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의 두 번째 문을 연다. 첫 프로젝트에 6만3000여 명이 몰리면서 확인된 창업 수요를 바탕으로 이번에는 선발 인원을 두 배인 1만 명으로 늘린다. 지원 대상도 넓히고 대학·청소년·소셜벤처·글로벌 등 별도의 도전 경로를 마련한다. 특히 한 번의 선발과 경연으로 끝내기보다 탈락과 재도전까지 ‘경력’으로 남기고 후속 창업지원과 투자 기회로 연결하는 구조를 강화한 점이 눈에 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3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2차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2차 프로젝트는 오는 20일부터 시작하며 10월 중 1만 명의 혁신 창업가를 선발할 예정이다.
1차 모두의 창업은 지난 3월 모집을 시작해 정부 창업·아이디어 공모전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인 6만3000여 명의 신청자를 모았다. 신청자의 68%가 39세 이하 청년층이었고 53.4%는 비수도권에서 나왔다. 프로젝트 시작 이후 진행한 설문에서는 창업 도전 의향이 46.7%에서 60.2%로 13.5%포인트 높아진 반면 창업 실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58.9%에서 30.1%로 28.8%포인트 낮아졌다.
이번 2차 계획은 이 같은 참여 규모를 실제 창업 생태계 진입으로 연결하는 데 무게를 뒀다. 정부는 1차 프로젝트를 ‘전 국민이 혁신에 도전하는 첫 번째 통로’로 평가하고, 2차부터 모두의 창업을 창업 생태계의 시작점으로 정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2기 모집 (자료 제공: 중소벤처기업부)
① 5000명에서 1만 명으로…7년 이내 재창업자까지 문 넓힌다
가장 큰 변화는 규모다. 1차 5000명이었던 초기 선발 인원을 1만 명으로 확대한다. 일반·기술 분야 8000명과 로컬 분야 2000명을 뽑은 뒤 지역 오디션 2200명, 대국민 경연 400명으로 단계별 선발을 진행한다. 초기 단계에서는 1대1 멘토링과 200만원의 창업활동자금, AI 솔루션 등을 지원하며 이후 사업화자금과 GPU, 수출 교육, 규제 스크리닝, 투자 IR 등으로 지원 범위가 넓어진다. 대국민 경연 단계에서는 상금과 투자를 합쳐 최대 10억원을 지원하는 구조다.
지원 자격도 기존 ‘예비창업자 및 창업 3년 이내 재창업자’에서 ‘예비창업자 및 창업 7년 이내 재창업자’로 확대한다. 다만 창업의 시작을 지원한다는 취지를 고려해 전체 선발자의 80% 이상을 예비창업자로 구성하고, 비수도권 창업자도 70% 이상 선발할 계획이다.
1차에서 탈락한 참가자의 재도전도 별도의 평가 요소가 된다. 재도전 멘토링을 이수하고 아이디어를 보완한 이력이 있으면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지식재산처 ‘모두의 아이디어’ TOP 100이나 모두의 창업 대학 리그 결선 진출팀 등 다른 프로그램에서 발굴된 창업 인재는 패스트트랙으로 연결한다.
도전자를 받아줄 보육기관은 1차 119곳에서 170여 곳으로 늘어난다. 기존 대학과 AC·VC, 창업지원기관에 대·중견기업과 공공기관이 추가되는 구조다. 멘토 자격 기준도 명문화하고 한 명의 멘토가 활동할 수 있는 기관을 최대 2곳으로 제한한다. 보육 단계와 전문 분야에 따라 멘토 풀을 나눠 도전자와의 매칭도 세분화한다.
② 대학생부터 글로벌 창업가까지…하나의 경연 대신 ‘특화 리그’로
창업에 들어오는 경로도 다양해진다. 일반·기술과 로컬 중심이었던 기존 트랙에 대학, 청소년, 사회혁신 소셜벤처, 글로벌 리그를 추가한다.
대학 리그에는 전국 11개 창업중심대학과 지역 대학의 창업동아리 550개 팀이 참여해 해커톤 방식으로 경쟁한다. 청소년 리그는 11개 거점 비즈쿨을 중심으로 중·고등학생 280개 팀에 실습·체험형 창업 경험을 제공한다. 두 리그에서 선발된 팀은 모두의 창업 본 프로그램으로 연계한다.
