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산업에서 인공지능(AI)의 활용 범위가 생산설비 관리와 공정 운영으로 확대되고 있다. 연속적으로 가동되는 화학공정은 온도와 압력 등 운전 조건의 변화가 생산 안정성과 효율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현장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상 징후를 조기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공정 제어 데이터와 설비 이력, 생산 실적을 연계하면 운전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설비 유지보수와 에너지 관리까지 개선할 수 있다. 이수화학이 정부 지원사업을 통해 석유화학 생산 현장에 AI 기반 운전 지원체계와 예지보전 기술을 도입한다.
이수화학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 추진하는 ‘2026년 상생형 인공지능 전환(AX) 선도모델 구축지원사업’의 도입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번 사업을 통해 코오롱베니트와 협력해 연속 화학공정에 특화된 AI 운영체계를 구축하고 생산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다.
이수화학 로고 (자료 제공: 이수화학)
상생형 AX 선도모델 구축지원사업은 대기업이 보유한 제조혁신 역량을 활용해 중소·중견 제조기업의 인공지능 전환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개별 공정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의 제조 운영 전반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선도모델을 구축해 성과를 확산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 사업에서는 코오롱베니트가 주관기업을 맡고 한국생산성본부가 협업기관으로 참여한다. 이수화학은 실제 화학공정의 운영 환경과 현장 데이터를 제공하는 도입기업으로 참여해 AI 기술의 적용 가능성과 운영 효과를 검증한다.
이수화학이 구축하는 핵심 시스템은 AI 기반 공정 운전 지원체계다. 공정 제어 정보와 설비 운전 이력, 생산 실적 등 현장에 축적된 데이터를 통합하고, 시간에 따른 데이터 변화를 분석하는 시계열 AI 모델을 적용한다.
이를 통해 공정 운영 중 발생할 수 있는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고, 운전 조건의 변화가 생산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운전원은 AI가 분석한 정보를 참고해 공정 상태를 판단하고 필요한 대응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연속 화학공정은 설비가 장시간 가동되고 여러 공정 조건이 서로 영향을 주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개별 설비의 상태뿐 아니라 공정 전반의 데이터 흐름을 함께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수화학은 이러한 특성을 반영해 공정 데이터를 연결하고 현장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체계를 마련한다.
AI 운전 조건은 현장 승인 후 적용…설비 관리·탄소 배출량 관리까지 연계
이번 사업에서 주목할 부분은 AI의 분석 결과를 실제 공정 운영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수화학은 AI가 제시한 운전 조건을 사전에 설정된 안전 운전 범위 안에서 검토하고, 운전원의 확인과 승인을 거쳐 활용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한다.
AI가 공정 운전을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방식보다 현장 작업자의 판단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운전원은 공정 조건이 달라지거나 이상 징후가 발생했을 때 AI 분석 결과를 참고해 대응할 수 있으며, 최종 운전 판단에는 기존 안전 기준과 현장 승인 절차가 적용된다.
이와 함께 주요 생산설비를 대상으로 예지보전 체계도 구축한다. 설비의 운전 데이터와 과거 이력을 분석해 이상 징후를 파악하고 유지보수가 필요한 시점을 판단하는 데 활용하는 방식이다.
예지보전은 설비에 고장이 발생한 이후 수리하거나 정해진 주기에 따라 점검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실제 운전 상태를 분석해 유지보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기술이다. 이수화학은 이를 통해 설비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생산 현장의 안정적인 운영을 뒷받침한다는 구상이다.
에너지 사용과 탄소 배출량을 관리하는 체계도 함께 마련한다. 공정 운영 데이터와 에너지 사용 정보를 연계해 생산 과정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를 분석하고, 에너지 효율 개선에 필요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
탄소 배출량 역시 실시간 관리 대상으로 포함된다. 공정별 에너지 사용과 운영 정보를 연결해 배출 현황을 파악하고, 향후 에너지 절감과 탄소 배출 저감 활동에 활용할 수 있는 관리 기반을 구축한다.
이번 사업은 AI 기반 공정 운전 지원과 설비 예지보전, 에너지·탄소 관리를 하나의 제조 운영체계로 연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각각의 데이터를 별도로 관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생산 현장의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운영 판단에 활용하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다.
다만 실제 생산 효율 향상이나 에너지 절감 효과는 시스템 구축 이후 현장 적용과 검증 과정을 거쳐 확인할 수 있다. 이수화학은 우선 AI 기반 운전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실제 공정에 적용하면서 운영 안정성과 효율성 개선 여부를 점검할 방침이다.
이수화학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AI 기반 운전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실제 적용 과정에서 공정 운영의 안정성과 효율성 개선 효과를 확인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AI 활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제조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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