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리더가 여러 구성원과 정기적으로 원온원(1on1)을 진행하다 보면 지난번 누구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고, 무엇을 하기로 했는지 모두 기억하기 쉽지 않다. 업무의 결과는 여러 형태로 남지만 그 과정에서 구성원과 나눈 이야기와 약속은 상대적으로 놓치기 쉽다.
김경민 리버스마운틴 대표가 주목한 것도 업무 과정에서 오가는 대화다. 구성원이 어떤 일을 맡고 있는지, 무엇을 어려워하는지, 앞으로 어떤 부분을 발전시키고 싶은지는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문제는 한 번 나눈 이야기를 기억하고 이후의 업무와 대화에 다시 활용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개발한 ‘오블릿(orblit)’은 원온원의 준비부터 진행, 기록까지 관리하고 지난 대화와 약속을 이후의 업무와 후속 대화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이다.
리버스마운틴 본사에서 만난 김경민 대표
한 번의 면담보다, 이어지는 원온원
김 대표가 생각하는 원온원의 핵심은 한 번의 면담을 잘 마치는 것보다 지난 대화를 다음 업무와 대화로 이어가는 데 있다. 가령 구성원이 특정 역량을 발전시키고 싶다고 이야기했다면 관련 업무 기회가 생겼을 때 이를 떠올리고, 실제 업무를 맡은 뒤에는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살펴 필요한 지원을 함께 찾는 식이다. 각각의 면담을 별개로 두지 않고 구성원의 상황과 업무 변화에 맞춰 이전에 나눈 이야기를 계속 꺼내는 것이 김 대표가 말하는 체계적인 원온원이다.
문제는 한 명의 리더가 여러 구성원을 관리할수록 누구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고 무엇을 약속했는지 기억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오블릿에서는 원온원을 앞두고 구성원이 미리 작성한 내용과 이전 미팅 기록, 지난 액션 아이템을 한곳에서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대화에서 필요한 질문을 준비한다. 리더가 구성원과 다시 마주 앉을 때 지난 이야기를 처음부터 되짚는 대신 어디까지 이야기했고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지부터 대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메모 대신 대화에 집중하고, 필요한 내용은 기록으로
원온원이 시작된 뒤에는 기록보다 대화에 집중하도록 했다. 상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중요한 내용을 기억하고 동시에 메모까지 남겨야 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제 대화를 녹음하고, 원온원이 끝나면 이를 이후에 활용할 수 있는 기록으로 정리한다.
정리된 내용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뿐 아니라 새롭게 나온 액션 아이템과 이전에 정했던 액션 아이템의 진행 여부, 미팅 전에 준비한 질문에 어떤 답변이 나왔는지까지 살펴볼 수 있다. 여러 구성원과 각각 진행한 원온원에서 나온 액션 아이템도 한데 모아 관리할 수 있어 대화에서 나온 약속이 그 자리에서 끝나지 않도록 했다.
기록은 다음 원온원을 준비하는 자료이면서 리더 자신의 대화 방식을 돌아보는 자료가 되기도 한다. 오블릿은 리더와 구성원의 발화 비율, 이전에 정한 후속 조치를 확인했는지, 구성원의 상태를 살폈는지, 의견을 묻기 전에 리더가 먼저 답을 제시하지는 않았는지 등 실제 대화에서 나타난 요소를 분석한다. 김 대표도 자신의 원온원을 분석한 결과 예상보다 본인의 발화 비중이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평소에는 알아차리기 어려웠던 자신의 소통 습관을 실제 대화 기록을 통해 확인한 것이다.
리버스마운틴은 원오원 전 과정을 서포트하는 AI 솔루션을 개발했다.
