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 기업은 기술을 개발한 뒤 제품을 양산하고 매출을 만들기까지 연구개발과 설비, 전문인력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갖췄더라도 담보와 재무 실적이 부족하면 필요한 시기에 대출을 받기 어렵다. 기술보증은 기업의 기술가치를 평가해 담보력을 보완하고 은행 대출로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기술보증기금과 인천시, 하나은행이 인천지역 첨단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총 1500억원 규모의 협약보증을 공급한다.
기술보증기금은 지난 8월 14일 인천시청에서 인천광역시, 하나은행과 ‘ABC+E 미래성장엔진 육성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기술보증기금과 인천시, 하나은행이 14일 인천시청에서 ‘ABC+E 미래성장엔진 육성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제공: 기술보증기금)
ABC+E는 인공지능(AI)과 바이오(Bio), 문화콘텐츠(Contents&Culture), 에너지(Energy)를 의미한다. 세 기관은 인천지역에서 해당 산업을 영위하는 기술기업을 발굴하고 정책 지원과 금융을 연결해 기업의 투자와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원 대상은 기보의 기술보증 요건을 충족하는 신기술사업자다. 본점이나 주사업장, 공장이 인천에 있거나 인천 이전을 예정하고 있어야 하며 AI와 바이오, 문화콘텐츠, 에너지 가운데 한 분야의 사업을 영위해야 한다. 기존 인천기업과 함께 사업장 이전을 준비하는 기업도 대상에 포함돼 기업 유치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보증 비율과 수수료를 함께 낮춰 자금 접근성을 높인다
협약보증은 500억원 규모의 특별출연 협약보증과 1000억원 규모의 보증료지원 협약보증으로 구분된다.
특별출연 협약보증은 하나은행이 출연하는 25억원을 재원으로 기보가 최대 500억원의 보증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기보는 해당 보증을 이용하는 기업에 3년간 보증비율을 기존 85%에서 100%로 높여 적용한다. 은행이 대출금 전액에 대해 기보의 보증을 받을 수 있어 금융기관의 대출 위험 부담을 낮추고 기업의 자금 조달 가능성을 높이는 구조다.
기업이 기보에 납부하는 보증료도 3년간 0.3%포인트 감면한다. 보증금액이 커질수록 기업이 부담하는 보증료 역시 늘어나는 만큼 장기간 자금을 이용하는 기업에는 직접적인 금융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보증료지원 협약보증에는 하나은행이 출연하는 보증료지원금 12억원이 활용된다. 기보가 최대 1000억원 규모의 보증을 공급하고 하나은행은 기업이 부담하는 보증료 가운데 0.6%포인트를 2년간 지원한다. 특별출연 협약보증과 지원 방식은 다르지만 기업의 금융비용을 낮춰 첨단산업 투자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을 확보한다는 목적은 같다.
총 1500억원은 기업에 현금으로 지급하는 사업비가 아니라 기보가 보증서를 공급해 하나은행의 대출 실행을 지원하는 전체 보증 규모다. 기업별 보증금액과 지원 여부는 기술평가와 보증심사 등을 거쳐 결정된다. 보증 신청과 관련한 절차와 서류는 기술보증기금 디지털지점의 보증신청서식 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금융지원은 첨단기업이 연구개발과 시제품 제작, 생산설비 도입, 인력 채용 과정에서 겪는 자금 공백을 줄이는 데 활용될 수 있다. 특히 매출이 발생하기 전 선행투자가 필요한 바이오기업이나 장비·데이터 인프라 구축 비용이 큰 AI·에너지 기업에는 대출 접근성과 금융비용이 사업 추진 시기를 좌우하는 요인이 된다.
인천시는 AI 혁신 생태계와 바이오 허브, 첨단산업 육성을 지역 산업정책의 주요 축으로 추진해 왔다. 인천시 미래산업 육성전략도 인공지능 기반 구축과 바이오산업 육성, 중소기업의 혁신사업 환경 조성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이번 협약은 산업 육성정책에 기술평가와 은행 대출을 결합해 기업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자금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박주선 기보 전무이사는 “인천시가 미래전략산업을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는 시기에 이번 협약을 체결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기보는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해 기술기업의 자금 조달을 돕고 지역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협약보증은 기업의 금융비용을 낮추지만 대출에 따른 원금과 이자 상환의무는 남는다. 기업은 조달한 자금을 연구개발과 양산, 수주 확대처럼 향후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는 사업에 배치해야 한다. 인천시의 기업 발굴과 기보의 기술평가, 하나은행의 대출 실행이 이후의 실증·판로·투자 지원까지 이어질 때 1500억원의 보증은 지역 첨단산업을 키우는 성장자금으로 작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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