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에 활용되던 인공지능(AI) 스크리닝 기술이 화장품 신소재 발굴에도 적용되고 있다. 기존에는 알려진 효능을 바탕으로 원료를 선택했다면, AI를 활용하면 특정 피부 기능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먼저 정하고 이에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성분을 탐색할 수 있다. 국내 AI 바이오 스타트업 엔엠이 이러한 방식으로 수십만 개의 천연 화합물을 분석해 탈모 증상 완화 가능성을 지닌 소재를 발굴했다.
AI 바이오 스타트업 엔엠(대표 한민수)은 자체 개발한 AI 스크리닝 플랫폼 ‘시들링(SeedLing)’을 활용해 국내 자생 천연물에서 탈모 증상 완화 효능을 확인한 신소재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엔앰 로고 (자료 제공: 엔앰)
이번에 발굴한 소재는 기존에 주로 미백 효능으로 알려졌던 국내 자생 천연물이다. 엔엠은 지난 3월 시들링을 통해 해당 소재의 새로운 효능을 찾아냈으며, 관련 특허를 출원하고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시들링은 천연물의 화학구조에 특화된 AI 모델을 기반으로 수십만 개의 천연 화합물 데이터베이스에서 후보물질을 탐색하는 플랫폼이다. 피부 기능과 관련된 표적 단백질을 먼저 선정하고, 해당 단백질의 결합 부위에 작용할 수 있는 천연 성분을 역으로 찾아내는 방식이다.
엔엠은 AI가 선별한 후보물질을 대상으로 생체 환경을 모사한 조건에서 단백질과의 상호작용을 시뮬레이션한다. 피부 흡수 가능성을 예측해 추출 방법을 설계하고, 이후 효능시험을 통해 후보물질의 효과를 검증한다.
탈모 유도 동물 모델서 효능 확인…두피 케어 앰플 개발
이번 신소재의 효능은 탈모 분야 전문 위탁연구기관(CRO) 에피바이오텍의 동물시험을 통해 확인됐다. 남성호르몬으로 탈모를 유도한 동물 모델에 소재를 적용한 결과, 대조군과 비교해 모발 성장량과 성장 속도, 생장기 모낭 수 등에서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다만 이번 결과는 동물시험 단계에서 확인된 것으로, 사람에게 적용했을 때의 효능을 입증한 임상 결과와는 구분된다.
엔엠은 해당 소재를 자사 뷰티 브랜드 ‘플로라랩’을 통해 제품화할 계획이다. 플로라랩은 AI로 발굴한 신규 소재를 화장품으로 개발하는 브랜드로, 엔엠은 올해 하반기 두피 케어 앰플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한민수 엔엠 대표는 “우리 주변의 천연물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효능이 많다”며 “시들링은 사람이 일일이 실험하기 어려운 수십만 개의 천연 성분을 AI로 빠르게 살펴보고, 효과가 있을 만한 후보를 골라내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백 소재로만 알려져 있던 천연물에서 탈모 증상 완화 효능을 찾아낸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며 “앞으로도 국내 자생 천연물의 새로운 가치를 AI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엔엠은 AI 기반 인실리코 스크리닝 플랫폼 시들링과 전사체 분석 플랫폼 ‘아우로라(AURORA)’를 활용해 화장품 원료와 바이오 신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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