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산업의 급격한 성장으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확보와 냉각, 부지 문제가 새로운 인프라 경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대규모 GPU를 확보하더라도 전력망 연결과 인허가, 냉각시설 구축이 지연되면 실제 연산 자원을 공급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러한 제약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지구 저궤도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기술이 주목받는 가운데, 두나무의 투자 전문 자회사 두나무앤파트너스(대표 이강준)가 미국 우주 데이터센터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Starcloud)에 투자했다. 이번 투자는 엔비디아와 시스코 등 글로벌 기술기업과 투자사들이 참여한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라운드에서 이뤄졌으며, 두나무앤파트너스는 유일한 한국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두나무앤파트너스가 미국 우주 데이터센터 기업 스타클라우드의 2억5000만 달러 규모 투자 라운드에 한국 투자자로 참여했다. (자료 제공: 두나무앤파트너스)
스타클라우드는 2024년 스페이스X 스타링크와 에어버스 출신 엔지니어들이 설립한 기업으로, 우주 공간에서 AI 연산을 수행하는 데이터센터 위성을 개발하고 있다. 지상 데이터센터가 전력망과 냉각수, 부지 확보 등의 제약을 받는 것과 달리, 우주에서는 태양광 발전과 복사 냉각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회사는 이러한 환경을 기반으로 태양광 패널과 방사선 차폐, 열제어 시스템을 결합한 궤도형 연산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맨해튼웨스트벤처스(Manhattan West Ventures)가 주도했으며 엔비디아(Nvidia), 시스코 인베스트먼트(Cisco Investments), 벤치마크(Benchmark), EQT 등이 참여했다. 스타클라우드는 총 2억5000만 달러(약 3311억원)를 유치하면서 누적 투자액 4억5000만 달러(약 6000억원)를 기록했다. 투자 후 기업가치는 23억 달러(약 3조461억원)로 평가됐다.
우주 데이터센터의 사업 가능성은 AI 연산 수요 증가와 맞물려 있다. 대규모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GPU 수요가 확대되고 있지만 지상 데이터센터는 전력 공급과 냉각시설, 인허가 등 여러 조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스타클라우드는 우주에서 태양광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고 발생한 열을 복사 방식으로 방출하는 구조를 통해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려 한다. 다만 우주 데이터센터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위성 발사와 제조 비용, 방사선 대응, 통신망 구축, 장기 운영 안정성 등의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궤도에서 H100 GPU 구동…8만8000기 위성군으로 AI 연산 인프라 확장 구상
스타클라우드는 지난해 11월 발사한 60kg급 첫 위성 ‘스타클라우드-1(Starcloud-1)’을 통해 우주 환경에서 AI 연산을 수행하는 기술을 실증했다. 회사에 따르면 이 위성은 엔비디아 H100 GPU를 저궤도에서 구동한 첫 사례이며, 구글의 오픈 모델 젬마(Gemma)를 탑재해 AI 추론도 수행했다.
실제 위성 관측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 검증도 진행하고 있다. 스타클라우드-1은 위성 레이더 기업 카펠라 스페이스(Capella Space)의 관측 데이터를 궤도에서 분석해 조난 선박과 산불을 탐지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지상으로 데이터를 모두 전송한 뒤 분석하는 방식과 달리, 데이터가 생성되는 우주 공간에서 일부 연산을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사례다.
스타클라우드가 제시한 장기 목표는 총 8만8000기의 위성군을 통해 20기가와트(GW) 규모의 궤도 연산 용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위성군 운용 허가를 신청했으며, 이번 투자금은 제조 역량 확대와 차세대 궤도 데이터센터 위성 ‘스타클라우드-3’의 생산 라인 개발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해당 위성군은 현재 구축이 완료된 시설이 아닌 장기 사업 목표에 해당한다.
스타클라우드 공동창업진. 왼쪽부터 에즈라 페일든(Ezra Feilden) CTO, 필립 존스턴(Philip Johnston) CEO, 아디 올테안(Adi Oltean) 수석 엔지니어 (사진 제공: 두나무앤파트너스)
이번 투자에는 한국 AI 산업과 글로벌 우주 인프라 기업의 협력 가능성을 확보한다는 의미도 담겼다. 스타클라우드는 한국을 AI 서비스 활용과 연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시장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국내 기업과의 기술 및 사업 협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필립 존스턴(Philip Johnston) 스타클라우드 CEO는 한국의 높은 AI 서비스 이용 수준이 연산 자원에 대한 수요를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한국이 우주 궤도를 포함한 새로운 AI 연산 인프라 구축 방식을 시험하는 시장이 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두나무앤파트너스가 국내 기업과의 협력 기회를 연결하는 역할을 해주기를 희망했다.
이강준 두나무앤파트너스 대표는 스타클라우드가 우주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기술 검증과 인재 확보, 자본 조달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주요 투자 배경으로 꼽았다. 이번 투자를 통해 글로벌 딥테크 기업과 국내 산업계가 기술 공급 및 사업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접점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두나무앤파트너스는 국내외 딥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암 유전체 빅데이터 기업 이노크라스, AI 의료영상 솔루션 기업 에어스메디컬,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 AI 금융 솔루션 기업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등이 주요 투자 기업이다. 이 밖에도 해외결제 핀테크 기업 트래블월렛과 소상공인 금융·경영관리 플랫폼 기업 한국신용데이터 등에 투자했으며, 누적 투자금은 2330억원에 달한다.
두나무앤파트너스는 이번 스타클라우드 투자를 통해 AI와 우주 인프라가 결합하는 새로운 기술 분야로 투자 영역을 확대했다. 향후 스타클라우드의 궤도 데이터센터 기술 개발과 사업 확장 과정에서 국내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도 모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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