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부품 기업들이 완성차 생산거점과 가까운 지역에 현지 공장을 구축하며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의 생산 일정에 맞춰 부품을 공급하고 물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현지 고객의 품질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특히 장기간 수출을 통해 거래 관계를 구축한 기업이 현지 생산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사례는 기존 고객과의 협력 강화와 신규 시장 진출을 함께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세모빌리티는 우즈베키스탄 완성차 업체와 30년 넘게 이어온 부품 공급사업을 현지 생산체제로 확대했다.
한세예스24그룹의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 한세모빌리티(대표 김익환)는 지난 13일 우즈베키스탄 페르가나에서 100% 출자 자회사 ‘한세모빌리티 투란(Hansae Mobility Turan)’의 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한세모빌리티 투란공장 준공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세모빌리티)
투란공장은 한세모빌리티가 1995년부터 우즈오토 모터스(UzAuto Motors)에 공급해 온 제동·조향 부품을 현지에서 직접 조립하고 공급하기 위해 구축한 생산시설이다. 기존 수출 중심의 공급 구조를 현지 생산으로 전환해 납품 대응력과 품질관리 역량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공장 규모는 대지 2만㎡, 건물 1만2000㎡로 공장동과 사무동으로 구성됐다. 페르가나주는 공장을 8개월 만에 신축해 임대하는 방식으로 현지 생산시설 조성을 지원했다.
주요 공급 대상은 우즈오토의 호라즘공장에서 생산하는 다마스·라보와 아사카공장에서 생산하는 코발트다. 한세모빌리티는 다마스·라보용 캘리퍼 브레이크, 드럼 브레이크, 파워 브레이크, 스티어링 컬럼, 인터미디어트 샤프트 등을 연간 15만 대 규모로 공급할 계획이다. 코발트용 제동 부품도 연간 16만 대 규모로 공급을 추진해 총 31만 대 규모의 현지 공급 기반을 마련한다.
투란공장에는 제품별 조립라인과 자동 시험설비가 구축됐다. 바코드를 활용해 완제품의 조립 및 시험 결과를 저장하고, 생산관리시스템(MES)을 통해 생산 지시와 공정 현황을 실시간으로 관리한다. 3차원 측정기(CMM)와 브레이크 성능시험 장비도 갖춰 부품 치수와 제품 성능을 현지에서 검증할 수 있도록 했다.
1000만 달러 투자·현지 인력 양성…중앙아시아 사업 확대
한세모빌리티는 현재까지 투란공장에 총 1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300만 달러를 추가 투입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1200만 달러 규모의 후속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현지 생산기술과 품질관리 역량 확보를 위한 인력 육성도 진행 중이다. 한국 본사에서 설계·품질·생산관리·생산기술 분야 전문인력 7명을 파견해 현지 직원 교육과 기술 전수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현지 채용 인원은 100명이며, 연말까지 14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2단계 투자가 진행되면 고용 규모를 약 250명까지 늘린다는 구상이다.
한세모빌리티는 투란공장을 중앙아시아 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 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기존 제동·조향 부품에서 구동제품으로 공급 품목을 확대하고, 우즈베키스탄 내 UzBYD와 ADM을 대상으로 신규 수주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등 인접 국가로도 영업 범위를 확대한다. 이를 통해 2030년 투란법인 매출 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기존 우즈오토 공급사업에서 확보한 거래 관계와 현지 생산 역량을 신규 고객 확보의 기반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북미 생산거점 확대도 병행하고 있다. 한세모빌리티는 미국 미시간주 폰티악에 위치한 기존 공장을 약 3배 규모로 확장하고, 주요 고객사인 스텔란티스의 디트로이트 공장과 인접한 지역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북미 완성차 고객에 대한 공급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한세예스24그룹 차원에서는 우즈베키스탄 진출을 계기로 다른 계열사의 현지 사업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한세실업의 의류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역량과 한세엠케이의 패션 브랜드 운영 경험, 예스24·동아출판의 문화·교육 콘텐츠를 활용해 현지 협력 분야를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김익환 한세모빌리티 대표 겸 한세실업 부회장은 “투란공장 준공은 한세모빌리티가 오랜 기간 축적해 온 글로벌 완성차 공급 경험을 현지 생산 경쟁력으로 확장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와 미국 등 북미 지역으로 생산 기반과 고객 네트워크를 확대해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세모빌리티는 1984년 설립된 자동차 부품 기업으로 구동·제동·조향장치와 전장제품 등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GM, 현대자동차·기아, KG모빌리티, 스텔란티스, 폭스바겐을 비롯해 포르쉐·마세라티, 리비안·빈패스트 등 국내외 완성차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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