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셀러레이터(AC)가 창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창업팀 구성부터 사업 운영까지 직접 참여하는 벤처스튜디오 모델의 제도적 기반이 확대된다. 그동안 AC가 공동창업자로 참여해 지분을 과반 보유한 기업은 창업기업으로 인정받기 어려워 정부의 창업지원사업에 참여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정부가 이러한 지분율 기준을 개선하기로 하면서 벤처스튜디오 방식으로 설립된 기업도 창업지원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회장 전화성)는 지난 23일 대통령 주재 규제합리화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발표된 창업기업 규제합리화 방안에 대해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번 규제 개선의 핵심은 창업기획자가 공동창업자로 참여한 벤처스튜디오 기업의 창업기업 인정 기준을 완화하는 것이다. 정부는 AC가 해당 기업의 지분을 50% 이상 보유하더라도 창업기업으로 인정하고, 중소기업창업 지원법에 따른 창업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로고 (자료 제공: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로고)
벤처스튜디오는 외부에서 창업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일반적인 액셀러레이팅 방식과 달리, AC가 직접 사업 아이템을 기획하고 창업팀을 구성해 공동창업자로 참여하는 모델이다. 초기 단계부터 인력과 자본, 사업개발 역량을 투입해 기업을 설립하고 성장시키는 구조로, 투자자가 창업 과정에 보다 깊이 관여한다는 특징이 있다.
국내에서는 2025년 8월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으로 창업기획자의 경영지배 목적 투자가 일정 조건 아래 허용됐다. 이에 따라 AC가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를 넘어 창업기업의 지분을 확보하고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그러나 창업기업 인정 기준은 이러한 제도 변화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법인이 지분의 50%를 초과해 보유한 기업은 창업기업 인정에서 제외되는 기준이 적용되면서, AC가 경영지배 목적으로 설립한 벤처스튜디오 기업은 창업지원사업을 이용하기 어려웠다. 벤처스튜디오 방식의 창업은 허용됐지만 정작 해당 기업이 초기 창업기업을 위한 지원제도에서는 배제되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정부가 발표한 이번 방안은 이러한 제도 간 불일치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AC가 공동창업자로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창업기업 인정에서 제외하지 않도록 기준을 개선해 벤처스튜디오 모델의 활용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4월 규제 개선 건의 반영…벤처스튜디오 후속 제도 정비 과제도 남아
이번 개선안에는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가 정부에 전달해 온 현장 의견도 반영됐다. 협회는 민관합동 규제합리화추진단과 협력하며 초기투자 업계의 제도적 애로사항을 전달해 왔다. 특히 지난 4월 국무총리 초청 중소기업 규제합리화 간담회에서 벤처스튜디오 기업의 창업기업 인정 문제를 공식 건의했다.
당시 협회는 AC가 직접 설립과 경영에 참여하는 벤처스튜디오 모델이 제도적으로 허용됐음에도, 창업기업 인정 기준 때문에 관련 지원사업을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개선 과제로 제시했다. 이후 민관합동 규제합리화추진단과의 후속 협의를 거쳐 해당 내용이 이번 정부 방안에 포함됐다.
협회는 이번 발표가 초기투자 업계의 사업모델 다양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C가 창업 아이템의 발굴과 사업 검증, 인력 구성, 초기 자금 투입에 직접 참여하는 벤처스튜디오 방식이 창업지원 제도와 연결되면 공동창업형 초기투자 모델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제도적 제약이 일부 해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가 개선 방안을 발표한 단계인 만큼 실제 창업기업 인정 기준과 신청 절차, 지원사업 적용 범위 등은 후속 제도 정비를 통해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 협회는 관련 기준이 현장에서 원활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회원사 의견을 수렴하고 제도 개선 과정에 참여할 예정이다.
벤처스튜디오 운영과 관련한 추가 규제도 과제로 남아 있다. 협회는 창업기획자의 계열회사에 대한 신용공여 제한과 경영지배 지분의 7년 내 전량 매각 의무 등을 대표적인 개선 필요 사항으로 제시했다. 벤처스튜디오가 창업기업을 직접 설립하고 장기간 성장시키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기존 투자 규제와의 정합성을 추가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경영지배 지분의 매각 의무는 기업의 성장단계와 투자 회수 시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규정이다. 벤처스튜디오 기업은 초기 사업모델 검증부터 후속 투자유치, 조직 구축, 시장 진출까지 장기간의 지원이 필요한 경우가 있어 일률적인 지분 처분 기준이 사업 운영에 제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협회는 이러한 특성을 고려한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건의할 방침이다.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회장은 “벤처스튜디오 기업이 창업기업으로 인정받게 된 것은 AC가 공동창업자로서 초기 스타트업의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토대가 마련된 것”이라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준 정부에 감사드리며, 협회도 회원사와 함께 벤처스튜디오가 건강한 창업 모델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는 이번 규제 개선을 계기로 벤처스튜디오 모델의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후속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창업기업 인정 기준의 구체화와 함께 경영지배 투자 관련 규제 개선을 추진하고, AC가 공동창업자로 참여하는 초기투자 방식이 창업 생태계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업계 의견을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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