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법률·공공기관에서 AI를 도입할 때 모델의 성능은 여러 조건 가운데 하나다. 민감정보를 외부로 보내지 않아야 하고 AI의 답변과 문서가 어떤 원문을 근거로 만들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계약서와 보고서, 표, 이미지처럼 형태가 다른 자료를 함께 읽으면서 기관이 사용해 온 문서 서식도 유지해야 한다. 지식이 변경되는 과정에는 검증과 승인,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통제 절차가 필요하다. 사이오닉에이아이가 이러한 요구를 하나의 온프레미스 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구현하는 연구개발에 착수한다.
엔터프라이즈 AI 기업 사이오닉에이아이는 중소벤처기업부의 투·융자연계기술개발사업인 ‘스케일업 팁스 일반형’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회사는 3년간 최대 20억원의 정부지원연구개발비를 활용해 금융·법률·공공 분야에서 운영할 수 있는 온프레미스 AI 에이전트 플랫폼을 개발하고 실증한다.
사이오닉에이아이의 스케일업 팁스 선정 (자료 제공: 사이오닉에이아이)
스케일업 팁스는 민간 운영사가 성장 단계의 기술기업에 먼저 투자한 뒤 정부에 추천하면 전문기관 평가를 거쳐 연구개발비를 연계하는 사업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26년 스케일업 팁스 일반형 운영계획에 따르면 일반형은 기업당 3년간 최대 20억원을 지원한다.
사이오닉에이아이의 선정 과제는 ‘이종 데이터 적응형 통합 및 문서 자동 생성을 위한 자가진화 온프레미스 AI 에이전트 플랫폼 개발 및 규제산업 실증’이다. 고객기관 내부 서버에서 데이터를 처리하고 AI 모델과 에이전트를 운영하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은 계약서와 보고서, 정해진 양식, 데이터베이스(DB), 표, 이미지 등 구조가 다른 자료를 함께 사용한다. 업무에 따라 개인정보와 금융정보의 외부 반출이 제한되며 AI의 데이터 접근 및 처리 과정도 감사할 수 있어야 한다.
AI가 작성한 보고서나 검토 의견에는 사용한 원문과 규정, 내부 자료가 연결돼야 한다. 기존 문서의 표와 항목, 필수 정보가 누락되지 않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높은 답변 정확도와 함께 데이터 보안, 근거 추적, 문서 재현 능력이 기업용 AI의 실제 도입 여부를 결정하는 조건으로 작용한다.
흩어진 지식을 연결하고 문장마다 근거를 남긴다
사이오닉에이아이는 정형·반정형·비정형·혼합·템플릿 데이터를 하나의 파이프라인에서 처리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데이터의 특성과 업무 목적을 분석해 적합한 AI 모델과 검색 방식, 검증 절차를 선택하는 ‘Decision Router’도 고도화한다.
문서와 DB, 시스템 로그에서는 기업명이나 계약 당사자, 상품, 규정 등의 개체와 상호 관계를 자동으로 추출한다. 추출한 정보는 DB와 지식 그래프, 벡터 검색 구조로 연결하고 기존 온톨로지와 새롭게 확보한 산업별 지식을 정렬한다.
회사가 ‘자가진화’라고 정의한 기능에는 검증과 승인 절차가 적용된다. 시간에 따른 지식의 버전을 관리하고 변경 이력을 기록하며 기존 정보와 신규 정보가 충돌하는지를 탐지한다. 정보의 신뢰도를 평가하고 잘못된 업데이트가 발생하면 이전 버전으로 되돌리는 기능도 포함한다.
금융 분야에서 확보한 공통 지식과 운영 방식을 법률·공공 분야에 전이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산업마다 플랫폼을 처음부터 다시 구축하는 비용을 줄이면서 각 분야의 규정과 업무 특성은 별도의 지식으로 관리하는 구조다.
문서 자동 생성 기능은 DOCX와 PPTX, XLSX, HWPX 등 기업과 기관에서 사용하는 파일 형식을 대상으로 한다. AI가 문서의 구조와 표, 서식을 유지하면서 내용을 작성하고 생성한 문장과 참고 자료의 연결 관계를 함께 제공하도록 설계한다.
문서 검토자는 AI가 작성한 결과만 확인하는 대신 각 문장의 출처와 근거를 따라가며 내용을 검증할 수 있다. 생성 과정에는 검증 게이트와 버전 관리, 롤백 기능을 적용해 성능 저하나 부적절한 지식 반영을 통제한다.
사이오닉에이아이는 비정형 문서와 업무 데이터를 AI가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전환하는 ‘STORM Knowledge Base’와 업무별 AI 에이전트를 설계·배포·관리하는 ‘STORM Platform’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연구개발은 고객사별로 수행해 온 온프레미스 AI 구축 경험을 여러 규제산업에서 반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제품 구조로 전환하는 과정이다.
개발한 플랫폼은 금융 분야에서 먼저 실증한 뒤 법률과 공공 분야에 순차적으로 적용한다. 이후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와 국방, 제조 등 데이터 반출과 운영 통제가 중요한 산업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검토한다.
고석현 사이오닉에이아이 대표는 “기업이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려면 높은 성능만큼 데이터 보안, 근거 추적, 운영 통제가 함께 확보돼야 한다”며 금융·법률·공공 현장에서 검증할 수 있는 기업용 AI 플랫폼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과제의 성과는 플랫폼이 다양한 파일을 읽고 문서를 생성하는 기능보다 실제 업무에서 오류를 얼마나 줄이고 검토 시간을 얼마나 단축하는지에 따라 가늠될 전망이다. 문장별 근거 연결률과 문서 형식 보존 수준, 지식 충돌 탐지 정확도, 신규 기관 도입 기간 등이 제품 경쟁력을 판단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금융에서 구축한 체계를 법률과 공공 분야에 적용하면서 보안과 감사 요건까지 충족한다면 사이오닉에이아이는 규제산업의 AI 도입 비용을 낮추는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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