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벤처스퀘어와 임팩트 투자사 엠와이소셜컴퍼니(이하, MYSC)가 사내에 구축한 AI 에이전트 사례를 공유하는 ‘로키와 메리’ 오픈업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마이워크스페이스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AI 비서가 조직 내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판단 구조를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사례를 공유했다. 자체적으로 설계한 벤처스퀘어의 AI 비서 로키와 MYSC의 AI 심사역 메리를 통해 단순한 자동화 도구를 넘어 조직의 데이터, 기억, 판단 체계가 AI와 결합될 때 어떤 구조적 변화가 발생하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오픈업은 벤처스퀘어가 2008년부터 이어온 스타트업 생태계 기술·트렌드 행사다. 벤처스퀘어는 이번 오픈업을 시작으로 AI, 투자, 글로벌, 콘텐츠, 브랜드 등을 주제로 한 오프라인 프로그램을 매달 이어갈 계획이다. 이대성 벤처스퀘어 아카데미 원장은 “벤처스퀘어는 매월 주요 기술·산업 이슈를 중심으로 연사를 초청해 ‘오픈업(Open Up)’ 세션을 정례화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의 인사이트를 지속적으로 공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AX, 자동화가 아니라 조직의 기억을 다시 설계하는 일
명승은 벤처스퀘어 대표는 바이브코딩을 통해 AI 비서 ‘로키’ 구현 사례를 소개하며, AI 비서 도입과 구축에 필요한 핵심 고려 사항을 공유했다. 그는 “AI를 잘 쓰는 회사가 되려면 먼저 회사 자체가 데이터로 설명 가능한 조직이 되어야 한다”며 “AX는 결국 자동화가 아니라 조직의 기억을 다시 설계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비서 구축의 핵심 요소로 ▲조직의 모든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 할 것 ▲데이터를 맥락 기반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 것 ▲조직 최고 결정권자의 컨텍스트를 먼저 확보할 것 ▲AI의 업무와 역할을 구조화할 것 ▲조직의 유지관리를 위해 분야가 아닌 권한별로 관리할 것 등을 제안했다.
많은 기업들이 AI 기반 자동화와 에이전트 구축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실제 현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다. 그는 이러한 문제의 핵심 원인을 정교하게 구조화되지 않은 데이터베이스의 부재로 지목했다. 이어 “회사 내부 정보가 시스템으로 정리되지 않고 개인의 암묵지로 분산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데이터 간 맥락이 축적될 수 없고 결국 AI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AI가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간 맥락 구조화가 필수적이다. 조직의 모든 데이터는 단순히 기록되는 수준을 넘어 서로 연결되는 구조로 관리돼야 한다. 실제로 벤처스퀘어는 디자인 가이드 시스템을 깃허브(GitHub)에 정리해 AI 작업의 일관성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그는 조직 내 인프라 구축 방식에서도 단계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초기 시스템 설계 단계에서는 다수의 참여가 오히려 컨텍스트 오염(정보 기준이 섞이면서 AI의 판단이 흔들리는 현상)을 유발할 수 있어 최고 책임자가 먼저 구조를 설계하고 검증한 뒤 이를 조직 전체로 점진적으로 확장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AI 에이전트 설계의 핵심을 ‘기능 중심 구조’가 아닌 ‘권한 중심 구조’로 정의했다. 업무 영역별로 단순히 에이전트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접근 권한과 시스템 수정 권한을 기준으로 계층화해야 조직 운영의 안정성이 확보된다는 설명이다. 벤처스퀘어의 AI 비서 체계에서도 이러한 구조가 적용되어 로키는 전략·기획·검수를, 루나는 개발·분석·보안을, 벤스는 운영·뉴스레터·일정 관리를, 보리는 반복작업과 모니터링으로 각 AI에게 업무의 권한에 따라 역할을 부여했다. 그는 “AI의 문제는 지식 부족이 아니라 권한이 섞이는 데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AX를 기술 프로젝트가 아닌 경영 시스템 재설계로 규정했다. 데이터베이스 구축, 자동화 도구 도입, AI 모델 활용, 에이전트 구성 등은 모두 수단일 뿐이며, 핵심은 조직 운영 방식 자체를 다시 정의하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정보의 기준, 문서의 최신성, 승인 구조, 자동화 범위, 인간의 최종 판단 영역을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AX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AI 에이전트는 준비된 조직들에게 이전에 없던 복리효과를 만들어 낼 것
“과거의 실적이 미래 실적을 담보하지 않습니다. 금융을 비롯해 조직에도 적용되는 말입니다. 그러나 MYSC는 AI가 그 어떤 조직도 누리지 못한 복리효과를 가능하게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는 담대한 가설을 세웠습니다.”
