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와 K-패션, K-푸드 등 한국 소비재의 해외시장 진출이 확대되면서 중소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유통·마케팅 지원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우수한 제품을 개발하더라도 해외 소비자의 취향과 현지 유통 구조를 파악하고 판매 채널을 확보하는 일은 중소기업에 적지 않은 부담이다. 특히 해외 인증과 지식재산권 확보, 현지 마케팅, 바이어 발굴 등은 제품 개발과 별개로 전문성과 비용이 필요한 영역이다. 정부가 국내 대형 유통기업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망 소비재를 발굴하고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는 지원사업을 확대하는 배경이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이소영)는 지난 28일 서울 마포구 스타트업벤처캠퍼스 서울(SVC Seoul)에서 ‘2026년 K-수출전략품목 출범식’을 개최하고 올해 선정된 188개 제품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K-수출전략품목은 중기부가 2024년부터 추진해 온 소비재 수출 육성사업이다. 뷰티와 패션, 라이프스타일, 식품 등 해외 수요가 높은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제품을 선정하고, 국내 주요 유통기업과 협력해 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한다.
박용순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정책실장이 28일 서울특별시 마포구 스타트업벤처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2026년 K-수출전략품목 출범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중소벤처기업부)
올해는 983개 기업이 사업에 신청했다. 중기부는 글로벌 유통 전문가와 해외 소비자로 평가단을 구성해 제품 경쟁력과 품질, 해외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 등을 검토했다. 그 결과 뷰티 70개, 패션 38개, 라이프스타일 40개, 식품 40개 등 총 188개 제품을 최종 선정했다. 신청 기업 수 대비 선정 제품 수를 단순 비교하면 약 19.1% 수준이다.
이번 평가에서는 해외 소비자의 시각을 반영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내 시장에서의 인지도나 판매 실적뿐 아니라 실제 해외 소비자에게 제품이 얼마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따졌다. 선정기업은 올리브영과 신세계백화점, 무신사, G마켓, 롯데마트 등 국내 주요 유통기업의 인프라와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지원을 받는다.
분야별로는 올리브영이 뷰티, 신세계백화점이 뷰티·패션, 무신사가 패션, G마켓이 라이프스타일, 롯데마트가 식품 분야의 협력기관으로 참여한다. 이들 기업은 해외 유통채널 입점과 온·오프라인 기획전, 현지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 제품과 목표 시장의 특성에 맞춘 해외 진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정부 수출 지원사업과의 연계도 이뤄진다. 선정기업에는 수출바우처와 해외 인증 획득, 해외 전시회 및 상담회 참가 등 관련 사업에서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중기부가 주최하는 해외 한류 연계 행사에도 우선 참여할 수 있도록 해 현지 소비자와 바이어를 만나는 기회를 확대할 예정이다.
선정기업 수출 최대 900% 증가…대형 유통사 협력 성과 공유
기존 K-수출전략품목 선정기업 가운데 해외 유통기업과의 협력 및 정부 지원사업을 활용해 수출을 확대한 사례도 소개됐다. 2024년 뷰티 분야에 선정된 라이프위드코퍼레이션은 인도 홀리바질과 제주 탄산수를 주요 성분으로 활용한 탄산 마스크팩을 판매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의 수출액은 2023년 약 39만3000달러에서 2024년 약 234만6000달러, 2025년 약 310만7000달러로 증가했다. 2023년과 비교하면 2025년 수출 규모가 약 7.9배로 확대된 것이다.
라이프위드코퍼레이션은 신세계디에프의 온·오프라인 기획전과 올리브영의 인플루언서 마케팅 지원을 받았다. 2025년 올리브영과 연계한 인스타그램·틱톡 마케팅에서는 약 33만 건의 노출과 3128건의 클릭을 기록했다.
수출바우처를 활용한 해외 인증 및 지식재산권 확보, 홍보 콘텐츠 제작도 지원받았다. 올해에는 중국과 베트남,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K-뷰티 관련 행사에 참여해 해외 바이어와의 접점을 넓혔다.
