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를 추진한 태스크포스(TF)에 특별성과 포상금 3,700만원을 지급했다. 프로젝트 개시 약 50일 만에 6만2천여 명의 참여를 이끌어내며 정부 창업·아이디어 공모사업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의 참여를 기록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숫자만 놓고 보면 성과는 분명하다. 전국 각지에서 13세 학생부터 78세 시니어까지 참여했고, 최종 선발된 5천 명 가운데 68.4%는 청년층, 74%는 지역 창업자였다. 창업이 특정 연령이나 특정 지역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 상징적 사례로도 평가받는다.
하지만 창업 생태계 안에서는 또 다른 질문도 나온다.
“많은 사람이 지원한 것과 많은 창업가가 탄생하는 것은 같은 의미일까.”
최근 한 경제 전문 매체 역시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창업을 지나치게 가볍게 인식하게 만들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중기부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는 단순 공모전이 아니라 창업 도전부터 성장까지 연결하는 창업인재 육성 플랫폼”이라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결국 논쟁의 핵심은 하나다. 지금 평가해야 할 것은 ‘도전의 규모’인가, 아니면 ‘성과의 가능성’인가.
모두의 창업 1기 선정 결과 (자료 제공: 중소벤처기업부)
창업 문턱을 낮춘 실험
중기부가 이번 프로젝트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단순히 참여자 수가 많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기존 창업 지원사업과 다른 방식으로 창업 접근성을 넓혔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기존 사업들이 사업계획서와 각종 증빙서류 제출을 요구했던 것과 달리,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진과 영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설명할 수 있게 하면서 진입장벽도 낮췄다.
그 결과 학생, 직장인, 주부, 연구자, 외국인 창업자 등 기존 창업 지원사업에서 상대적으로 보기 어려웠던 참여자들이 대거 유입됐다.
중기부는 이를 단순 공모전 흥행이 아니라 ‘창업 저변 확대’라는 정책적 성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특별성과 포상 역시 국민의 창업 참여를 이끌어낸 정책 추진력을 높게 평가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모두의 창업 1기 선정 결과 (자료 제공: 중소벤처기업부)
숫자 이상의 성과를 증명할 수 있을까
반면 창업 현장에서는 보다 냉정한 시각도 존재한다.
스타트업 투자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달라졌다. 투자자들은 더 이상 아이디어 자체보다 시장 검증과 매출, 고객 확보, 반복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중요하게 평가한다. 이 때문에 일부 창업 관계자들은 “지원자 수만으로 사업 성과를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한 액셀러레이터 관계자는 “6만 명이 넘는 국민이 창업에 관심을 갖고 도전했다는 점은 분명 의미가 크다”면서도 “정책의 최종 목표는 참여자가 아니라 실제 창업기업의 성장과 생존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성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창업 생태계에서는 공모전이나 지원사업의 경쟁률보다 이후 사업자 등록률, 법인 설립률, 투자 유치, 고용 창출, 매출 성장 등이 더욱 중요한 지표로 평가된다.
창업을 독려하는 것과 성공적인 창업을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근 고금리와 투자 위축 환경 속에서 초기 창업기업들의 생존율이 과거보다 낮아지고 있는 만큼, 단순 참여 확대만으로는 정책 효과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모두의 창업 1기 선정 결과 (자료 제공: 중소벤처기업부)
진짜 성적표는 이제부터 나온다
중기부 역시 이러한 지적을 의식한 듯 단순 선발에 그치지 않는 후속 지원 계획을 강조하고 있다. 최종 선발된 5천 명에게는 창업활동자금 200만 원과 멘토링, AI 솔루션, 사업화 지원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여기에 투자·보증 연계, 지식재산(IP) 보호, 규제 검토, GPU 지원 등 성장 자원도 단계적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탈락자 지원이다. 중기부는 이번에 선정되지 못한 5만8천여 명에게도 평가 의견과 함께 온·오프라인 재도전 멘토링을 제공한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진행되는 오프라인 멘토링과 온라인 1대1 멘토링을 통해 아이디어를 보완할 기회를 제공하고, 향후 2기 모집 과정에서 가점 혜택도 부여할 예정이다.
오는 7월에는 대기업과 중견기업, 벤처캐피털(VC) 등이 참여하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2기’도 시작된다.
결국 이번 논쟁은 어느 한쪽이 맞고 틀린 문제라기보다, 정책 성과를 어떤 시점에서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관점 차이에 가깝다.
6만2천 명의 참여를 이끌어낸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성과다. 동시에 창업 정책의 진짜 평가는 모집 인원이 아니라 실제 창업과 성장으로 이어진 숫자에서 완성된다.
중기부가 지급한 3,700만원의 포상금 역시 ‘성과에 대한 보상’이라기보다 ‘도전을 확산시킨 노력에 대한 평가’로 볼 수 있다. 다만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지금이 아니라 앞으로 1~2년 뒤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선발된 5천 명 가운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업자를 내고, 고객을 확보하고,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하느냐.
그 숫자가 결국 ‘모두의 창업’의 진짜 성적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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