기술 선택권을 확대하고, 인프라 운영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맨디 달리왈 최고마케팅책임자 겸 부사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 뉴타닉스)
글로벌 매출 28억5,000만 달러…한국 시장도 성장세
뉴타닉스가 이날 공개한 2026 회계연도 글로벌 실적은 기업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가상화 수요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간 매출은 28억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연간반복매출(ARR)은 25억5,000만 달러로 16% 늘었으며, 잉여현금흐름은 8억4,100만 달러를 기록해 매출의 29%를 차지했다.
고객 기반도 확대됐다. 2026 회계연도에 신규 고객 3,000곳 이상을 확보하면서 전체 고객 수는 3만2,000곳을 넘어섰다. 기존 고객의 계약 유지와 확대 수준을 나타내는 순매출유지율(NRR)은 106%를 기록했다. 기존 고객의 이용 규모가 유지되는 동시에 추가적인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다.
성장세는 한국 시장에서도 이어졌다. 변재근 뉴타닉스코리아 사장이 공개한 2026 회계연도 4분기 실적에 따르면 국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객 수는 9%, 파트너 수는 11% 늘었다. 글로벌 매출 증가율을 웃도는 국내 성장률은 한국 기업들의 인프라 현대화 수요와 맞물려 있다.
변 사장은 국내 고객들이 뉴타닉스 기술을 활용해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기업의 클라우드 전환과 AI 도입이 확대되는 만큼 제품 공급에 그치지 않고 고객의 실제 사업 과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파트너 생태계의 확대도 소개됐다. 뉴타닉스는 델, 넷앱, 에버퓨어 등 스토리지 기업과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AI 분야에서는 엔비디아, AMD, 허깅페이스와 협력하며 기업이 다양한 하드웨어와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있다.
변 사장은 올해 행사에 참여한 스폰서와 파트너가 지난해보다 늘었다는 점도 언급하면서, 고객과 파트너가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확대해 국내 기업의 기술 도입과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변재근 뉴타닉스 코리아 사장 (사진 제공: 뉴타닉스)
가상화에서 AI까지…기업 IT의 복잡성은 어떻게 달라졌나
이날 발표에서 눈길을 끈 것은 가상화와 클라우드, 쿠버네티스, AI로 이어지는 기업 IT 환경의 변화였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관리해야 할 인프라와 조직, 운영 도구가 늘어났다는 점을 짚었다.
가상화 환경에서는 컴퓨팅과 스토리지, 네트워크를 통합하는 것이 주요 과제다. 퍼블릭 클라우드가 도입되면서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를 함께 관리해야 하는 문제가 더해졌고, 쿠버네티스 환경에서는 다양한 런타임과 관리 도구를 운영하기 위한 플랫폼 엔지니어링 역량이 필요해졌다.
AI 시대에는 컴퓨팅 자원의 종류부터 달라지고 있다. 기존 기업 애플리케이션은 주로 CPU를 활용했지만,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는 GPU가 필요하다. 여기에 AI 서비스의 사용 현황을 파악하고 비용을 통제하는 문제까지 추가됐다.
기업 애플리케이션과 쿠버네티스, AI 모델, AI 에이전트가 서로 다른 컴퓨팅 환경에서 운영되는 현실도 소개됐다. 일부 업무는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다른 업무는 퍼블릭 클라우드나 GPU 기반 AI 클라우드에서 처리된다. 이처럼 분산된 인프라를 통합된 운영 체계로 관리하면서 특정 하드웨어나 클라우드에 종속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AI 에이전트가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환경에서는 새로운 과제가 발생한다. 사용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수준을 넘어 여러 도구를 호출하고 데이터를 검색하며 업무를 연속적으로 실행하면서 비용과 보안, 데이터 관리 방식까지 다시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에이전틱 AI 도입에 따른 주요 고려사항으로는 토큰 경제성과 AI 추론 운영, 데이터 거버넌스, 격리된 컴퓨팅 환경이 제시됐다. AI 에이전트가 여러 작업을 반복하면 모델 호출 횟수와 토큰 사용량이 늘어나 운영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내부 데이터에 접근하는 과정에서는 업무별 권한을 제한하고, 여러 에이전트가 동일한 인프라를 활용할 경우 컴퓨팅 환경을 분리하는 체계도 필요하다. 이에 대응해 엔터프라이즈 AI와 쿠버네티스 플랫폼을 중심으로 AI 워크로드의 배포와 운영, 자원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AI 기반 컴퓨팅 자원 관리 기술을 확보하고 GPU와 CPU 자원 최적화, AI 워크로드 스케줄링 역량을 강화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존 IT 자산 활용하면서 AI로 확장…한화시스템 사례 공유
기존 IT 자산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인프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확대하는 전략도 소개됐다. 기업이 가상화 플랫폼을 변경하거나 AI 서비스를 도입할 때 모든 서버와 스토리지를 교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뉴타닉스 클라우드 플랫폼(NCP)은 다양한 서버와 스토리지 환경을 지원하며, AHV 하이퍼바이저를 주요 엔터프라이즈 서버에 배포하는 과정을 간소화한다. 넷앱 온탭(ONTAP)과의 연동을 통해 기존 스토리지 투자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버추얼 데스크톱 하이브리드 지원으로 자체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를 함께 운영하는 선택지도 제공한다.
쿠버네티스 분야에서는 뉴타닉스 쿠버네티스 플랫폼(NKP)을 통해 가상머신과 컨테이너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관리한다.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2026년 가트너 매직 쿼드런트의 서버 가상화 플랫폼과 분산형 하이브리드 인프라 부문에서 리더로 선정됐다는 성과도 소개했다.
국내 기업의 활용 경험도 공유됐다. 한화시스템 클라우드사업부 김명구 팀장은 기업의 IT 조직이 인프라 운영에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입하는 현실을 언급하며, 운영 단순화가 사업 경쟁력과 연결된다는 점을 설명했다.
한화그룹처럼 계열사와 사업 조직마다 IT 요구사항이 다른 환경에서는 기존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서비스를 빠르게 도입해야 한다. AI 수요가 늘어날수록 기존 인프라 운영과 신규 기술 지원 업무도 함께 증가한다.
김 팀장은 뉴타닉스와의 협력을 통해 인프라 운영을 단순화하고, IT 조직이 실제 AI 서비스와 비즈니스 혁신에 더 많은 역량을 투입할 수 있다는 점을 소개했다. 기술을 공급하는 업체와 이를 구매하는 고객의 관계를 넘어 기업의 IT 환경을 함께 개선하는 파트너십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AI 도입이 확대되면서 기업 IT 조직이 관리해야 할 영역도 복잡해지고 있다. CPU와 GPU 등 다양한 컴퓨팅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에 분산된 시스템을 통합 운영하는 동시에 데이터 보안까지 확보해야 한다. 뉴타닉스는 이러한 운영 부담을 줄여 기업이 새로운 AI 서비스를 더 빠르게 개발하고 실제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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