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을 출시하기 전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는 과정은 패널 모집과 설문 설계, 인터뷰, 결과 분석까지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린다. 조사 기간이 길어지면 시장 변화에 맞춰 제품과 마케팅 전략을 반복적으로 검증하기도 어렵다. 실제 소비자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가상 패널을 구성해 응답을 시뮬레이션하는 합성소비자 기술은 이 시간을 몇 시간으로 줄이는 방식으로 등장했다. 인텔리시아는 합성소비자의 응답 재현율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34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AI 합성소비자 기술 스타트업 인텔리시아(Intellicia)는 34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고 2일 발표했다. 이번 투자는 카카오벤처스가 주도하고 뮤렉스파트너스와 캡스톤파트너스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인텔리시아 창업자인 백승국 대표도 이번 라운드에 직접 투자했다. 당초 30억원을 목표로 시작한 투자 라운드는 목표 금액을 넘어 34억원으로 마감됐다.
인텔리시아 로고
인텔리시아가 운영하는 ‘더서베이(TheSurvey.ai)’는 실제 소비자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수십만명 규모의 가상 소비자인 ‘합성소비자’를 생성하는 AI 리서치 플랫폼이다. 합성소비자는 기업이 입력한 설문과 인터뷰 질문에 응답해 신제품과 마케팅 전략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시뮬레이션한다.
기업은 수천명의 실제 조사 패널을 모집하지 않고도 몇 시간 안에 조사 결과를 확인하고 필요할 때마다 조건을 바꿔 반복 검증할 수 있다. 인텔리시아는 이를 통해 제품 개발과 마케팅 의사결정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백승국 대표는 뉴스 AI 개인화 추천 기업 데이블(Dable)을 공동 창업해 아시아 7개국에서 서비스를 운영한 뒤 2021년 야놀자에 회사를 매각했다. 2025년 2월 데이블 출신 구성원들과 인텔리시아를 설립했으며 회사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합성소비자 기술을 상용화했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카카오벤처스는 데이블 초기 투자부터 인텔리시아까지 약 10년간 백 대표와 투자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카카오벤처스는 데이블에서 확인한 백 대표의 AI 기반 기업 간 거래 제품 개발과 글로벌 사업 경험을 이번 투자 결정의 주요 배경으로 평가했다.
실제 소비자 응답 재현율 90%…다국가 패널 95% 목표
인텔리시아는 CJ제일제당과 풀무원, 롯데웰푸드, 퍼시스그룹, LG유플러스, BGF리테일 등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고객 프로젝트와 비교 기술검증(PoC)을 수행했다. 기술검증에 참여한 고객 가운데 60% 이상이 연간 계약을 체결하며 유료 고객으로 전환됐다.
인텔리시아 AI 엔진은 실제 소비자 조사 결과와 합성소비자의 응답이 얼마나 유사한지를 측정하는 재현율 검증에서 평균 9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회사는 합성소비자가 실제 소비자의 설문 응답을 어느 정도 모사하는지를 재현율로 측정해 기술 성능을 검증하고 있다.
투자금은 합성소비자 생성과 응답 예측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우선 투입한다. 한국 이외 국가의 소비자 패널에서도 재현율을 95% 수준까지 높이고 소비자의 사전 선호도와 제품 매출 등 다양한 시장 지표를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합성소비자는 등장한 지 약 2년 된 초기 기술이지만 인텔리시아는 신제품 조사와 소비자의 사용행태·태도 조사에서 실제 소비자의 선택을 모사하는 방식으로 적용 범위를 검증하고 있다. 향후 국가와 시장별 소비자 특성을 반영해 합성 패널을 구성하는 기술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서비스 출시에도 투자금을 활용한다. 인텔리시아는 올해 4분기 글로벌 SaaS 플랫폼을 출시하고 내년 미국과 일본 등 리서치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소비자 조사 데이터를 실제 매장 운영에 적용하는 시뮬레이션 사업도 추진한다. 합성소비자가 가상 매장에서 쇼핑하는 디지털 트윈 솔루션 ‘파라스토어(ParaStore)’는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테스트를 앞두고 있다.
파라스토어는 가상의 매장에서 합성소비자의 상품 선택과 이동을 시뮬레이션해 상품 기획과 진열, 매장 운영에 활용하는 솔루션이다. 인텔리시아는 더서베이와 파라스토어를 연결해 설문과 인터뷰, 매장 행동 예측을 아우르는 의사결정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장동욱 카카오벤처스 상무는 “백승국 대표는 AI 기반 개인화 추천 플랫폼을 기업 간 거래 제품으로 성장시켜 수백억원대 매출과 기업 매각, 글로벌 시장 확장까지 이뤄낸 창업가”라며 “인텔리시아는 소비자 리서치 전문성과 엔터프라이즈 영업 역량을 갖추고 주요 소비재 기업의 반복 사용을 통해 기술 성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백승국 인텔리시아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월드 시뮬레이션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 격차를 만들고 고객사의 해외 진출과 성공적인 제품 출시를 돕겠다”며 “새로운 소비자 니즈의 탐색과 시뮬레이션을 지원하는 의사결정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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