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기업의 어느 영역에 먼저 도입해야 할까. 기술의 가능성을 검토하는 일은 실무진이 담당할 수 있지만, 투자 규모와 도입 우선순위, 조직 운영 방식의 변화는 결국 최고경영자(CEO)의 판단에 달려 있다. AI 전환이 기업의 주요 경영 과제로 자리 잡으면서 다른 기업의 기술 활용 사례보다 경영자가 어떤 기준으로 도입을 결정했고 그 결과 무엇이 달라졌는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비즈니스 네트워크 서비스 리멤버를 운영하는 리멤버앤컴퍼니(각자대표 최재호, 송기홍)가 지난 10월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17개 산업의 CEO 300명이 참석한 ‘디시전 메이커스 서밋(Decision Makers Summit) 2026’을 개최했다.
올해 처음 열린 디시전 메이커스 서밋(DMS)은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만을 대상으로 기획한 경영 컨퍼런스다. 특정 기술이나 솔루션의 활용법을 소개하는 실무 중심 행사와 달리, 기업 대표가 직접 판단해야 하는 경영 의제를 중심으로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도록 구성했다. 참석자를 CEO로 한정해 서로 다른 산업의 경영자들이 유사한 의사결정 과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는지 비교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리멤버앤컴퍼니가 지난 10월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17개 산업의 CEO 300명이 참석한 ‘디시전 메이커스 서밋 2026’을 개최했다. (사진 제공: 리멤버앤컴퍼니)
첫 행사에서는 ‘AI, 어디에 넣을 것인가’를 핵심 질문으로 제시했다. AI 도입을 결정한 기업들이 어떤 문제를 우선 해결하려 했는지, 투자와 조직 변화 과정에서 무엇을 고려했는지, 실제 도입 이후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 등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기술 자체의 성능이나 기능보다 기업 경영에 AI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선택과 판단에 초점을 맞췄다.
행사에는 제조와 금융, 서비스 등 17개 산업에 속한 기업 CEO 300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다른 산업의 AI 도입 사례를 통해 자사와 비교할 수 있는 판단 기준을 살펴보고, 산업별 전환 속도와 조직 운영 방식의 차이를 공유했다. 특히 별도의 외부 컨설팅이나 전문 조직을 운영하기 어려운 기업 경영자도 다른 기업의 실제 의사결정 경험을 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리멤버는 500만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비즈니스 네트워크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의 경영자들을 초청했다. 일반적인 산업 컨퍼런스가 실무자와 관리자, 경영진을 폭넓게 대상으로 하는 것과 달리 참석자의 직책을 CEO로 제한해 최고 의사결정권자 사이의 정보 교류와 네트워킹을 강화했다.
AI 기술 도입보다 경영 판단에 초점…글로벌 기업의 AX 사례 공유
주요 발표에서는 글로벌 기업의 AI 전환(AX) 경험과 함께 재무, 고객관리, 조직 운영 등 경영의 다양한 영역에서 AI를 활용하는 전략을 다뤘다. IBM 김현정 Strategic Engagement Lead는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의 미래상과 글로벌 기업의 AX 사례를 소개했으며, 에어월렉스(Airwallex) 권윤아 한국 지사장은 AI 도입 과정에서 글로벌 재무 리더들이 마주하는 과제와 사업 기회를 설명했다.
고객 접점에서 AI를 활용하는 방식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조인트 김대호 대표는 ‘고객사와의 대화, 인텔리전스가 되고 있습니까?’를 주제로 AI 시대의 컨버세이션 인텔리전스를 소개했다. 기업이 고객과 나누는 대화와 관련 데이터를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문제를 중심으로 발표했다.
베인앤드컴퍼니 이재명 파트너는 글로벌 선도 기업의 AX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을 공유했다. AI 도입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는 경영 전략과 실행 과정의 경험을 다뤘으며, 퍼시스 박정희 대표는 ‘AI 시대, 오피스는 어떻게 경영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새로운 사무공간 운영 전략을 제시했다.
팔란티어 민세훈 기업 부문 대표는 ‘기업의 AI 기반 혁신’을 주제로 AI 도입을 통해 기업이 속도와 경쟁력, 성과를 확보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각 세션은 기술 도입 자체보다 기업의 운영 방식과 경영 성과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에 무게를 뒀다.
현장 참석자들이 가장 관심을 보인 주제 역시 실제 기업의 AI 적용 사례였다. 리멤버가 행사 현장에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참석 이유로 ‘AI 도입 및 적용 기업 사례 확인’을 선택한 응답이 6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경영자들이 AI 기술의 가능성을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다른 기업의 실행 경험과 판단 근거를 확인하려는 수요가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행사에서는 발표 프로그램과 함께 CEO 간 네트워킹도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서로 다른 산업에서 AI 도입을 검토하거나 실행하면서 경험한 과제와 판단 기준을 공유했다. 리멤버는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이 비슷한 경영 고민을 나누고 산업 간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행사의 의미를 뒀다.
주대웅 리멤버 마켓데이터사업실 실장은 기업 경영자들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다른 경영자의 실제 경험과 판단 기준을 참고할 수 있도록 이번 서밋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이 경영 현안을 공유하고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교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리멤버는 이번 디시전 메이커스 서밋을 시작으로 기업 CEO를 대상으로 한 지식 교류와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 비즈니스 네트워크 플랫폼에서 확보한 기업 및 경영자 접점을 오프라인 행사로 연결하고, 주요 경영 의제를 중심으로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의 교류를 지원한다는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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