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의 숙박 수요가 호텔과 관광 중심의 단기 체류에서 현지 생활을 경험하는 중장기 체류로 다양해지고 있다. 일주일에서 수개월 동안 머무는 방문객에게는 호텔의 숙박비 부담과 일반 월세의 높은 보증금, 장기 계약 조건이 모두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수요를 겨냥한 단기임대 플랫폼에서는 외국인 이용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숙소를 찾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언어와 신원확인, 계약 및 결제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도 해외 이용자 확보의 주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단기임대·한달살기 플랫폼 리브애니웨어(대표 정규호)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외국인 이용자의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0배 증가했다. 리브애니웨어 자체 집계에 따르면 전체 거래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약 3%에서 올해 20%대로 상승했다. 특히 지난 9월에는 외국인 거래액 비중이 29%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2.5%였던 외국인 거래액 비중이 약 1년 8개월 만에 전체 거래액의 3분의 1에 가까운 수준으로 높아진 것이다.
리브애니웨어의 외국인 거래액 비중 추이. 전체 거래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 1월 2.5%에서 2026년 9월 29%로 상승했다. (자료 제공: 리브애니웨어)
전체 사업 성장에서도 외국인 계약의 기여도가 커졌다. 올해 리브애니웨어의 전체 거래액은 전년 대비 37% 증가했으며, 거래액 증가분 가운데 69%가 외국인 계약에서 발생했다. 외국인 이용자는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프랑스, 호주, 싱가포르, 독일, 일본 등 약 90개국에 분포해 있다. 국적별로는 미국과 캐나다 이용자가 전체 외국인 이용자의 33%를 차지했다. 반면 중국 이용자 비중은 1.5%로 집계됐다.
회사는 이러한 이용자 구성이 일반적인 방한 관광객의 국적별 분포와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 관광보다 한국에서 일정 기간 거주하며 생활하려는 외국인이 주요 고객층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계약 기간에서도 중장기 체류 성향이 확인됐다. 전체 외국인 계약 가운데 44%는 2주 이상 체류하는 계약이었으며, 한 달 이상 머무는 계약도 20%를 차지했다. 이미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이용도 나타났다. 한국 휴대전화 번호로 가입한 외국인 이용자의 계약은 전체 외국인 계약의 10%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외국인 계약이 집중돼 있지만 비수도권에서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부산 지역의 외국인 계약은 전년 동기 대비 7배 증가했으며, 수도권 외 지역 전체에서는 3배 늘었다.
리브애니웨어는 서울 외 지역에서도 일정 기간 머무를 수 있는 주거 공간에 대한 외국인 수요가 형성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회사는 이러한 성장의 배경으로 호텔과 일반 임대주택 사이에 존재하는 중장기 체류 수요를 꼽았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방한 외국인은 약 128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다만 방한 관광객 증가가 곧바로 단기임대 수요 증가로 연결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리브애니웨어는 호텔의 장기 숙박 비용과 일반 월세의 보증금 및 계약 기간 부담이 외국인의 단기임대 이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여권·체류자격 검증 도입…AI 검색과 자동 번역으로 계약 장벽 낮춰
리브애니웨어는 외국인 이용자의 증가에 대응해 숙소 운영자와 이용자 양측의 계약 편의성을 개선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신원인증 전문기업 토모로우와 협력해 외국인 여권 및 체류자격 검증 시스템을 도입했다. 외국인 이용자가 플랫폼에서 신원인증을 진행하면 숙소를 제공하는 호스트는 검증된 이용자 정보를 바탕으로 계약을 검토할 수 있다. 한 번 인증을 완료한 외국인 이용자는 이후 계약 과정에서 추가 서류 제출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외국인에게 숙소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신원확인 부담을 줄이고, 이용자의 반복적인 서류 제출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기능이다.
숙소 검색과 계약 과정에도 AI 및 다국어 기술을 적용했다. 리브애니웨어는 이용자가 원하는 조건에 맞춰 숙소를 찾을 수 있는 AI 기반 검색 기능과 호스트·게스트 간 자동 번역 채팅을 지원한다.
지난해 도입한 해외 카드 결제 기능과 영어·중국어·일본어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외국인 이용자는 앱에서 숙소를 검색하고 호스트와 대화한 뒤 영문 계약과 결제까지 진행할 수 있다.
일반적인 국내 임대차 계약에서는 언어 차이와 결제 수단, 보증금 조건 등이 외국인 이용자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리브애니웨어는 숙소 탐색부터 계약 체결까지 필요한 절차를 플랫폼 안에서 연결해 이러한 불편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규호 리브애니웨어 대표는 “외국인에게 한국은 더 이상 들렀다 가는 곳이 아니라 직접 살아보는 곳이 됐다”며 “첫 체류가 좋은 기억으로 남으려면 호스트는 안심하고 집을 내줄 수 있어야 하고, 게스트는 언어와 결제 장벽 없이 집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리브애니웨어는 앞으로 외국인 신원인증 적용 국가를 순차적으로 확대하고, 부산 등 비수도권 지역의 호스트 모집과 매물 확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확보한 외국인 단기임대 거래 경험을 바탕으로 아시아 주요 도시로의 서비스 확장도 준비하고 있다.
리브애니웨어는 일주일 이상 머무는 단기임대와 한달살기에 특화된 플랫폼으로, 현재 약 90개국의 외국인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회사는 다국어 서비스와 신원인증, 결제 기능을 기반으로 국내외 중장기 체류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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