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변화는 기온뿐 아니라 사람들이 옷을 관리하는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가을이 시작되면 여름옷을 정리하고 보관했던 코트와 패딩을 꺼내면서 세탁 수요가 달라진다. 특히 의류 세탁 데이터에는 날씨 변화에 따른 옷차림의 전환 시점뿐 아니라 소비자가 실제로 보유하고 관리하는 브랜드와 품목의 특징도 담겨 있다. 비대면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가 축적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는 서울·수도권의 아우터 세탁 수요가 예년보다 일찍 증가했으며 고가 니트와 아웃도어 의류의 세탁 패턴에서도 특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비대면 모바일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를 운영하는 의식주컴퍼니(대표 조성우)는 최근 3년간의 세탁 데이터를 분석한 ‘2026 가을 세탁 트렌드’를 28일 공개했다.
런드리고가 최근 3년간의 세탁 데이터를 분석한 ‘2026 가을 세탁 트렌드’를 공개했다. 아우터 세탁 시점과 브랜드별 세탁량, 니트 및 활동별 의류 관리 패턴 등을 분석했다. (자료 제공: 의식주컴퍼니)
런드리고에 따르면 올해 10월 10일 서울·수도권에서 패딩과 코트 등 아우터의 세탁 비중이 평소의 2배를 넘어섰다. 회사는 이 같은 수요 증가 시점이 예년보다 4일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런드리고는 아우터 세탁량이 평소의 3배를 넘어서는 시점을 본격적인 아우터 시즌의 시작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올해 10월 10일 기록은 아우터 세탁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하기 시작한 시점으로, 본격적인 시즌 진입 기준과는 구분된다.
지역별로 아우터 세탁 수요가 증가하는 시점에도 차이가 있었다. 지난해 아우터 세탁 비중이 평소의 3배를 넘어선 날짜는 서울·수도권이 10월 21일로 가장 빨랐다. 대구는 10월 24일, 부산은 10월 27일로 서울·수도권보다 각각 3일과 6일 늦었다. 2024년에는 서울·수도권이 10월 27일, 부산이 11월 10일에 같은 기준을 넘어섰다. 두 지역 사이에 약 2주의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런드리고는 이러한 지역별 차이가 급격한 기온 하락 시점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기온 변화에 따라 세탁하는 아우터의 종류도 달라졌다. 2024년 11월 코트와 트렌치코트의 세탁량은 1만7703벌로 패딩 1만608벌보다 약 1.7배 많았다. 반면 2025년 11월에는 패딩 세탁량이 1만6600벌로 증가하며 코트·트렌치코트 1만5183벌을 앞질렀다.
런드리고는 2024년에는 평년보다 기온이 2도 이상 높았던 반면, 지난해에는 10월 말 첫얼음이 관측되고 11월 18~19일 영하권 추위가 찾아온 점을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해석했다. 날씨가 상대적으로 온화했던 시기에는 코트류의 세탁이 많았지만, 추위가 일찍 찾아온 해에는 패딩 세탁 수요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브랜드별 세탁량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올해 9월 1일부터 10월 15일까지 런드리고에서 가장 많이 세탁된 아우터 브랜드는 노스페이스로, 총 537벌이 집계됐다. 이어 몽클레어 350벌, 디스커버리 278벌, 버버리 250벌, 내셔널지오그래픽 178벌 순이었다. 품목별로 세분화하면 경량패딩에서는 몽클레어가 103벌로 1위를 차지했고, 코트 부문에서는 버버리가 164벌로 가장 많았다. 아우터 전체에서는 아웃도어 브랜드의 비중이 높았지만, 경량패딩과 코트 등 세부 품목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세탁 수요가 두드러진 셈이다.
로로피아나 니트 1905벌…디올·샤넬·루이비통·에르메스 합산보다 많아
니트와 스웨터 부문에서는 로고보다 소재와 품질을 중시하는 이른바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와 관련된 세탁 패턴이 눈길을 끌었다.
런드리고가 2025년 12월부터 올해 10월 15일까지 집계한 로로피아나 니트 세탁량은 총 1905벌이었다. 같은 기간 디올 641벌, 샤넬 327벌, 루이비통 314벌, 에르메스 244벌로 집계된 4개 명품 브랜드의 니트 세탁량을 모두 합한 1526벌보다 379벌 많았다. 로로피아나는 캐시미어 등 고급 소재를 중심으로 의류를 전개하는 브랜드로, 눈에 띄는 로고보다 소재와 착용감을 중시하는 조용한 럭셔리 흐름과 관련해 자주 언급된다. 런드리고는 로로피아나의 높은 세탁량을 이러한 소비 경향과 맞닿은 현상으로 해석했다.
전체 니트·스웨터 브랜드에서는 폴로 랄프로렌이 1만293벌로 가장 많았고 유니클로는 7186벌로 뒤를 이었다. 두 브랜드의 세탁량 차이는 3107벌이었다.
취미와 활동 유형에 따른 의류 브랜드의 분포도 분석됐다. 런드리고는 지난 9월 베타 출시한 디지털 옷장 서비스 ‘클로렛(Clorette)’의 데이터를 활용해 러닝과 골프, 아웃도어 등 활동별 브랜드 비중을 살펴봤다. 러닝 브랜드에서는 아식스가 35%로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호카 28%, 온 27%가 뒤를 이었으며, 세 브랜드의 합산 비중은 90%였다.골프웨어에서는 타이틀리스트가 20%, PXG가 16%를 차지했다. 아웃도어 분야에서는 노스페이스가 29%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클로렛에 축적된 의류 데이터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런드리고의 실제 세탁량 집계와는 구분된다.
의식주컴퍼니는 이번 분석을 통해 세탁 데이터가 단순한 서비스 이용 기록을 넘어 계절별 의류 관리 수요와 소비자의 생활 패턴을 파악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런드리고는 현재까지 누적 5100만 벌에 달하는 세탁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회사는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계절과 기온에 따른 세탁 수요를 분석하는 한편, 디지털 옷장 서비스 클로렛의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다.
클로렛은 이용자의 의류 정보를 디지털 환경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시다. 런드리고는 향후 적절한 세탁 시기를 안내하는 케어 알림과 옷장 정리 기능 등을 추가할 예정이며, 세탁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점뿐 아니라 의류를 보관하고 관리하는 과정까지 서비스 범위를 넓힐 계획을 가지고 있다.
조성우 의식주컴퍼니 대표는 “5100만 벌에 달하는 누적 세탁 데이터는 계절과 날씨에 따라 변화하는 소비자의 의류 관리 수요와 생활 패턴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며 “앞으로도 런드리고만의 데이터 분석 역량을 기반으로 계절별 의류 소비 트렌드를 지속 공개하고, 클로렛을 통해 더욱 편리하고 체계적인 의류 관리 경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The post 런드리고, 5100만 벌 세탁 데이터 분석…가을 아우터 세탁 빨라지고 ‘조용한 럭셔리’ 강세 appeared first on 벤처스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