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브랜드의 미국 진출이 확대되면서 현지 유통망과 물류 운영 역량을 확보하는 일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온라인 판매를 통해 시장 반응을 확인한 브랜드가 대형 오프라인 매장으로 진출하려면 현지 바이어와의 협상부터 재고 관리, 배송과 반품까지 별도의 유통 체계를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바이오 기업 지놈앤컴퍼니가 미국 K-뷰티 유통사를 인수하며 자체 화장품 브랜드의 해외 판매망 확대에 나섰다. 지놈앤컴퍼니(대표 홍유석·배지수·박한수)는 100% 자회사 블룸파트너스를 통해 K-뷰티 수출·유통 기업 올블룸(Allbloom)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번 거래에서 블룸파트너스가 인수한 올블룸 지분은 64.46%다. 블룸파트너스는 지놈앤컴퍼니가 이달 설립한 완전자회사로, 이번 인수를 통해 미국 현지 유통사업을 확보하게 됐다. 지놈앤컴퍼니는 올블룸의 기존 사업을 성장시키는 동시에 자체 마이크로바이옴 스킨케어 브랜드 ‘유이크(UIQ)’의 미국 오프라인 시장 진출에 해당 유통망을 활용할 방침이다.
올블룸은 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미국 수출과 현지 판매를 지원하는 기업이다. 2024년 약 178억원이었던 매출은 2025년 약 230억원으로 증가해 전년 대비 29.6% 성장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3%다. 미국 대형 유통채널인 타깃(Target)과 생활용품 리테일 브랜드 미니소(MINISO) 등과 거래관계를 구축했으며, 현지 영업과 수출입, 물류, 재고 관리, 고객 대응에 필요한 운영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지놈앤컴퍼니 로고 (자료 제공: 지놈앤컴퍼니)
지놈앤컴퍼니는 올블룸의 기존 거래 브랜드와 유통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신규 화장품 브랜드와 판매 채널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인수 기업의 기존 유통사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고, 자사 브랜드의 미국 시장 진입에도 활용하는 구조다. 올블룸이 보유한 현지 바이어 네트워크와 물류 체계를 활용하면 유이크의 해외 유통조직을 처음부터 구축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유이크는 지놈앤컴퍼니가 2021년 출시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스킨케어 브랜드다. 자체 개발한 특허 성분을 활용한 화장품을 선보이며 국내와 일본 등에서 판매를 확대해 왔다. 브랜드 매출은 2024년 약 80억원에서 2025년 약 120억원으로 증가해 1년 만에 50% 성장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지난해 5월 아마존 공식 브랜드 스토어를 개설하며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이번 올블룸 인수를 계기로 온라인 중심의 판매 구조에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다만 타깃과 미니소 등 올블룸의 기존 거래처에 유이크가 입점한 것은 아니며, 지놈앤컴퍼니는 해당 네트워크를 활용해 주요 리테일 채널과 신규 입점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 K-뷰티 수요 증가…유통망 확보로 해외 사업 확대
지놈앤컴퍼니가 유통사 인수에 나선 배경에는 미국 시장에서 확대되고 있는 한국 화장품 수요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5년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약 114억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으며, 미국은 한국 화장품의 최대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2026년 1월부터 9월까지 미국으로 수출된 한국 화장품은 잠정 약 23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0.6% 증가했다.
미국 화장품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와 오프라인 유통은 서로 다른 운영 역량을 요구한다. 온라인에서는 브랜드가 소비자와 직접 접점을 확보하고 구매 반응을 확인할 수 있지만, 대형 리테일 매장에 입점하려면 바이어와의 거래 조건 협의와 상품 공급, 물류 일정, 재고 회전, 반품 관리 등 복합적인 과정을 관리해야 한다. 현지 유통 경험과 거래관계를 확보한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은 이러한 시장 진입 과정을 단축할 수 있는 선택지다.
특히 올블룸은 여러 K-뷰티 브랜드의 미국 수출과 유통을 담당해 온 기업이라는 점에서 지놈앤컴퍼니의 자체 브랜드 사업과 별개로 기존 매출 기반을 갖추고 있다. 지놈앤컴퍼니는 올블룸의 거래처와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유통사업 자체의 성장성을 확보하고, 유이크의 미국 판매 확대에 따른 추가적인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
이번 인수는 지놈앤컴퍼니가 자체 브랜드의 해외 판매 확대를 위해 현지 유통 역량을 직접 확보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기존에는 해외 유통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판매망을 구축하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경영권을 확보한 유통사를 통해 브랜드의 시장 진입과 판매 전략을 보다 긴밀하게 연계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유이크의 미국 오프라인 매출 확대 여부는 향후 입점 계약 체결과 현지 소비자 반응, 유통채널별 판매 성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올블룸의 기존 거래망이 유이크의 신규 입점으로 얼마나 연결되는지와 기존 유통사업의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는지가 이번 인수의 주요 성과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배지수 지놈앤컴퍼니 대표는 “이번 인수는 성장하고 있는 미국 K-뷰티 시장에서 검증된 유통사업 기반을 확보하고, 유이크의 글로벌 성장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블룸이 구축한 현지 유통 네트워크와 운영 전문성을 활용해 기존 유통사업의 성장을 이어가는 동시에 유이크의 미국 오프라인 진출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지놈앤컴퍼니는 올블룸의 유통 인프라와 자체 브랜드 경쟁력을 결합해 미국 시장에서 사업 기반을 강화할 방침이다. 올블룸의 기존 브랜드 및 유통 파트너와의 협력을 유지하면서 신규 거래처를 확보하고, 유이크의 오프라인 판매망 구축을 위한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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