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자들의 문의가 하루 종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도용당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가장 많습니다.”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관계자는 최근 벤처스퀘어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6만3000명이 지원하며 화제를 모았던 정부 창업 프로젝트가 개인정보 및 창업 아이디어 유출 사고라는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맞으면서 현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모두의 창업’ 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진행 상황과 향후 운영 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사고는 1차 ‘모두의 창업’ 합격자 5000명의 개인정보와 창업 아이디어, 일부 심사 정보 등이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중기부는 현재 국가사이버안보센터와 함께 비정상적인 API 호출이 확인된 9개 인터넷 주소(IP)를 중심으로 조사 중이며 경찰에도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역시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선정된 도전자들이 아이디어 유출에 대한 불안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피해 구제와 재발 방지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제1차관이 서울특별시 종로구 서울청사 본관에서 ‘모두의 창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아이디어 보호 지원부터 2기 연기까지…중기부 대응 본격화
중기부는 우선 합격자 전원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보호 지원에 나선다.
가장 먼저 도전 신청서 전체에 대해 영업비밀 원본증명 등록을 지원한다. 영업비밀 원본증명은 향후 분쟁 발생 시 해당 아이디어의 보유 시점과 소유자를 입증할 수 있는 제도다. 사업자 등록을 완료한 선정자에게는 1년간 기술임치 서비스도 무상 제공한다. 기술임치는 기술 자료를 공인 기관에 보관해 향후 기술 탈취나 분쟁 발생 시 증거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다.
중기부는 전국 스타트업 지원센터에서 활동 중인 지식재산권 및 특허 전문 변호사 약 200명을 투입해 1대1 상담도 지원할 계획이다. 전국 17개 시·도에서는 ‘아이디어 보호 매칭데이’를 개최해 변호사가 직접 도전자들을 만나 상담을 진행하고, 이후 온라인 후속 컨설팅까지 연계한다.
노 차관은 “기술임치는 사업자 등록이 필요한 만큼 모든 참가자에게 적용하기 어렵지만, 영업비밀 원본증명은 5000명 전원에게 지원할 계획”이라며 “피해가 확인될 경우 소송 지원 사업과 법률 지원도 연계하겠다”고 설명했다.
당초 다음 달 예정됐던 ‘모두의 창업’ 2기 모집 일정도 연기된다. 중기부는 보안 체계 정비와 조사 결과 확인이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라 2기 출범 시점을 조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기존 창업국 단위로 운영되던 ‘모두의 창업 TF’도 차관 직속 조직으로 격상했다. 확대 개편된 TF는 총괄팀을 포함한 6개 팀, 28명 규모로 운영되며 사이버안보 대응 기능도 추가됐다.
중기부는 유출된 아이디어가 향후 ‘모두의 창업’ 2기나 다른 사업에 재활용되지 않도록 별도 심사 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노 차관은 “1차 사업에서 확보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기존 아이디어를 변형해 제출하는 사례를 충분히 선별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제1차관이 서울특별시 종로구 서울청사 본관에서 ‘모두의 창업’ 관련 머리 숙여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개발사 보고 누락 논란…책임 규명 착수
이날 브리핑에서는 플랫폼 개발사의 책임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에도 일부 비공개 정보 노출과 관련한 사용자 제보가 있었지만 개발사가 자체적으로 차단 조치를 한 뒤 중기부와 창업진흥원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노 차관은 “당시 민원에 대해 개발사가 자체 조치를 진행했지만 관련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며 “보고 누락 경위에 대해서는 법률 검토를 거쳐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정보 유출 의혹이 제기된 AI 솔루션 공급사에 대해서는 이미 ‘모두의 창업’ 사업 참여 배제 조치가 이뤄졌다. 다만 업체 측이 공개 정보만 활용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정확한 사실관계는 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이번 사고는 단순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예비 창업가들의 핵심 자산인 사업 아이디어가 포함됐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실제로 피해신고센터에는 아이디어 도용 가능성과 브로커 개입 우려, 향후 창업 활동에 대한 불안감 등을 호소하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 생태계에서는 기술적 보안 강화뿐 아니라 정부 창업사업 전반에 대한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기부는 향후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전면 보안 점검과 컨설팅을 실시하고, 산하기관 전반에 대한 집중 보안 점검도 병행할 계획이다.
노 차관은 “어떤 경우에도 도전자들의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안전한 창업 환경 조성과 재발 방지를 위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The post “아이디어 유출 막겠다”…중기부, ‘모두의 창업’ 5000명 보호 총력전 appeared first on 벤처스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