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 부문의 전기화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에너지전환 수단으로 주목받지만 높은 초기 설치비가 보급의 걸림돌로 꼽힌다. 정부 보조금을 적용하더라도 가구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남아 있어 장기적인 에너지비 절감 효과만으로 설치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렌탈과 카드 할부 기간이 짧으면 매달 부담해야 하는 금액도 커질 수 있다. 기후핀테크 기업 모닥불에너지와 지역 서민금융기관 제주동부신협이 가정용 히트펌프의 설치비를 최대 10년에 걸쳐 납부하는 구독형 금융모델을 제주에 도입한다.
모닥불에너지와 제주동부신협은 지난 11일 제주동부신협 본점에서 ‘2026년 제주 생활 속 히트펌프 보급사업’ 참여 가구를 위한 장기 구독서비스 제공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이창섭 모닥불에너지 대표와 이영구 제주동부신협 이사장이 참석했다.
제주 하반기 히트펌프 보급사업은 도내 1418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모닥불에너지는 제조사와 협력해 사업 참여 가구에 최대 10년의 구독서비스를 제공하고, 제주동부신협은 이에 필요한 장기 금융상품 구성에 참여한다.
회사에 따르면 이번 서비스는 국내 가정용 히트펌프에 최대 10년 구독 방식을 적용한 첫 사례다. 모닥불에너지는 하반기 보급사업 참여 사업자 가운데 제조사와 연계한 10년 구독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일한 사업자라고 설명했다.
제주동부신협 임직원들과 이창섭 모닥불에너지 대표가 히트펌프 10년 구독서비스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모닥불에너지)
공기열 히트펌프는 외부 공기의 열을 끌어와 난방에 사용하는 전기 기반 설비다. 모닥불에너지는 기존 화석연료 보일러와 비교해 10년 동안 연간 에너지 비용을 약 40~60%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절감률은 기존 난방 연료와 주택의 단열 상태, 장비 운전 조건, 전기요금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5년 이내 할부 부담 보완…상업용 실증 모델 가정으로
상반기 제주 히트펌프 보급사업에서는 렌탈과 카드 할부 프로그램이 제공됐지만 이용 기간이 5년 이내로 구성됐다. 모닥불에너지는 기간을 최대 10년으로 늘려 월별 구독료 부담을 낮추고, 초기 설치비를 별도로 마련하지 않아도 히트펌프를 사용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한다는 계획이다.
구독서비스를 이용하는 가구는 기존 보일러 연료비 대신 히트펌프 전기료와 구독료를 납부하게 된다. 양사는 장기 구독 기간에 에너지비 절감분을 반영해 도민이 초기 설치비와 매달 납부액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금융상품을 구성할 예정이다.
모닥불에너지는 2025년 말 전북 익산의 주유소에 공기열 히트펌프를 10년 구독계약으로 공급했다. 이후 정부 보조사업과 연계해 소상공인 대상 구독서비스를 운영해 왔으며, 이번 협약을 통해 상업용 시장에서 적용한 금융모델을 제주 가정용 시장으로 확장한다.
모닥불에너지는 에너지 구독 분야 경험을 보유한 서울대학교 출신 창업진이 설립한 히트펌프 플랫폼 기업이다. 기후부 AX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히트펌프 설치와 금융을 연결하는 기후핀테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동부신협은 47년 이상 지역에서 운영된 서민금융기관으로 신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종합경영평가에서 최근 4년 연속 수상했다.
이창섭 모닥불에너지 대표는 “10년 구독서비스를 통해 도시가스 사각지대에서 높은 난방비를 부담하는 제주도민의 히트펌프 진입장벽을 낮추겠다”고 말했다. 이영구 제주동부신협 이사장은 “초기 설치비 부담 없이 히트펌프를 도입하고 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는 금융상품으로 제주도민의 난방 전기화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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