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업의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은 중요한 기준이지만, 그 기술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매출과 이익을 만들어 내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대규모 연구개발비를 투입하면서 적자를 감수하는 기업이 적지 않은 가운데, 13년 연속 영업흑자를 기록한 안전 인공지능(AI) 기업 인텔리빅스가 기술특례가 아닌 일반상장 방식으로 코스닥 시장에 도전한다. 2023년 183억원이던 매출을 지난해 466억원까지 늘린 인텔리빅스는 상장 이후 기존 안전관제 사업을 국방과 피지컬 AI, 영상 검색 분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인텔리빅스는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일정과 주요 재무성과, 기술 경쟁력 및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회사가 전면에 내세운 것은 AI 기술의 미래 가치보다 이미 확보한 사업 실적이었다. 일반상장에 필요한 재무 요건을 충족한 만큼 수익성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평가받겠다는 것이다.
(왼쪽부터) 인텔리빅스 최은수 총괄대표와 장정훈 대표이사
2000년 설립된 인텔리빅스는 영상분석 AI를 기반으로 공공 안전관제와 산업·건설·교통 분야의 위험 감지 및 대응 시스템을 공급해 왔다. 매출은 2023년 183억원에서 2024년 340억원, 2025년 466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 영업이익 49억원과 당기순이익 5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약 10.5%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234억원, 영업이익 12억원, 당기순이익 13억원을 올렸다. 회사가 제시한 누적 이익잉여금은 164억원이다.
이러한 실적은 공공기관과 산업현장에 영상분석 AI를 실제로 공급하면서 축적한 고객 기반에서 나왔다. 인텔리빅스에 따르면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68.6%를 고객 범위로 확보했으며, 적용 채널 라이선스는 60만개를 넘어섰다. 전국 5000개 이상의 현장에서 AI 모델을 운영하며 기술을 개선해 온 경험도 회사가 내세우는 경쟁력이다.
CCTV가 위험을 발견한 다음, AI는 무엇을 할 수 있나
인텔리빅스가 제시한 기술 전략의 핵심은 기존 영상관제를 위험 감지에서 판단과 대응까지 연결하는 것이다. CCTV 화면에서 이상 행동이나 사고 징후를 찾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상황의 전후 맥락을 분석해 관제요원에게 필요한 대응 절차를 제안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영상분석 코어엔진 ‘VIX2.0’과 AI 에이전트 ‘VIXA’를 자체 개발했다. VIX2.0은 영상 속 객체와 상황을 분석하는 역할을 맡고, VIXA는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위험도와 우선순위를 판단해 대응 절차를 지원한다. 두 기술은 생성형 AI 통합 안전관제 플랫폼 ‘GenAMS’에 적용돼 실시간 위험 감지와 자연어 질의, 대응 안내, 자동 보고서 작성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여기에는 실제 산업현장에서 확보한 데이터가 활용된다. 회사는 26년간 5억장 이상의 원천 영상 데이터와 5000만장 이상의 컴퓨터비전(CV) 학습 데이터, 600만 세트 이상의 시각언어모델(VLM)·거대언어모델(LLM) 멀티모달 데이터를 축적했다고 밝혔다. 사고나 이상 행동처럼 일반적인 영상 데이터에서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을 학습하고 검증하는 데 이러한 현장 데이터가 사용된다.
대규모 CCTV 관제에서는 분석 정확도뿐 아니라 처리 비용도 중요하다. 인텔리빅스는 경량 AI가 먼저 이상 상황의 후보를 찾아내고, 정밀 분석이 필요한 경우에만 VLM을 작동시키는 2단계 추론 구조를 적용했다. 회사 측 시험 결과에 따르면 이를 통해 VLM 연산량을 약 50분의 1 수준으로 줄이고, 동일한 GPU 환경에서 분석 가능한 채널을 16개에서 150개로 늘렸다. 2차 검증 정확도는 95% 이상으로 제시했다.
실제 적용 사례로는 경기 화성시의 AI 관제 시스템을 소개했다. 인텔리빅스는 화성시에서 1만2000대 이상의 CCTV를 연계한 관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다수의 카메라가 수집하는 영상을 AI로 분석하고 위험 상황을 관제요원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회사가 보유한 기술의 대규모 운영 사례에 해당한다.
이러한 기술 개발에는 전체 임직원의 약 42%인 65명의 연구개발 인력이 참여하고 있다. 인텔리빅스는 현재 73건의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5년간 12건의 국가 주요 연구개발 과제를 수행했다.