두번째 세션은 김정태 MYSC 대표가 무대로 나와 AI 심사역 메리를 소개했다.
메리는 MYSC가 지난 15년간 축적한 299개 투자 사례와 심사 보고서, 구성원들의 관찰 기록, 조직의 임팩트투자 철학 등을 기반으로 투자 판단을 보조한다. 심사보고서, 분석보고서 등을 통해 명령어 기반의 고정된 형식을 출력(1단계)하고 기업 분석 기준, 비판적 사고, 컴플라이언스 등의 기준으로 오케스트레이션(2단계)을 진행해 에이전트 형태의 메리를 구성(3단계)했다. 실제로 1~2주가 걸리던 투자 심사 보고서를 분단위로 처리하고 있다.
MYSC는 AI를 인간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닌 조직이 가진 전문성과 판단력을 더욱 정교하게 만드는 장치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조직의 데이터·관계·맥락·철학을 축적하고 증폭하는데 AI 심사역 메리를 활용하고 있다. MYSC는 조직이 쌓아온 데이터와 데이터 사이의 관계, 그 관계가 쌓이며 형성되는 맥락에 집중하며 조직의 철학을 AI 심사역에 녹이는 실험을 진행중이다. 김 대표는 “조직 구성원들이 현장에서 수집한 투자 보고서, 미팅 기록, 칼럼, 비정형 메모 같은 데이터들이 서로 연결될 때 비로소 조직만의 판단 체계인 궤적과 조직의 철학이 AI심사역에 녹아든다”고 말했다.
최근 MYSC는 최근 400여 개 스타트업 심사 과정에서 인간 심사역과 AI 심사역이 서로 다른 평가를 내린 사례를 분석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인간과 AI의 판단이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 자체가 오히려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두가 좋다고 평가하는 기업보다, 인간 심사역과 AI 심사역의 판단이 엇갈리는 지점에 기존 투자 방식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운 가능성이 숨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투자 결정은 인간 심사역의 판단을 기준으로 이뤄졌지만, MYSC는 AI 심사역이 높게 평가한 기업들을 별도로 추적 관찰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인간과 AI가 동일한 판단만 반복하는 구조는 조직에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오히려 인간과 AI의 평가가 엇갈리는 지점에서 기존 투자 방식으로 발견하지 못했던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벤처투자는 소수의 압도적인 성공이 전체 수익을 좌우하는 멱함수 구조를 갖는다”며 “AI는 인간이 기존 방식으로 놓칠 수 있었던 가능성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드는 장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대담 세션에서는 ‘AI가 조직을 어떻게 바꾸는가’를 주제로 조직 변화와 역할 재설계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두 연사는 AI 도입 이후 반복 업무와 기록 관리, 정보 접근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단순 실행 능력보다 질문을 정의하고 판단 구조를 설계하는 역량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행사 마지막에는 참가자들과 함께 AI 시대 조직 변화에 대한 질의응답과 네트워킹이 이어졌으며, 맥미니 럭키드로우와 치맥 네트워킹까지 진행되며 늦은 시간까지 열기가 이어졌다.
벤처스퀘어는 이번 오픈업을 시작으로 AI, 투자, 글로벌, 콘텐츠, 브랜드 등을 주제로 한 오프라인 프로그램을 매달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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