대화가 쌓이면 보이는 리더의 소통 방식
같은 리더의 원온원이 여러 차례 쌓이면 한 번의 대화만으로는 알아차리기 어려웠던 소통 방식도 드러난다. 오블릿은 일정 횟수 이상 축적된 원온원을 종합해 개별 면담에서 나타난 특징 가운데 어떤 부분이 여러 대화에서 반복되는지를 살펴본다. 한 번 말을 많이 했다거나 질문이 적었다는 사실만으로 리더의 소통 방식을 판단하기보다, 여러 차례의 대화를 통해 비슷한 모습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대화 상대에 따른 차이도 함께 볼 수 있다. 같은 리더라도 구성원마다 맡은 업무와 상황, 관계가 다른 만큼 누구와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대화를 풀어가는 모습도 달라질 수 있다. 특정 구성원과의 원온원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과 다른 구성원과의 대화에서 나타나는 모습을 함께 살펴보면 평소에는 인식하기 어려웠던 차이도 발견할 수 있다.
한 번의 원온원이 그날 어떤 이야기를 나눴고 어떻게 대화했는지를 돌아보는 기록이라면, 여러 차례 축적된 원온원은 리더가 구성원들과 어떤 방식으로 소통해왔는지, 상대에 따라 자신의 대화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돌아보는 자료가 된다. 오블릿이 개별 대화 분석에서 나아가 데이터를 누적해 살펴보는 것도 리더가 자신의 소통 방식을 한 번의 면담이 아닌 지속적인 대화 속에서 파악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실제 대화를 앞두고 AI와 먼저 연습한다
이미 나눈 대화를 돌아보는 것과 실제 구성원에게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꺼내는 일은 또 다른 문제다. 업무에 대한 피드백을 전해야 할 때 어떤 말로 시작할지, 상대가 예상과 다르게 반응하면 어떻게 이야기를 이어갈지 고민될 수 있다. 리버스마운틴은 이런 상황에서 실제 구성원과 마주하기 전에 AI를 상대로 대화를 연습할 수 있는 롤플레이 기능을 제공한다.
먼저 업무 스타일을 진단하면 이를 바탕으로 대화 상대의 페르소나가 만들어진다. 실제 팀원이 진단에 참여했다면 해당 구성원의 특성을 반영한 페르소나를 활용할 수도 있다. 여기에 최근 있었던 일이나 앞으로 이야기해야 할 상황을 입력하면 AI와 음성으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질문과 답변을 연습한다. 상대가 예상과 다른 반응을 보였을 때 어떻게 대응하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지도 미리 경험해볼 수 있다.
정기적인 원온원뿐 아니라 피드백이나 업무 조율처럼 구성원과 중요한 대화를 앞둔 상황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상대의 일하는 방식과 성향을 이해하는 것만큼 이를 실제 대화에서 어떻게 풀어낼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오블릿이 지난 대화를 기록하고 분석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나눌 대화까지 연습하도록 만든 배경이다.
대화를 잘하는 일이, 더 행복한 직장생활로 이어지도록
함께 일하는 사람과 많은 시간을 보내더라도 업무상 필요한 이야기만으로 상대를 충분히 이해하기는 어렵다. 같은 행동도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무엇을 어려워하는지 알고 나면 다르게 보일 수 있다. 김 대표가 원온원을 단순한 면담이나 성과관리 도구보다 서로의 일하는 방식을 알아가는 대화로 보는 이유다.
오블릿도 그 대화를 대신하지 않는다. 지난 이야기를 기억하고, 다음 대화를 준비하고, 놓쳤던 약속을 다시 꺼내면서 리더와 구성원이 계속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에 집중한다. 기록과 분석, AI 롤플레이까지 여러 기능을 넣었지만 결국 기술이 향하는 곳은 사람 사이의 대화다.
사람들이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을 조금 더 이해하고 필요한 이야기를 놓치지 않도록 하는 것. 김 대표가 오블릿으로 풀고 싶은 것은 원온원을 한 번 잘하는 방법보다, 함께 일하는 사람과 더 오래 잘 대화하는 방법이다.
* 스타트업 생태계 기자단은 KAIA와 벤처스퀘어가 함께 운영하며 스타트업 현장의 다양한 이야기를 기록합니다.는 방향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The post 대화의 기록을 ‘다음 대화의 근거’로… 리버스마운틴 김경민 대표가 만드는 원온원 appeared first on 벤처스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