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업무를 대신하는가, 아니면 업무 자체를 다시 설계하는가”
황차동 아이피나우 대표가 던지는 질문은 최근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추진하는 AI 도입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생성형 AI를 도입하는 기업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실제 생산성 혁신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황 대표는 그 이유를 기술이 아닌 업무 구조에서 찾는다.
“AI를 몇몇 업무에 붙이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업무 흐름 전체를 분석하고 자동화 가능한 구조로 재설계해야 비로소 AX(AI Transformation)가 시작됩니다.”
30여 년간 특허와 기술사업화 분야에 몸담아온 그는 하이닉스반도체와 팬택 등을 거쳐 창업에 나섰다. 아이피나우 역시 처음에는 지식재산(IP) 관리 플랫폼 기업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현재 회사가 집중하는 영역은 특허 관리가 아니다. 기업과 공공기관의 업무 워크플로우 전체를 자동화하는 AX 플랫폼 ‘NOW AX’가 새로운 성장축이다.
황 대표는 “IP는 출발점이자 하나의 응용 분야일 뿐”이라며 “지금의 핵심은 기업의 업무 자체를 시스템화하는 AX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황차동 아이피나우 대표는 “앞으로 기업 경쟁력은 어떤 AI를 도입했느냐보다 조직의 지식과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시스템화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업무 단위가 아니라, 업무 흐름 전체를 자동화하다
NOW AX는 최근 등장한 개념이 아니다. 아이피나우가 4년 전부터 개발해 기업과 공공기관 현장에 실제로 구축·운영해 온 업무자동화 플랫폼이다.
황 대표가 강조하는 차별점은 자동화의 범위에 있다. 기존 AI 서비스들이 문서 작성이나 검색, 요약처럼 특정 업무를 지원하는 기능에 집중했다면, NOW AX는 업무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전체 흐름을 자동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예를 들어 육류 수입 업무라면 공급처 확인부터 계약, 서류 검토, 통관, 검역, 물류, 정산, 보고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자동화 대상이 된다. 생산관리 업무 역시 발주와 생산 공정, 품질관리, 재고 관리, 납품, 보고서 작성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할 수 있다. 채용 분야에서도 채용 공고 등록부터 지원자 접수, 서류 검토, 면접 일정 조율, 평가, 합격 통보, 입사 서류 관리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다.
기존 시스템이 기업이 플랫폼에 맞춰 업무 방식을 바꾸도록 요구하는 구조였다면, NOW AX는 반대로 기업의 실제 업무 방식에 맞춰 플랫폼을 구성하는 방식을 지향한다.
이를 위해 아이피나우는 필요한 기능을 블록처럼 조합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다. 각각의 기능은 독립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하나의 업무 흐름을 완성한다. 또한 NOW AX Studio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업무 절차를 보다 빠르고 직관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아이피나우 홈페이지 캡처
IP 전문성은 출발점, 현재의 핵심은 AX 플랫폼
아이피나우는 지식재산(IP) 관리 서비스를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 특허와 상표를 보다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연차료 납부 관리와 유지·포기 여부 판단, 기술사업화 가능성 분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장의 신뢰를 쌓아왔다.
하지만 현재 아이피나우의 사업 방향은 IP 관리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IP는 다양한 활용 분야 가운데 하나일 뿐이며, 핵심은 NOW AX를 통해 여러 산업과 조직에 적용할 수 있는 업무자동화 플랫폼을 제공하는 데 있다.
황 대표는 “IP 분야에서 축적한 경험은 복잡한 전문 업무를 체계적으로 구조화하고 자동화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됐다”고 설명한다.
특허 업무는 방대한 자료를 다뤄야 할 뿐 아니라 전문적인 판단과 정확한 절차 관리가 요구되는 분야다. 아이피나우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기관과 기업은 물론 병원, 교육기관, 협·단체, 제조업, 수입·유통업 등 다양한 영역으로 AX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데이터와 업무를 함께 설계하는 AX 플랫폼
황 대표가 바라보는 AX는 단순한 업무 자동화에 그치지 않는다.
기업 내부에는 특허와 논문, 공공기술 데이터, 각종 문서와 업무 매뉴얼 등 방대한 정보가 존재한다. 그러나 많은 조직이 이러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채 담당자의 경험과 노하우에 의존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NOW AX는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업무 목적에 맞게 정리하고 연결해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사내 문서나 매뉴얼, 기술 자료 등을 통합해 관리하면 AI가 관련 정보를 찾아 답변하거나 실제 업무 수행에 활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아이피나우는 기업 내부 데이터를 AI가 보다 정확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기술이다. 이는 AI가 학습된 지식만으로 답변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보유한 최신 문서와 데이터를 직접 찾아 참고한 뒤 답변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보다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업무 지원을 가능하게 한다.
최근 아이피나우는 공공기술 데이터와 실제 업무 절차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데이터 관리와 업무자동화 기술을 함께 고도화하고 있다. 단순히 AI를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업무 흐름까지 함께 설계함으로써, 실제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황 대표는 “AI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업무 구조와 데이터 구조가 먼저 정리돼 있어야 한다”며 “업무와 데이터를 함께 설계해야 실제 실행 가능한 자동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황차동 아이피나우 대표. 그는 생성형 AI를 개별 업무에 적용하는 수준을 넘어 업무 흐름 전체를 재설계하는 AX(AI Transformation)가 기업 혁신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AX 시대, 경쟁력은 시스템에 있다
황 대표는 앞으로의 기업 경쟁력이 AI 모델 자체에 있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조직 내부의 업무를 얼마나 체계적으로 정의하고, 얼마나 빠르게 시스템화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기업 안에는 수많은 지식과 경험이 존재하지만 대부분 개인에게 머물러 있습니다. AX 시대에는 이것을 조직의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는 업무가 구조화돼야 AI도 정확하게 작동하고, 자동화 역시 지속적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아이피나우는 공공기관과 협·단체, 병원, 교육기관, 스타트업, 중소기업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산업별 특성에 맞는 버티컬 AX 모델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국내에서 축적한 업무자동화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황 대표는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시대가 아니라, 조직의 지식과 업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시스템화하느냐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한다. 뛰어난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던 조직과 지식이 시스템으로 축적되고 연결될 때 비로소 AI의 가치도 극대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기업의 경쟁력은 얼마나 뛰어난 AI를 도입했느냐가 아니라, 조직의 지식과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축적하고 업무를 시스템으로 전환했느냐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NOW AX는 단순한 자동화 도구가 아니라 기업과 공공기관의 업무 방식을 AX 기반으로 재설계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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