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산업의 경쟁력이 모델 개발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활용 성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제조와 물류 분야에서는 제품의 불량을 식별하는 비전 AI와 로봇의 물리적 작업, AI 모델의 지속적인 운영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 생산 현장에 AI를 도입하더라도 검사 결과가 후속 공정이나 로봇 제어에 반영되지 않으면 자동화의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개별 AI 기술을 산업 공정에 통합하고 실제 양산 환경에서 운영한 경험이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평가하는 주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산업용 피지컬 AI 기업 아이벡스가 포브스코리아가 선정한 ‘2026 대한민국 AI 50’에 이름을 올렸다. (자료 제공: 아이벡스)
산업용 피지컬 AI 기업 아이벡스(AIVEX·대표 성민수)는 포브스코리아가 발표한 ‘2026 대한민국 AI 50’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AI 50’은 AI를 핵심 기술로 활용하는 국내 기업 가운데 기술 경쟁력과 사업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50개사를 선정하는 리스트다. 포브스코리아는 올해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의 단기적인 성장성보다 AI 산업 전반의 생산성과 확장성을 뒷받침하는 원천기술과 인프라 경쟁력에 평가의 무게를 뒀다. 이에 따라 AI 반도체와 시스템 소프트웨어, 데이터·클라우드 인프라, AI 개발·운영 플랫폼뿐 아니라 자율주행과 로봇, 제조, 의료 등 산업 현장에서 AI를 구현하는 기술 기업도 평가 대상에 포함됐다. 선정 과정에서는 국내 AI 기업 1,487개사를 대상으로 특허와 투자유치, 매출, 국가 연구개발(R&D) 실적 등 정량지표를 검토했다. 여기에 사업에서 AI 기술이 차지하는 비중과 상용화 실적, 글로벌 확장성 등 정성평가를 더해 최종 50개사를 선정했다.
2020년 설립된 아이벡스는 제조·물류 현장의 검사와 작업 자동화를 지원하는 산업용 피지컬 AI 기업이다. AI 비전 검사(AI Inspection), AI 로보틱스(AI Robotics), AI 운영·데이터(AI Ops & Data)를 주요 사업 영역으로 삼고 있다.
아이벡스의 기술적 특징은 비전 AI를 활용한 품질 검사와 로봇 제어, AI 모델 운영을 개별 솔루션으로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폐쇄루프(Closed-loop) 시스템으로 연결한다는 점이다. 폐쇄루프는 시스템이 작업 결과를 다시 입력받아 후속 판단과 동작에 반영하는 구조다. 제조 현장에서는 AI가 제품의 상태를 검사한 뒤 그 결과를 로봇 작업과 연결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모델을 재학습하는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다. 아이벡스는 이러한 구조를 통해 검사와 작업, 데이터 분석 및 AI 운영이 상호 연계되는 산업 자동화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위한 자체 플랫폼은 총 4개다. AI 비전 검사 플랫폼 ‘AIVision(아이비전)’은 제조 공정에서 제품의 상태를 분석하고 이상 여부를 판별하는 역할을 맡는다. AI 로보틱스 플랫폼 ‘AIVot(아이봇)’은 로봇을 활용한 작업 자동화 영역을 담당하며, AI 운영 플랫폼 ‘AIVOps(아이브옵스)’는 AI 모델의 운영과 관리를 지원한다. 검사 결과 모니터링·분석 플랫폼 ‘AIVData(아이브데이터)’는 검사 과정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확인하고 분석하는 데 활용된다.
아이벡스는 이들 제품을 고객사의 공정과 운영 환경에 따라 개별적으로 공급하거나 통합 패키지로 제공하고 있다.
양산 적용 50건 이상…AI 검사·로봇 제어·모델 재학습 연결
아이벡스는 기술 개발뿐 아니라 실제 제조 현장에서의 상용화 실적을 확보해 왔다. 회사에 따르면 타이어와 방산, 자동차 부품, 이차전지·에너지저장장치(ESS), 반도체 후공정, 물류 등 다양한 산업에서 90건 이상의 기술검증(PoC)을 수행했다. 이 가운데 실제 양산 환경에 적용한 사례는 50건 이상이다.
주요 고객사로는 HD현대삼호와 미국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 테네코(Tenneco) 등이 있다.
제조업에서 AI 기술의 상용화는 실험 환경에서 높은 정확도를 확보하는 것과는 다른 과제를 수반한다. 생산설비의 운영 조건과 제품 종류, 조명 및 촬영 환경 등이 달라질 수 있고, AI 모델이 실제 공정에서 지속적으로 성능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전 검사와 로봇 작업을 결합하는 경우에는 검사 결과를 실제 설비의 동작으로 연결하는 시스템 통합 역량도 필요하다.
아이벡스는 다양한 제조 분야에서 축적한 PoC와 양산 적용 경험을 바탕으로 산업 현장에 맞는 AI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연구개발 역량 확보에도 투자하고 있다. 아이벡스는 2026년 노이즈 강건 이상탐지 관련 논문이 국제 머신러닝 학회 ICML에, 연속 학습 기반 이상탐지 논문이 컴퓨터 비전 학회 BMVC에 채택됐다고 설명했다.
노이즈 강건 이상탐지는 데이터에 잡음이나 변동이 존재하는 환경에서도 비정상적인 상태를 식별하는 기술이다. 연속 학습 기반 이상탐지는 새로운 데이터가 유입되는 상황에서 모델의 학습과 이상탐지 성능을 유지·개선하는 연구와 관련된다. 두 분야 모두 제조 현장의 다양한 환경에서 AI 검사 기술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 영역이다.
아이벡스는 주요 국제 학회와 SCI급 학술지에 총 9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국내외에서 87건의 특허를 출원·등록했다. 기술 인력 중심의 조직 구성도 눈에 띈다. 전체 직원 95명 가운데 약 85%가 엔지니어로 구성돼 있다.
성민수 아이벡스 대표는 “AI가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하는 원천기술과 인프라 경쟁력을 갖춘 국내 AI기업 50곳에 아이벡스가 이름을 올리게 돼 뜻깊다”며 “불량검사부터 모델 재학습, 로봇 제어까지 이어지는 산업용 피지컬 AI 기술로 국내외 제조 현장의 자동화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한편 아이벡스는 오는 11월 11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아틀라스홀에서 연례 AI 포럼 ‘AIVEX FRONTIER 2026’을 개최한다. ‘엔터프라이즈 AI부터 피지컬 AI까지’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에서는 성민수 대표가 기조연설을 진행한다. 이어 데니스 홍 UCLA 교수, 민세훈 팔란티어(Palantir) 아시아태평양 지역 커머셜 리드, LG전자 관계자 등이 연사로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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