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에서 EEO, 이제 AEO로… 스토어링크, 검색 이동 따라 AI 마케팅 승부수
–베이지안 추론으로 AI 답변 속 브랜드 노출 측정부터 실행·검증까지 잇는다
–AEO링크·퍼그 제로로 AX 가속, 박범서 CAIO 영입… 일본 교두보 삼아 2028년 IPO 추진
커머스 마케팅 기업 스토어링크가 ‘글로벌 AI 마케팅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전환은 세 방향이다. AI 답변에서 브랜드가 어떻게 추천되는지 분석하고 개선하는 ‘AEO링크’, 체험단 마케팅을 AI로 자동화한 ‘퍼그 제로’, 그리고 이를 이끌 박범서 국민대 교수의 CAIO(최고AI책임자) 영입이다. 이렇게 만든 AI 플랫폼을 일본을 교두보 삼아 해외 시장에 선보이고, 2028년 기업공개(IPO)까지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스토어링크가 주목한 것은 한국 커머스 시장의 특수성이다. 미국, 일본과 달리 한국은 쿠팡과 네이버라는 양대 채널에 컬리, 오늘의집, 무신사 같은 버티컬 채널이 있다. 여기에 11번가와 G마켓이 있고, 알리익스프레스 같은 중국 플랫폼까지 들어와 있다. 브랜드가 신경 써야 할 커머스 채널이 너무 많다.
대응해야 할 채널이 많은 것도 문제지만, 채널마다 노출 알고리즘과 광고 시스템이 제각각이라는 점이 더 큰 문제다. 네이버만 해도 쇼핑검색광고, 브랜드검색광고, 키워드검색광고, 성과형 디스플레이 광고인 GFA(Glad For Advertisers) 등 광고 상품이 대여섯 개에 이른다. 여기에 쿠팡과 오늘의집 광고를 따로 집행해야 하고, 메타·틱톡·유튜브 같은 외부 매체 광고도 챙겨야 한다. 채널마다 광고 상품이 여러 개씩 얽혀 있다 보니 한 기업이 이를 모두 분석하고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스토어링크의 출발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정용은 대표는 2018년 이커머스 시장 데이터를 분석하다가, 커머스 기업들이 마케팅비는 많이 쓰면서도 정작 데이터에 근거해 합리적으로 집행하는 곳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광고 대행사에 맡겨도 돌아오는 건 보고서뿐이었다. 정 대표는 커머스 데이터 분석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마케팅 실행과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로 2020년 스토어링크를 설립했다. 이후 연평균 37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누적 매출 1,800억 원을 돌파했다.
스토어링크의 AI 전환을 이끌 박범서 CAIO는 2016년부터 AI를 연구해 온 전문가다.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멤버십 연구원 출신으로, 곰앤컴퍼니 이사와 신사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현재 국민대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 조교수이자 AI 트랙 주임교수로, LLM 제어와 AI 에이전트 설계, AI 기반 마케팅 분석을 연구한다. 생성형 AI 답변에 특정 기업과 브랜드가 얼마나 자주, 어떤 내용으로 등장하는지 측정하는 ‘AI 검색엔진 최적화(ASEO) 가시성 지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정용은 대표와 박범서 CAIO를 만나 AI 시대를 맞은 스토어링크의 전략을 들어봤다.
사진설명=정용은 대표(우)와 박범서 CAIO(좌)
8,000억 건 데이터로 운영과 광고 최적화
스토어링크가 하는 일은 세 가지다. 흩어진 채널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보여주고, 업계 평균과 비교해 진단하고, 개선까지 직접 실행한다. 정 대표는 이를 운영과 광고 두 측면으로 나눠 설명했다.
