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0만개 매장으로 확장…리테일에 집중
-여권 스캔 한 번으로 끝나는 즉석 택스리펀, 외국인 매출을 키우다
-여러 지점에 흩어진 고객을 한 명으로 묶어, 적립부터 자동 마케팅까지
–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성장해 ‘유니콘’되겠다”
페이히어가 처음 풀려고 한 문제는 매장에서의 카드 결제였다. 그전에는 주문을 받는 포스와 카드를 긁는 결제 단말기를 따로 설치해야했고 그마저도 복잡한 계약과 방문 설치를 거쳐야 들일 수 있었다. 페이히어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앱을 깔고 무선 카드 단말기만 연결하면 주문부터 카드 결제까지 한 번에 끝나도록 했다. 무겁고 값비싼 전용 단말기를 손안의 기기 속 앱으로 대체한 국내 최초의 클라우드 포스다. 페이히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키오스크와 테이블오더, 웨이팅, 고객 관리, 주방 디스플레이(KDS)까지, 매장마다 흩어져 있던 기능을 하나로 묶었다. 주문·결제·예약·정산이 한 시스템에서 해결되니 여러 업체와 따로 계약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결제에서 출발한 페이히어가 ‘매장에 필요한 모든 것’으로 불리는 이유다.
마케팅도 그중 하나다. 페이히어는 네이버 플레이스와 연동해 결제 데이터를 네이버 지도의 리뷰·혜택 정보에 자동 반영하고, 당근과 제휴해 동네 상권 노출과 당근페이 결제를 지원했다. 여러 지점에 흩어진 적립 내역을 한 명의 고객으로 묶어 보는 ‘고객 통합 관리’ 기능도 갖췄다. 결제로 쌓인 데이터가 마케팅과 단골 관리로 이어지며, 매장 운영의 처음과 끝을 하나로 연결했다. 실제로 페이히어로 포인트를 적립한 고객은 누적 960만 명을 넘었고, 이 가운데 약 300만 명이 최근 1년 사이 새로 늘었다. 하루 평균 8,200여 명이 페이히어를 통해 매장과 처음 만나고 있다.
결제부터 마케팅까지 하나로 끝나는 구조에 시장이 반응했다. 현재 8만 7,000곳이 페이히어를 쓴다. 누적 가맹점은 2023년 4만 7,000곳을 넘어선 뒤 2024년 6만 곳, 2025년 상반기 7만 2,000곳을 차례로 돌파했다. 해마다 1만여 곳, 하루 40곳 가까이가 새로 합류하는 셈이다. 시작은 음식점이었지만, 지금은 도소매·미용·교육·의료까지 한국 자영업의 5대 업종을 두루 아우른다. 올해 목표는 10만 곳이다.
10만은 끝이 아니다. 페이히어가 그리는 다음 목표는 ‘해외에서 통하는 소프트웨어 회사’로 성장해 ‘유니콘’이 되는 것이다. 페이히어 박준기 대표를 만나 페이히어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먼저 창업 7년을 지나며 체감한 시장의 변화를 물었다.
페이히어 박준기 대표
Q. 7년 전 페이히어를 시작할 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시장 변화가 있나요?
“시장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창업 무렵만 해도 매장 운영에는 이렇다 할 혁신이 없었어요. 윈도 전용 프로그램이 당연하던 시절에, 페이히어가 웹 기술로 포스를 가장 먼저 선보였습니다. 윈도든 맥OS든 가리지 않고 작동하는 포스, 그게 출발점이였어요. 오래된 기술에 머물러 있던 포스 시장이 빠르게 발전했고, 정체돼 있던 시장에 비로소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단말기 제조사부터 클라우드 포스 업체까지 경쟁사가 많아졌지만 페이히어가 ‘최초’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간편성, 통합 운영, 확장성으로 10만 매장 향한다
페이히어의 경쟁력은 간편성과 안정성이다. 페이히어는 포스를 도입할 때 으레 따라붙던 복잡한 계약과 방문 설치를 없앴다. 온라인으로 가입하고 앱을 내려받으면 끝이다. 포스·키오스크·테이블오더·웨이팅·KDS·고객관리 같은 필요한 기능은 포스 화면에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처럼 골라 구독할 수 있다. 언제든지 무선 카드 단말기 하나와 휴대폰만 있으면 바로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다. 페이히어는 이러한 간편함을 무기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페이히어 (사진제공=페이히어)
페이히어은 클라우드 기반이다. 포스를 중심으로 웨이팅, 테이블오더, 마케팅이 하나로 연결돼 실시간으로 함께 돌아간다. 어느 테이블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그 자리에서 매출과 재고, 적립 내역에 곧바로 반영되고, 사장님은 매장에 없어도 휴대폰으로 어느 매장이 얼마를 팔았는지 실시간으로 들여다 볼 수 있다. 모든 데이터가 매장 기기가 아니라 클라우드에 쌓이니, 단말기가 고장 나거나 새 기기를 들여도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다.