사회혁신 소셜벤처 리그도 새로 만든다. 지역사회 돌봄 공백, 일자리·사회참여, 취약계층 에너지 문제, AI를 활용한 중소·소상공인 생산성 향상, 자원순환·폐기물 등 5개 사회문제를 제시하고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기업을 발굴한다. 최종 10개사에는 장관 표창과 최대 1억5000만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한다.
글로벌 리그는 처음부터 해외 현지를 무대로 삼는다. 미국 실리콘밸리·뉴욕과 싱가포르, 인도 등에서 국가·분야별 전문 액셀러레이터와 연계하며 사업화 자금 최대 3000만원과 현지 정착 프로그램, 글로벌 멘토링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③ AI로 AI 작성·표절 잡고, 탈락해도 ‘도전 경력’ 남긴다
선발 규모가 커지는 만큼 심사 방식도 손본다. 2차부터 멘토 3인의 공동심사와 보육기관 심의위원회를 도입하고, AI 생성률과 논문·공모전 등 외부 데이터를 활용한 표절 여부를 검사하는 ‘AI 검증모델’을 적용한다. 심사자는 첨부 영상을 의무적으로 확인해야 하며 신청자에게 제공하는 심사 피드백도 200자 이상으로 기준을 마련한다.
신청서 역시 기존 WHY·WHAT·HOW 3개 항목에서 최대 6개로 세분화한다. 도전자의 역량을 확인하는 ‘READY’를 추가하고 기창업자와 재도전자에 맞는 별도 평가 항목도 마련한다.
창업활동자금의 사용처는 온라인 PG 업종까지 넓힌다. 해외 AI 솔루션인 챗GPT와 클로드 등에도 창업활동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AI 솔루션은 1차 283개 기업·406개 솔루션에서 2차 약 50개 기업·150개 솔루션으로 압축해 품질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눈에 띄는 변화는 ‘도전 경력’이다. 모두의 창업에 참여하고 단계별 경연에 진출한 이력을 담은 ‘도전 경력증명서’를 발행하고 향후 창업지원사업 가점, 창업 인프라 입주, 정책금융 우대금리, R&D 가점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선발되지 않은 경험까지 다음 도전을 위한 자산으로 인정하겠다는 취지다.
④ 선발 이후가 더 길어진다…창업가·투자사 연결하는 ‘커뮤니티’ 구축
2차 모두의 창업에서 또 하나 달라지는 지점은 선발 이후다. 서울·대전·부산·광주 등 4개 권역을 중심으로 선배 창업가와 후배 도전자가 만나는 ‘창업클럽’을 운영하고, 참가자들이 직접 창업 모임을 구성하는 ‘함께 만드는 클럽’도 지원한다.
지역별 ‘커뮤니티 데이’를 통해 도전자와 선배 창업가, 투자사, 지원기관의 정기적인 교류도 만든다. 팁스 운영사와 연계한 전국 단위 ‘도전의 IR’은 300회 이상 열어 투자 유치와 팁스 참여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플랫폼 운영 체계도 개편한다. 외부 전문기관의 분석을 토대로 API에 포함되는 정보를 최소화하고 비정상 접근 탐지·차단과 암호화를 강화한다. 개인정보 보유·파기 기준과 창업 아이디어 관리, 접근 권한도 다시 설계하며 지역별 보육기관을 관리하는 ‘지역 허브기관’을 두고 상시 보안점검 체계를 구축한다.
결국 2차 모두의 창업은 ‘몇 명을 뽑을 것인가’보다 창업에 들어오는 문과 그 이후의 경로를 얼마나 다양하게 만들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1만 명 선발에서 시작해 보육과 오디션, 경연, 투자, 재도전, 커뮤니티까지 하나의 경로로 연결하고, 탈락과 재도전 역시 다음 기회에 활용할 수 있는 이력으로 남긴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2차 모두의 창업에서는 더 많은 국민에게 도전의 기회를 열고, 재도전과 다양한 분야의 창업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도전 이후에도 창업생태계 안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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