먼저 운영 측면이다. 생수 하나를 팔더라도 상품명을 ‘물’로 할지 ‘생수’로 할지, 몇 개 묶음으로 팔지에 따라 노출과 매출이 달라진다. 판매자 혼자서는 답을 찾기 어렵다. 스토어링크는 상품 URL만 넣으면 이를 자동으로 분석해주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스토어링크는 이를 ‘EEO(E-commerce Engine Optimization)’라고 부른다. SEO가 포털 검색에 맞춘 최적화라면, EEO는 쿠팡·네이버쇼핑 같은 커머스 플랫폼 내부 검색에 맞춘 최적화다. 소비자가 쇼핑앱에서 바로 상품을 찾는 일이 늘면서, 플랫폼별 노출 기준에 맞춰 상품명과 카테고리, 키워드를 다듬는 일이 곧 매출로 이어진다. 정 대표는 “상품이 많은 브랜드는 카테고리와 상품명을 잘 잡고 필요한 키워드만 넣어도 매출이 오른다”고 말했다.
스토어링크 광고 서비스의 핵심은 퍼포먼스 데이터 진단이다. 클릭당 비용(CPC), 노출당 비용(CPM), 광고비 대비 매출(ROAS)을 동종 업계 평균과 비교해 적정 수준인지 따진다. 예컨대 CPC는 경쟁사보다 낮은데 ROAS가 떨어진다면, 클릭이 구매로 이어지지 못하는 원인을 찾는다. 브랜드 인지도나 호감도가 부족한지, 상세페이지나 가격 경쟁력에 문제가 없는지 살피는 식이다. 진단이 끝나면 개선안을 제시하고 실행까지 맡는다. 이 방식으로 매체별 ROAS를 500% 이상 끌어올린 사례도 여럿이다.
이 모든 작업을 떠받치는 것은 데이터다. 스토어링크는 네이버쇼핑, 쿠팡, 11번가 등 국내 커머스 플랫폼에서 일평균 2억 건의 데이터를 분석하며, 최근에는 아마존·큐텐·라쿠텐·라자다 등 해외 플랫폼으로 범위를 넓혔다. 누적 분석 데이터는 8,000억 건, 상품 수는 40억 개가 넘는다. 날짜별 브랜드·상품 판매량부터 유입 경로, 광고, 라이브커머스, 환불 비율, 구매자 특성까지 카테고리와 제품 단위로 쌓인다. 스토어링크는 여기에 키워드 기반 예측 AI 모델(KBP, Keyword-based Prediction)을 결합해 빅데이터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스토어링크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15개 이상의 자체 플랫폼을 운영한다. 커머스 최적화 플랫폼 ‘스토어링크’, 포털·SNS에서 브랜드 콘텐츠의 영향력을 정량 분석하는 ‘트렌드링크’, 팔로워 수가 아닌 실제 공동구매 매출로 인플루언서 영향력을 측정하는 ‘공구링크’, 스토어 URL 하나로 경쟁사 매출과 판매량을 추정하는 ‘스토어 모니터링 시스템’, 아마존 광고의 ACoS(매출 대비 광고비)를 최적화하는 ‘아마존 성과 분석 대시보드’ 등이다. 체험단, 스토어·아마존 통합 운영, 바이럴·인플루언서 마케팅, 콘텐츠 제작 같은 서비스 사업도 이 플랫폼들과 맞물려 돌아간다.
지금까지 스토어링크는 소비자의 검색 동선을 따라가며 판매자가 놓치는 지점을 데이터로 메워왔다. 그런데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그 동선이 다시 바뀌고 있다.
AI 검색 시대의 마케팅, 분석에서 실행까지 잇다
“검색 시장의 판도는 몇 차례 바뀌었어요. 네이버와 구글이 나눠 갖던 시장에서 네이버 비중이 커졌고, 이후 유튜브가 특정 연령대에서는 네이버를 넘어설 만큼 성장했죠. 지금 커머스 검색은 포털, 유튜브 같은 SNS, 그리고 AI의 3파전이에요. 생수를 사더라도 소비자가 AI에게 ‘내 상황에선 미네랄이 많은 물이 좋을까, 적은 물이 좋을까’를 묻고, 추천받은 제품을 바로 구매하는 식입니다.”
정 대표는 검색 시장의 변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최적화의 대상이 SEO에서 EEO로, 다시 AEO·GEO로 옮겨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스토어링크가 ‘글로벌 AI 마케팅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이유다. 데이터 분석부터 콘텐츠 제작, 실행, 성과 검증까지 마케팅 전 과정을 AI가 수행하고, 실행 결과를 다시 데이터로 쌓아 다음 전략을 고도화하는 순환형 구조를 만든다는 것이 골자다.