“시중의 적지 않은 포스는 주문 기기, 결제기, 주방 화면을 따로따로 잇다 보니, 중간에 데이터가 새거나 주문을 놓치는 일이 생깁니다. 한 군데만 연결이 끊겨도 매장 전체가 멈추죠. 하지만 처음부터 클라우드 기반인 페이히어에서는 그런 사고가 거의 없습니다.”
빠른 업데이트도 강점이다. 클라우드 기반이라 매장을 일일이 방문하지 않고도 새 기능을 한 번에 적용할 수 있다. 최근 1~2년 사이 AI 기반 품절 예측과 재고 관리, 네이버 리뷰·당근 연동, AI 지출장부 같은 기능이 잇따라 더해졌다. 사장님 입장에서는 한번 들여놓은 포스가 시간이 갈수록 더 좋아지는 셈이다.
“사장님들이 하는 일을 들여다보면 정말 제각각이지만, 비슷한 공통 요소만 잘 만들면 여러 업종을 한꺼번에 잘 해낼 수 있어요. 결국 단순하게 보면, 물건을 파는 사장님이 있고 그걸 사는 고객이 있죠. 그 고객을 어떻게 관리해서 다시 오게 하느냐, 그게 모든 판매자의 핵심이에요.”
페이히어는 어느 매장에나 공통으로 필요한 기능을 ‘코어’라는 하나의 기본 골격으로 만들었다. 음식점이든 미용실이든 똑같이 쓰는 주문·결제·고객 관리가 여기 담긴다. 그 위에 업종별 기능만 옷처럼 갈아입힌다. 도소매라면 재고·바코드를, 미용실이라면 예약을 얹는 식이다. 새 업종으로 확장할 때 그만큼 개발 비용과 시간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간편한 도입은 포스를 처음 들이는 영세 매장의 문턱을 낮추고, 클라우드 기반의 통합 운영은 한번 사용한 매장이 계속 사용하게 붙든다. 업종을 가리지 않는 확장성은 음식점을 넘어 도소매·미용·교육·의료까지 새로운 시장을 열어준다. 10만 매장이라는 목표를 떠받치는 동력도 여기에 있다.
개별 매장에서 프랜차이즈 본사까지
페이히어는 올해 리테일을 정조준하고 있다. 도소매는 음식점과 달리 재고와 입출고, 바코드, 수발주처럼 ‘상품을 다루는’ 기능이 매장 운영의 중심이다.
“리테일용 포스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드물고, 과거 SI 방식에 머문 탓에 중소형 매장에 맞는 기술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했어요. 음식점 포스가 지난 몇 년간 빠르게 진화하는 동안, 도소매는 여전히 낡은 방식에 머물러 있습니다.”
페이히어는 바로 이 영역을 본격적으로 채워나갈 계획이다. 상품을 등록하고 바코드로 빠르게 스캔·결제하는 일부터, 입출고와 재고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품절과 과재고를 줄이는 일, 발주·정산까지 한 화면에서 처리하는 일까지, 리테일에 필요한 기능을 차례로 개발해 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선보인 ‘페이히어 비즈니스’는 다점포·프랜차이즈를 겨냥한 B2B 솔루션으로 개별 포스기 중심의 분산 운영에서 벗어나, 본사가 여러 매장의 매출·고객·운영을 실시간으로 통합 관리하도록 설계됐다. 신상품이나 가격 정책을 클릭 한 번으로 전 매장에 일괄 적용할 수도 있다.
‘택스리펀’으로 도소매 매장의 외국인 결제 늘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2025년 2,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들의 지갑이 백화점과 면세점을 넘어 동네 도소매·화장품 매장까지 닿으면서, 외국인 매출은 작은 매장에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그러나 구매 시점에 부가세를 바로 깎아주는 즉시환급은 별도 대행사와 계약하고 전용 장비까지 갖춰야 해, 정작 외국인 손님을 맞는 동네 매장에는 문턱이 높았다.
박 대표는 관광객 증가를 내다보고 2023년 부가세 환급 서비스 ‘TRS(Tax Refund Service)’를 선보였다. 페이히어는 이 과정을 포스 안에서 ‘한 방에’ 끝낸다. 카드 단말기 ‘페이히어 터미널’의 카메라로 여권을 스캔하면 정보가 자동 입력되고, 결제 금액에서 부가세가 곧바로 빠진다. 공항에서 따로 돌려받는 번거로움 없이, 매장에서 바로 할인 효과를 누리는 것이다.
성과는 수치로 드러난다. 지난해 말 기준 페이히어 터미널을 통한 총 환급액은 전년 대비 약 2.7배로 늘었고, TRS를 도입한 도소매 가맹점의 외국인 매출은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외국인 매출을 키우는 장치이면서, 동시에 페이히어의 매출을 끌어올린 숨은 동력인 셈이다.