인텔리빅스 로고 (자료 제공: 인텔리빅스)
고정형 CCTV에서 순찰로봇까지…국방·피지컬 AI로 확장
상장 이후 성장 전략은 기존 고객 기반을 활용한 구독형 서비스 확대와 신규 시장 진출로 나뉜다. 먼저 공공·산업현장에 구축한 AI 관제 인프라에 필요한 기능을 구독 방식으로 추가하는 하이브리드 VSaaS(Video Surveillance as a Service) 사업을 추진한다. 영상 검색과 생성형 AI 분석, 자동 보고서, 여러 사업장의 통합관제 기능 등을 서비스로 제공해 기존 구축형 사업에서 반복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국방 분야에서는 악천후와 야간에도 원거리 객체를 식별하는 AI 비전 센서 ‘VIXallcam(빅스올캠)’을 앞세웠다. 눈과 비, 안개 등 시야 확보가 어려운 환경에서 영상을 수집하는 게이티드 이미징(Gated Imaging) 기술과 자체 AI 분석 기능을 결합한 제품으로, 회사는 200m 이상 거리의 객체 탐지가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이 제품은 CES 2026 혁신상을 받았으며, 인텔리빅스는 2025년 방산혁신기업으로도 선정됐다.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4족보행 순찰로봇 ‘ARGOS(아르고스)’의 상용화를 추진한다. 고정형 CCTV가 설치된 장소를 벗어나 로봇이 직접 이동하면서 영상과 열화상, 가스, 음성 등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상 상황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상황보고서를 작성하는 기능도 갖췄다.
회사가 주력하는 부분은 로봇 기체 자체보다 로봇에 탑재되는 AI 임무 장비와 소프트웨어다. 이를 다양한 로봇 플랫폼에 적용하고 기존 CCTV 및 관제 시스템과 연동해 산업시설과 항만, 공항, 발전시설, 국방·보안 현장 등으로 공급 범위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축적된 CCTV 영상을 활용하는 검색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VIXSearch(빅스서치)’는 자연어로 원하는 인물이나 차량, 특정 상황을 검색하고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 영상 검색 솔루션이다. 회사는 영상 길이 대비 최대 50배속 처리와 단순 검색 5초 이내 결과 제공이 가능하다고 제시했다. 기존 관제 고객이 보유한 영상을 검색 가능한 데이터로 전환한 뒤 수사와 산업안전, 물류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해외에서는 기존 진출 국가의 사업 기반을 활용하면서 현지 파트너십을 확대한다. 국내 대기업 시스템통합(SI) 기업과의 동반 진출을 통해 해외 제조·산업현장에 솔루션을 공급하고,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는 지사 설립을 포함한 직접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공모주 전량 신주 발행…최대주주 등 지분 60.12% 3년 보호예수
이번 IPO의 공모 구조 역시 간담회의 주요 내용이었다. 인텔리빅스는 총 250만주를 공모하며, 구주매출 없이 전량 신주로 발행한다. 희망 공모가는 주당 7600~9000원으로 총 공모 예정 금액은 190억~225억원이다. 조달 자금은 AI 기술 고도화와 신규 사업 확장에 사용할 예정이다.
상장 예정 주식 수는 1133만5408주이며, 희망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약 861억~1020억원이다. 회사가 제시한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은 전체의 23.95%인 271만5067주로, 나머지 76.05%에는 매각 제한이 적용된다.
특히 최대주주와 대표이사를 포함한 핵심 주주 4인의 보유 지분 681만4850주(60.12%)에는 3년의 보호예수 기간을 설정했다. 상장 초기 주요 주주의 지분 매각 가능성을 제한해 장기적인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실제 상장 이후 주가와 기업가치는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국방·피지컬 AI 등 신규 사업을 얼마나 빠르게 매출로 연결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10월 12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되며, 이를 거쳐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다. 일반청약은 10월 21~22일, 코스닥 상장 예정일은 10월 30일이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13년 연속 흑자와 최근 2년간의 매출 성장을 바탕으로 일반상장에 나서는 인텔리빅스는 이제 자본시장에서 새로운 평가를 받게 된다. 공공·산업 안전관제에서 확보한 기술과 고객 기반을 국방, 로봇, 영상 검색 및 구독형 서비스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가 상장 이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The post “AI 기업도 흑자 낼 수 있다”…인텔리빅스, 13년 연속 흑자로 코스닥 일반상장 도전 appeared first on 벤처스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