중심에는 AI 검색 최적화 플랫폼 ‘AEO링크’가 있고, ‘콘텐츠링크’와 ‘그로스링크’가 뒤를 받친다. 콘텐츠링크는 시장과 경쟁 콘텐츠를 분석해 성과 요인을 찾고, 광고 기획과 이미지·영상 소재 제작을 지원한다. 그로스링크는 광고·판매 데이터로 성과 리포트를 자동 생성하고, 예산 배분과 캠페인 조정안을 제시한다. 마케터가 반복적인 데이터 취합과 보고에서 벗어나 전략 판단에 집중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AEO링크는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구글 AI 개요, 네이버 AI 브리핑 등에 특정 질문을 했을 때 자사 브랜드와 제품이 어떻게 언급·추천되는지 분석한다. 경쟁사가 어떤 방식으로 언급되는지, 답변 속 점유율은 어느 정도인지도 함께 살핀다. 이어 AI가 답변 근거로 인용하는 출처를 파악해 어느 채널에 어떤 콘텐츠가 필요한지 전략을 세우고, 콘텐츠 발행과 마케팅까지 실행한다. 실행 이후에는 AI 답변 속 노출 점유율 변화를 추적한다. 고객사는 질문별로 자사와 경쟁사 중 어느 쪽이 더 잘 노출되는지 대시보드에서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
핵심 기술은 통계다. LLM은 확률적으로 문장을 생성하기 때문에 같은 질문에도 매번 다른 답을 내놓는다. 박 CAIO가 베이지안 추론을 택한 이유다. 그는 “베이지안 추론은 실험을 반복할수록 진짜에 가까워지는 방식”이라며 “LLM이 확률 추론으로 답을 내는 만큼, 이를 측정하는 통계도 확률 추론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AEO링크는 질문 맥락과 모델, 측정 시점을 고려해 관측 조건을 설계하고, 반복 측정으로 브랜드의 출현 확률과 설명의 정확성을 추정한다. 추천 맥락은 유형별로 나눠 빈도와 분포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개별 응답의 일시적 변동과 꾸준히 나타나는 경향을 구분한다.
질문 설계도 관건이다. 화면에 보이는 질문은 몇 개뿐이지만, 각 질문 뒤에는 실제 소비자가 처할 수 있는 다양한 맥락을 반영한 변형 질문들이 묶여 있다. 박 CAIO는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는 방법론도 필요하지만, 질문이 실제 마케팅 현장과 얼마나 맞닿아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스토어링크에는 실제 마케팅에서 나온 질문과 데이터가 이미 쌓여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 기업의 핵심 역량은 결국 어떤 데이터를 갖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마케팅을 할수록 쌓이는 데이터인 만큼 그 가치는 계속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AI 답변 속 브랜드 노출을 분석하는 GEO(생성형 엔진 최적화) 업체는 이미 국내외에 여럿 있다. 스토어링크의 차별점은 분석을 실행으로 연결한다는 데 있다. 콘텐츠 제작, 리뷰 확보, 바이럴 마케팅을 오래 해온 만큼 분석 결과를 곧바로 실행에 옮기고, 그 성과를 통해 분석이 맞았는지 검증할 수 있다. 진단에서 멈추지 않고 실행과 매출까지 책임지겠다는 전략이다.
AEO링크는 현재 일부 고객에게만 제공되고 있으며,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연내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체험단 마케팅의 문턱을 낮추다
AEO링크가 AI 답변 속 브랜드를 진단한다면, 그 진단을 매출로 바꾸는 것은 콘텐츠 제작과 리뷰 확보 같은 실행이다. 그중 체험단은 리뷰를 확보해 초기 판매를 끌어올리는 커머스 마케팅의 출발점이다. 하지만 구독료와 수수료, 복잡한 운영 탓에 중소상공인에게는 문턱이 높았다. 스토어링크가 지난 6월 출시한 AI 자동화 체험단 플랫폼 ‘퍼그 제로(PUG ZERO)’는 바로 이 문턱을 겨냥했다. 스토어링크가 추진해온 AX(AI 전환)의 성과를 처음 고객 서비스로 내놓은 사례이기도 하다.
