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산업의 경쟁이 모델 개발에서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는가로 확대되고 있다. GPU와 NPU 등 AI 가속기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서 기업들은 장비 확보뿐 아니라 자원 활용률과 운영 비용, 서비스 안정성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AI 모델 학습과 추론, 서비스 운영을 각각 다른 시스템에서 관리할 경우 자원 낭비와 운영 복잡성이 커질 수 있어 통합 관리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장 변화 속에서 AI 인프라 관리·운영 소프트웨어 기업 래블업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며 글로벌 사업 확대 전략을 공개했다.
래블업(대표 신정규)은 19일 기업설명회를 열고 AI 인프라 운영 플랫폼 ‘백엔드닷에이아이(Backend.AI)’의 기술 경쟁력과 코스닥 상장 이후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래블업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신정규 대표 (사진 제공: 래블업)
2015년 설립된 래블업은 GPU와 NPU 등 AI 가속기 자원 관리부터 AI 모델 개발과 학습, 추론·서빙, 에이전트 및 토큰 운영까지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주력 제품인 Backend.AI를 중심으로 기업과 기관의 AI 인프라 운영 효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Backend.AI는 AI 가속기 자원을 여러 작업에 배분하고, 모델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컴퓨팅 환경을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이다. 래블업은 자체 개발한 GPU 분할 가상화 기술과 AI 워크로드 오케스트레이션 엔진, 스토리지 가상화, 기업용 추론 서빙 기술 등을 주요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플랫폼은 엔비디아(NVIDIA), AMD, 인텔(Intel)의 GPU와 국산 NPU 등 11종 이상의 AI 가속기를 지원한다. 기업 내부에 구축하는 온프레미스 환경부터 클라우드, 하이브리드, 폐쇄망까지 다양한 인프라 운영 방식에도 대응한다.
래블업은 자체 기술과 함께 장기간 축적한 실제 운영 경험을 경쟁력으로 강조했다.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KT, KT클라우드, 신한은행, 삼성서울병원 등 주요 기업과 기관을 포함해 국내외 120개 이상의 사이트에서 Backend.AI를 운영하고 있다.
대규모 운영 환경에서의 효율 개선 사례도 공개했다. 회사에 따르면 단일 사이트에서 GPU 2000개 이상을 운영하고 있으며, 특정 운영 사례에서는 GPU 활용률을 기존 30%에서 85%로 높였다. 이는 약 2.8배에 해당하는 수치로, 해당 사례에서 GPU 예산도 40% 절감했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도 인프라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래블업은 업스테이지 컨소시엄에서 NVIDIA B200과 H100 GPU 누적 2500장 이상의 학습 인프라 운영을 지원했다. GPU 장애 대응 시간을 줄이고 대규모 AI 모델 학습의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맡았다.
글로벌 반도체·인프라 기업과의 협력도 이어지고 있다. 래블업은 2018년 엔비디아의 ‘AI Conference Inception Award’를 수상했으며, 2021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초로 ‘DGX-Ready Software Partner’에 선정됐다. 엔비디아 GTC에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 연속 실버 스폰서로 참여했다.
인텔과는 AI 가속기 공동 성능 검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6 OCP Global Summit에서는 인텔 GPU D-시리즈의 생태계 파트너로 참여했다. 데이터 플랫폼 기업 VAST Data와도 AI 추론 최적화를 위한 공동 엔지니어링을 추진하고 있다.
반복매출 94.7%·NRR 131.9%…상장 자금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
래블업은 연간 구독형 라이선스를 중심으로 한 반복매출 구조를 구축했다. 고객사가 GPU를 증설하거나 차세대 GPU로 교체하고 AI 활용 범위를 확대하면 추가 라이선스 매출이 발생하는 ‘랜드 앤드 익스팬드(Land-and-Expand)’ 방식이다.
2025년 기준 전체 매출에서 반복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94.7%다. 최근 2개년 평균 순매출유지율(NRR)은 131.9%를 기록했다. NRR은 기존 고객의 매출 증가와 감소를 반영한 지표로, 100%를 넘으면 기존 고객군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순증가했음을 의미한다.
래블업은 이러한 사업 구조를 기반으로 해외 AI 인프라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데이터 주권과 독자적인 AI 인프라 확보를 중시하는 소버린 AI 수요에 대응해 글로벌 네오클라우드(NeoCloud) 사업자를 핵심 고객군으로 설정했다.
네오클라우드는 AI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GPU 등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클라우드 사업자를 의미한다. 래블업은 미국과 영국, 싱가포르 등의 현지 리셀러 파트너와 협력해 해외 판매망을 확대할 방침이다.
AI 인프라 운영 범위를 확장하는 신규 제품도 공개했다. ‘AI:GO’는 데이터센터 중심의 AI 인프라 관리 기술을 PC와 워크스테이션 등 에지 환경으로 확장한 제품이다.
이와 함께 여러 AI 모델을 통합 관리하는 ‘Continuum Suite’를 선보였다. 해당 제품군은 요청을 적합한 AI 모델로 연결하는 ‘Continuum Router’와 AI 토큰 사용량 및 비용을 관리하는 ‘Continuum Hub’로 구성된다.
래블업은 향후 이들 제품을 통합한 ‘Lablup Token Factory Suite’를 통해 GPU 자원 관리부터 모델 추론, 토큰 사용량과 비용 관리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기존 AI 인프라 운영 소프트웨어를 AI 서비스 운영 전반으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코스닥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연구개발 고도화와 글로벌 시장 확대, 인프라 확충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GPU와 NPU 등 다양한 AI 가속기 지원을 강화하고 북미와 일본, 동남아시아, 유럽, 중동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신정규 래블업 대표는 “래블업은 지난 10여 년간 축적한 독자적인 AI 인프라 운영 기술과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 경쟁력을 검증해왔다”며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GPU 중심의 인프라 관리에서 AI 모델과 토큰 운영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 글로벌 AI 인프라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래블업의 총 공모주식수는 218만 주이며, 희망 공모가 범위는 1만9000~2만2000원이다. 이에 따른 총 공모 예정 금액은 414억~480억원이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10월 13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되며, 일반투자자 청약은 10월 22일부터 23일까지 실시된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공모가는 수요예측 결과를 거쳐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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