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기술의 활용 범위가 산업 현장을 넘어 의료 재활과 일상생활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사람의 움직임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은 고령화와 재활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로 관심을 받고 있다. 기존의 외골격 로봇이 단단한 프레임과 구동장치를 중심으로 발전했다면, 최근에는 의복처럼 착용할 수 있는 소프트 엑소슈트(Soft Exosuit)를 통해 무게와 착용 부담을 줄이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웨어러블 로봇 기업 휴로틱스는 의료용 보행 재활 로봇의 상용화 경험을 바탕으로 일상 보행 보조와 피지컬 AI 분야까지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웨어러블 로봇 기업 휴로틱스(대표 이기욱)는 2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주도했으며, 누적 투자 유치액은 335억원을 넘어섰다.
휴로틱스는 2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사진 제공: 휴로틱스)
기존 투자사인 스톤브릿지벤처스, 중소기업은행, 아주IB투자, 원익투자파트너스 등이 후속 투자에 참여했다. 신규 투자자로는 미래에셋벤처투자를 비롯해 대웅, 네이버, 롯데 등 헬스케어·유통·IT 분야의 전략적 투자자(SI)가 합류했다.
휴로틱스는 전략적 투자자들과 병원 공급 및 유통망 확대, 해외 시장 진출, 데이터·소프트웨어 플랫폼 고도화 등에서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의료기관 중심의 보행 재활 시장에서 확보한 기술과 사업 경험을 일상 보행 보조 분야로 연결한다는 전략이다.
휴로틱스는 2022년 7월 중앙대학교 기계공학부 이기욱 교수가 설립한 소프트 엑소슈트 전문 기업이다. 이 대표는 미국 하버드대학교 위스(Wyss) 연구소에서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워리어 웹(Warrior Web)’ 프로젝트에 참여해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을 연구했다. 이 대표가 제1저자로 참여한 걷기·달리기 지원 웨어러블 로봇 연구는 2019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표지 논문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의료용 H-Medi에서 일상 보행 H-Care로…피지컬 AI 플랫폼 확장
휴로틱스의 주력 제품인 ‘에이치메디(H-Medi)’는 식품의약품안전처 2등급 조합의료기기 인증을 받은 의료용 보행 재활 소프트 엑소슈트다. 근육 수축 원리를 모사한 케이블·텐던 구동 기술을 적용해 의복처럼 착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센서가 착용자의 보행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필요한 만큼의 보조력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착용자가 스스로 근육을 사용하면서 보행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특징이다.
에이치메디는 2025년 9월 상용화 이후 신촌세브란스병원, 중앙대학교병원, 고려대학교병원 등에 도입됐다. 지난 6월에는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시카고(UIC)에 수출돼 뇌졸중 환자의 재활 연구와 물리치료사 교육에 활용되고 있다. 휴로틱스는 의료기관과의 임상 연구를 통해 제품 관련 근거를 축적하는 한편 일본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연구개발과 임상, 양산을 연결하는 조직도 구축했다. 전체 임직원 약 47명 가운데 약 45%가 석·박사 인력이다.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 출신 김동수 최고사업책임자(CMO)가 임상 현장의 요구를 제품에 반영하고, 삼성전자·현대차그룹 임원 출신 한승훈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중심으로 제품 개발과 양산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에 확보한 투자금은 에이치메디의 해외 인허가와 유통망 확대, 일상 보행 보조 로봇 ‘에이치케어(H-Care)’의 개발 및 양산에 투입된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재활 로봇을 넘어 일상생활에서 보행을 보조하는 제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다.
중장기적으로는 웨어러블 로봇을 통해 수집하는 움직임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보행 알고리즘을 개발할 계획이다. 근감소와 낙상 위험을 예측하는 소프트웨어 서비스도 개발 대상으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하드웨어 중심의 웨어러블 로봇 사업을 착용형 피지컬 AI 데이터 플랫폼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이기욱 휴로틱스 대표는 “병원에서 시작된 움직임의 회복이 일상 속 건강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번 투자로 에이치메디의 글로벌 확산과 에이치케어의 상용화를 가속화하고, 피지컬 AI를 결합해 일상에서도 건강을 챙겨주는 웨어러블 로봇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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