기존 ‘퍼그 파트너스’는 중견·대형 브랜드를 대상으로 캠페인 기획부터 운영까지 대행하는 매니지드 서비스다. 반면 퍼그 제로는 스마트스토어·쿠팡 입점 초기 셀러나 1~5인 규모 D2C 브랜드가 직접 운영하는 셀프서비스 방식이다. 정 대표는 퍼그 제로를 퍼그 파트너스의 자동화 버전이라고 소개했다.
퍼그 제로에 상품 정보만 등록하면 AI 엔진 ‘제로AI’가 캠페인 정보와 일정, 가이드를 3분 만에 생성한다. 체험단 모집과 선정, 구매·리뷰 증빙 이미지의 1차 검수까지 자동으로 진행해 검수 리소스를 50% 이상 줄였다. 노쇼나 저품질 콘텐츠가 나오면 시스템이 걸러내고 참여자를 교체한다.
제로AI는 퍼그 파트너스가 4년간 쌓은 운영 데이터를 토대로 개발됐다. 누적 캠페인 15만 건, 리뷰 1,000만 건, 캠페인 완료율 92%의 데이터다. 고객은 체험단 앱 ‘퍼그샵’에 등록된 검증 리뷰어 10만 명에게 캠페인을 바로 노출할 수 있다.
비용 구조도 문턱을 낮췄다. 플랫폼 수수료와 구독료는 받지 않고, 광고주는 체험단이 구매할 상품의 원가와 배송비 같은 실비만 부담한다. 체험단이 직접 상품을 구매하고 리뷰를 남기는 구조라, 광고주가 체감하는 마케팅 비용은 0원에 수렴한다는 것이 정 대표의 설명이다.
일본을 교두보로 세계 시장 공략
스토어링크의 다음 목표는 해외 시장이다. AI로 자동화한 플랫폼을 SaaS 형태로 해외에 선보이겠다는 구상으로, 첫 교두보는 일본이다.
스토어링크는 2024년 일본 법인을 세우고 큐텐, 아마존재팬, 라쿠텐 등 현지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한국 브랜드의 일본 안착을 돕고 있다. 리뷰 관리, 검색 최적화,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일본 시장에 맞게 현지화한 것이다. 일본 특화 서비스인 ‘포인테일’은 비딩형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이다. 광고주가 캠페인을 등록하면 인플루언서가 원고료를 제안하며 참여를 신청하고, 광고주는 지원자와 제안 가격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 자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플루언서별 예상 성과를 보여줘 광고주가 예산을 짜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좋아하는 대상을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소비하는 일본 특유의 ‘오시(推し) 문화’를 반영했고, 큐텐 ‘메가와리’ 같은 대형 할인 행사 일정에 맞춘 캠페인 운영도 지원한다.
일본 실적은 빠르게 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월 5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연내 월 10억 원 달성이 목표다.
AI와 글로벌, 두 축은 IPO로 이어진다. 스토어링크는 2028년 상장을 목표로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시리즈C까지 누적 투자 유치액은 약 380억 원이다. 정 대표는 상장 전까지 증명할 과제로 AI 서비스의 성과와 글로벌 성과 두 가지를 꼽았다.
스토어링크의 행보는 검색의 이동을 그대로 따라왔다. 검색이 포털에서 커머스 플랫폼 안으로 옮겨 가자 EEO를 만들었고, 다시 AI로 넘어가자 AEO링크를 내놨다. 달라진 것은 소비자가 질문을 던지는 곳일 뿐, 그 질문 앞에 브랜드를 노출한다는 일의 본질은 같다. 6년간 쌓은 8,000억 건의 커머스 데이터와 실행 경험이 AI 답변 속에서도, 해외 시장에서도 통할지 지켜볼 일이다. 연내 AEO링크 정식 출시와 일본 월 매출 10억 원 달성이 그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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