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치료 분야에서 아밀로이드 베타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치료 접근법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레카네맙과 도나네맙 등은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병리적 특징 중 하나인 아밀로이드 베타를 표적으로 하는 약물이다. 한편 뇌에서 생성되는 대사성 노폐물이 어떤 경로로 배출되는지, 이러한 배출 과정을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지도 연구 대상이다. 국내 의료기기 스타트업 소노케어랩은 초음파를 이용해 뇌의 노폐물 배출에 관여하는 순환 시스템을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초음파 기반 뇌질환 의료기기 스타트업 소노케어랩(대표 박진형)이 딥테크 액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로부터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투자 금액과 기업가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박진형 소노케어랩 대표(오른쪽). 소노케어랩은 초음파로 뇌의 노폐물 배출 기전을 조절하는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사진 제공: 소노케어랩)
소노케어랩은 성균관대학교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진형 교수가 창업한 기업이다. 박 대표가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과제를 수행하며 축적한 뇌 치료용 초음파 원천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설립했다.
회사가 주목하는 기술은 뇌의 노폐물 배출에 관여하는 ‘글림패틱 시스템(Glymphatic System)’이다. 글림패틱 시스템은 뇌척수액(CSF)과 간질액의 순환을 통해 뇌에서 발생하는 대사성 노폐물의 배출에 관여하는 기전이다.
소노케어랩은 이 순환 과정을 초음파로 조절하는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핵심 기술인 ‘어쿠스틱 브레인 스위퍼(Acoustic Brain Sweeper)’는 초음파를 일정한 방향으로 이동시키는 독자적인 스위핑 기술을 적용했다.
뇌의 노폐물 배출 경로에 물리적 자극을 가해 글림패틱 시스템의 순환을 촉진하는 방식이다. 약물로 특정 물질을 표적하는 접근과 달리 뇌가 본래 가진 노폐물 배출 기전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알츠하이머 항체치료제와 병용…초음파 의료기기 제품화 경험 결합
소노케어랩은 어쿠스틱 브레인 스위퍼를 알츠하이머 항체치료제와 함께 사용하는 동반 의료기기(Companion Device)로 개발하고 있다. 항체치료제가 아밀로이드 베타를 표적으로 하는 동안 초음파를 통해 뇌의 노폐물 배출을 보조함으로써 치료 효율을 높이는 것이 개발 목표다.
다만 초음파를 통한 글림패틱 시스템 조절이 실제 환자의 치료 효과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는 향후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다. 소노케어랩은 우선 항체치료제와 병용하는 의료기기 시장에 진입한 뒤 다양한 중추신경계 질환으로 기술 적용 범위를 넓히려 한다.
박진형 대표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에서 초음파 기술 개발을 연구해 의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 지멘스(Siemens) 초음파 연구소와 미국 필립스(Philips)에서 초음파 시스템 개발 및 제품화 업무를 담당했다.
박 대표는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에서 축적한 제품 개발 경험을 성균관대학교 연구실의 초음파 원천기술과 결합하기 위해 창업했다. 연구 단계의 기술을 실제 의료기기로 구현하는 데 필요한 개발 역량을 갖춘 점이 이번 투자에서도 주목받았다.
투자를 집행한 박수용 블루포인트 이사는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중추신경계 질환은 여전히 미충족 의료수요가 큰 분야로, 약물치료를 넘어 새로운 치료적 접근이 필요한 영역”이라며 “소노케어랩은 오랜 기간 축적한 초음파 의료기기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뇌의 노폐물 배출 기전을 비침습적으로 조절하는 차별화된 기술을 보유한 팀”이라고 평가했다.
박진형 소노케어랩 대표는 “항체치료제로 시작된 알츠하이머 치료의 변화에 뇌가 본래 가진 노폐물 배출 시스템을 더하는 것이 목표”라며 “초음파 의료기기를 개발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항체치료제 동반 의료기기 시장에 먼저 진입하고,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에 함께 쓰이는 플랫폼으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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