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사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문서를 받습니다.”
IR Deck과 사업계획서, 기업소개서, 재무자료, 주주 현황까지. 투자사가 검토하는 기업마다 전달하는 자료의 형식도 제각각이다. 시간이 지나면 투자 라운드와 고객, 제품이 바뀌지만 자료는 새로운 버전으로 계속 쌓인다. 담당자는 여러 파일 가운데 어느 것이 최신인지 다시 확인하고, 필요한 정보를 엑셀과 내부 시스템에 옮겨 적는 일을 반복해야 한다.
생성형 AI가 투자 생태계로 들어오면서 투자사들이 고민하는 지점도 달라지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문서를 얼마나 많이 관리하느냐가 아니라, 기업 데이터를 얼마나 일관되고 최신 상태로 관리하느냐다. 최근 인포뱅크와 씨엔티테크가 팩트시트를 도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팩트시트는 투자사와 스타트업이 하나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통하는 기업 데이터 플랫폼을 지향하며, 투자 생애주기 전반을 연결하는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관리한다”
기존 투자 관리 방식은 사람 중심이었다. 포트폴리오 기업이 사업 현황이나 투자 이력, 성과 자료를 보내오면 담당자가 이를 확인하고 다시 정리해 내부 시스템에 입력했다. 기업이 성장할수록 관리해야 할 자료는 늘어났고, 담당자가 바뀌면 과거 자료를 다시 찾아보는 일도 적지 않았다.
팩트시트는 이 과정을 데이터 중심으로 바꿨다. 기업이 회사 개요와 제품, 시장, 고객, 투자 이력, 조직, 주요 성과 등을 직접 업데이트하면 투자사는 동일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PDF와 PPT 형태로 흩어져 있던 기업 정보를 하나의 표준 데이터로 관리하면서 자료의 일관성과 최신성을 유지하는 구조다.
기업은 한 번 입력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투자사는 이를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보고서를 작성한다. 문서를 계속 새로 만드는 방식에서 하나의 데이터를 함께 관리하는 방식으로 투자 업무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팩트시트 투자사 스페이스 대시보드. 포트폴리오 현황과 펀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며, 딜플로우부터 리포팅까지 투자 업무 전반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다.
“보고서보다 투자에 집중하게 됐다”…인포뱅크가 먼저 체감한 변화
인포뱅크는 약 3개월 전 팩트시트를 도입한 뒤 최근 한 달여 동안 본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도입 초기 단계지만 투자 현장에서 체감하는 업무 변화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가장 큰 변화는 포트폴리오 기업 관리다. 기존에는 기업별 현황과 투자 정보를 이메일과 엑셀, 개별 문서를 오가며 확인해야 했고, 기업들이 전달한 자료를 다시 취합해 투자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이 반복됐다. 하지만 팩트시트를 도입한 이후에는 기업이 직접 최신 데이터를 관리하고, 투자사는 이를 기반으로 포트폴리오 현황과 핵심 지표를 하나의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동일한 데이터를 활용해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어 자료를 찾고 정리하는 시간도 크게 줄었다.
홍종철 인포뱅크 대표는 “실제로 활용해보니 가장 크게 체감한 변화는 업무 효율”이라며 “기업 데이터를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어 포트폴리오 관리가 훨씬 수월해졌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들던 시간을 투자 검토나 다른 중요한 업무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직접 정보를 최신 상태로 관리하다 보니 별도로 자료를 요청하거나 여러 버전의 문서를 비교하는 일이 크게 줄었다”며 “포트폴리오 기업이 늘어날수록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며, 앞으로 투자 업무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팩트시트 스타트업 스페이스 화면. 기업이 한 번 입력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사별 보고서를 자동 생성하고, 동일한 정보를 다양한 투자 양식에 맞춰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업 데이터가 곧 경쟁력”…씨엔티테크가 본 투자 관리 혁신
씨엔티테크는 팩트시트를 가장 초기부터 도입해 활용해온 고객사다. 수많은 투자기업과 보육기업을 동시에 관리하는 액셀러레이터 특성상 기업별 최신 정보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다양한 보고 업무에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기존에는 기업 현황이나 성과 자료를 이메일과 엑셀, 개별 문서 형태로 받아 담당자가 다시 취합하고 정리해야 했다. 특히 반기·연간 보고서를 작성하는 시기에는 각 기업의 최신 정보를 다시 요청하고 자료를 맞춰보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팩트시트를 도입한 이후에는 기업이 직접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투자팀은 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업무가 바뀌었다. 기업 정보를 별도로 취합하는 대신 하나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관리하게 되면서 반복적인 행정 업무도 크게 줄었다.
박지은 씨엔티테크 매니저는 “기업들이 직접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하기 때문에 투자팀이 자료를 다시 요청하거나 여러 버전의 문서를 비교하는 일이 거의 없어졌다”며 “특히 반기와 연간 보고서를 작성할 때 기업이 입력한 최신 데이터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업무가 이전보다 훨씬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정보를 필요한 조건에 맞게 필터링한 뒤 원하는 형태로 바로 내려받을 수 있어 실무 활용도가 매우 높다”며 “사용하면서 제안한 기능들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에 반영돼 서비스가 실제 투자 관리 업무에 점점 더 맞춰지고 있다는 점도 만족스럽다. 투자팀 내부에서도 활용도가 높고 만족도 역시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박 매니저는 현재 팩트시트가 포트폴리오 관리와 보고 업무의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딜소싱 단계까지 활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 데이터를 하나의 흐름으로 관리할 수 있는 구조가 투자 검토부터 사후 관리까지 연결되는 새로운 투자 관리 방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팩트시트는 투자 업무 자동화를 통해 심사역 1인 기준 연간 2,150시간의 업무 시간을 절감하고, 약 4억2,200만 원의 비용 절감 효과와 함께 딜소싱 효율을 73% 높일 수 있다고 제시하고 있다.
‘문서’에서 ‘데이터’로…투자의 기준이 바뀐다
인포뱅크와 씨엔티테크가 공통적으로 체감한 변화는 ‘문서를 관리하는 일’에서 ‘데이터를 관리하는 일’로 업무의 중심이 옮겨갔다는 점이다. 기업이 직접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하면 투자사는 동일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며, 기업 분석까지 이어갈 수 있다. 자료를 취합하고 여러 버전의 문서를 비교·정리하던 업무는 크게 줄었고, 그만큼 투자 검토와 포트폴리오 기업 지원처럼 투자사 본연의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할 수 있게 됐다.
이 변화는 단순히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생성형 AI가 투자 검토와 기업 분석에 활용되는 사례가 늘면서 투자사가 활용하는 정보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AI는 발표 자료보다 구조화된 데이터를 먼저 읽고 비교하는 만큼, 기업 데이터를 얼마나 정확하고 최신 상태로 관리하느냐가 투자사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팩트시트는 이러한 변화에 맞춰 투자사와 스타트업이 하나의 데이터를 함께 관리하는 구조를 제시한다. 기업은 한 번 입력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투자사는 이를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며 기업 분석까지 이어간다. 기업마다 서로 다른 양식의 문서를 주고받던 방식에서 벗어나 하나의 데이터를 중심으로 투자 업무 전반을 연결하는 것이다.
좋은 기업을 찾는 일은 여전히 투자의 본질이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좋은 기업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 정보를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로 축적하고 활용하느냐 역시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문서’에서 ‘데이터’로. 투자 생태계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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