패션 분야에서는 2025년 선정된 포이닉스가 수출 성장 사례로 소개됐다. 2003년 설립된 포이닉스는 여성 의류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 디자이너 감성과 SPA 방식의 상품 기획을 결합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GNRL 에센셜 가디건’은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총 38만 장이 판매됐다. 포이닉스는 무신사와 협력해 일본 시장을 대상으로 한 ‘무신사 Japan’ 기획전과 현지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참여했다. 또한 중기부의 대·중소기업 동반진출 사업을 통해 도쿄와 오사카에서 열린 팝업스토어에도 참가했다. 이 회사의 수출액은 2024년 약 2만4000달러에서 2025년 약 24만1000달러로 증가해 약 90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식품 분야에서는 건조 마시멜로 브랜드 ‘멜로팝’을 운영하는 스낵스의 사례가 제시됐다. 2024년 K-수출전략품목에 선정된 스낵스는 이마트와 롯데마트를 통한 해외 바이어 상담회, 수출바우처, 해외 전시회 참가 등의 지원을 받았다. 2023년 약 15만3000달러였던 수출액은 2025년 약 127만 달러로 증가했다. 미국 코스트코와 월마트 등 해외 유통채널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분야의 신문화중심은 한국 전통 공예인 나전칠기를 활용한 헤어 브러시를 선보인 기업이다. 2025년 K-수출전략품목에 선정된 이후 신세계디에프와의 협력을 통해 신세계면세점 온라인몰에 입점하고 전용 기획전에 참여했다. 신문화중심의 수출액은 2024년 약 14만4000달러에서 2025년 약 28만 달러로 94% 증가했다.
이들 사례는 제품 개발 역량을 갖춘 중소기업이 해외 유통채널과 마케팅 지원을 활용해 수출시장을 확대해 온 과정을 보여준다. 다만 개별 기업의 수출 증가에는 제품 경쟁력과 시장 수요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하는 만큼 지원사업의 효과만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선정기업 협의체 출범…31일까지 홍대 팝업스토어 운영
이번 출범식에서는 K-수출전략품목 선정기업 간 협력과 정보 교류를 위한 협의체 ‘K-Brand Leaders Network’도 발족했다. 협의체에는 올해 선정된 기업뿐 아니라 2024년부터 K-수출전략품목으로 지정된 기존 기업들도 참여한다. 참여기업들은 해외시장 진출 경험과 유통채널 확보 전략, 수출 과정에서의 시행착오 등을 공유하고 기업 간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중기부는 선정기업들이 해외 진출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을 다른 기업과 공유할 수 있도록 협의체 활동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출범식에는 중기부와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 K-수출전략품목 선정기업, 분야별 협력기관 관계자 등 약 70명이 참석했으며, 사업 운영 방향과 선정기업 지원방안을 소개하고, 4개 기업에 대한 선정증 수여식과 협의체 발대식이 진행됐다.
선정제품을 일반 소비자에게 소개하는 팝업스토어도 마련됐다. 팝업스토어는 지난 26일부터 오는 31일까지 SVC Seoul 1층에서 운영된다. 국내 소비자는 물론 홍대 일대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자유롭게 제품을 살펴보고 체험할 수 있다. 중기부는 이번 팝업스토어를 통해 선정제품에 대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제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오는 11월 말에는 ‘2026 K-Brand GLOW WEEK’를 통해 해외 바이어 상담도 별도로 진행할 예정이다.
박용순 중기부 중소기업정책실장은 “중소기업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계속 경신 중인데, 그 중심에는 K-뷰티를 필두로 K-소비재가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선정된 제품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 수출을 선도하는 국가대표 K-브랜드 품목으로 성장하고, 나아가 중소기업 생태계 전반의 활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에 늘 귀 기울이고 정책으로 보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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