“외국인 관광객은 앞으로도 계속 늘텐데, 그 매출을 동네 매장까지 끌어오는 기능을 꾸준히 강화하려고 합니다. 환급을 넘어 외국인 손님의 결제와 재방문까지 잡을 수 있도록 계속 키워갈 계획입니다.”
택스리펀 서비스 (사진제공=페이히어)
고객 통합 기능 고도화
“페이히어는 매장 운영 툴이에요. 사장님이 매장을 편하게 운영하게 하는 게 핵심입니다. 그 중 하나가 고객 관리입니다.”
올해 페이히어는 매장과 채널마다 흩어져 있던 고객을 한 명으로 묶어내는 ‘고객 통합’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페이히어의 고객 관리 서비스는 별도 앱이나 추가 시스템 없이 포스에 연동된다. 결제 후 고객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고객 등록과 포인트 적립이 한 번에 처리되고, 곧바로 카카오 알림톡으로 적립 현황과 전자영수증이 전송된다. 여기 쌓인 데이터는 총 고객 수, 신규 유입률, 재방문율 같은 지표로 정리돼, 사장님이 고객 패턴을 읽고 마케팅 전략을 세우도록 돕는다. 이렇게 페이히어를 거쳐 포인트를 적립한 고객은 누적 960만 명을 넘어섰고, 그중 약 300만 명이 최근 1년 사이 더해졌다.
그동안 같은 손님이 A 지점에서는 단골로, B 지점에서는 신규 고객으로 따로 잡히던 문제가 있었다. 페이히어는 어느 지점에서든 포인트를 적립하고 쓸 수 있는 통합 멤버십을 구축했다. 본사는 여러 지점의 고객 데이터를 묶어 숨은 VIP를 발굴하고, 구매 성향·재방문 패턴을 분석해 맞춤 메시지를 보낸다. 개별 매장이 아니라 ‘브랜드 전체의 고객’을 한 화면에서 보게 만드는 것이다.
“사장님들을 만나보니 소비자가 네이버 리뷰를 보고 오는데, 정작 리뷰 남기는 과정이 너무 번거로워했어요.”
페이히어는 2025년 6월 네이버 플레이스 리뷰를 연동한 데 이어, 업계 최초로 당근 비즈프로필과 손잡았다. 영수증을 찍어 올리고 확인하던 번거로운 리뷰 과정이 페이히어에서 간단히 끝난다. 카페에서 결제하고 나가면 포인트가 쌓이고, 자연스럽게 네이버 리뷰 작성으로 이어진다. 테이블오더에서는 QR을 찍는 것만으로 영수증 리뷰가 작성된다. 온라인에서나 가능하던 ‘결제 보증 기반 리뷰’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가져온 셈이다. 포스에서 메뉴나 가격을 고치면 네이버 지도에 실시간 반영되며, 최근에는 플레이스·지도 안에서 쿠폰과 포인트를 운영하는 CRM 연동까지 더해졌다.
당근과의 협업으로 ‘동네 상권 마케팅’이 열렸다. 사장님이 비즈프로필을 만들어 매장을 등록하면 같은 동네 이웃 고객과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곧바로 리뷰까지 남길 수 있다. 가까운 손님을 단골로 바꾸는 하이퍼로컬 마케팅을, 결제·운영 도구 안에서 가능하게 한 것이다.
페이히어는 고객 통합 데이터를 위해 다른 빅테크와도 협업 중이다.
유니콘을 향하여
3년 뒤면 페이히어는 창립 10주년을 맞는다. 3년 뒤 페이히어가 그리는 비전은 하나다. ‘해외에서 통하는 소프트웨어 회사’로 성장해 ‘유니콘’에 올라서는 것이다.
페이히어는 2023년 동남아 시장의 문을 한 차례 두드려봤다.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며칠 만에 1,000~2,000명이 가입할 만큼 반응이 뜨거웠고, 현지 결제 연동과 하드웨어 인증만 갖추면 해외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최근 K-컬처와 K-뷰티를 앞세워 해외로 나가는 한국 기업이 늘면서, 페이히어도 글로벌 진출을 본격적으로 모색 중이다. 본격적인 진출 시점은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로 보고 있다. 이렇게 해외에서 통하는 소프트웨어 회사로 올라서서 ‘유니콘’으로 성장하는 것이 페이히어가 그리는 그 다음 챕터의 모습이다.
‘We make the future(우리가 미래를 만든다)’
매장이 카드를 받으려면 카드사의 가맹점이 돼야 하는데, 과거에는 대포가맹점 등을 막기 위해 포스 사업자나 카드사가 직접 매장을 찾아 실사하도록 시행령에 못 박혀 있었다. 전국 매장을 일일이 돌아다녀야 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였다. ‘계좌도 비대면으로 만드는데, 카드 가맹은 왜 안 되느냐’라는 문제의식에서 페이히어는 사장님이 앱으로 매장 사진과 짧은 영상을 보내면 진위를 확인하는 방식을 만들었다. 2020년 11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첫발을 뗐고, 2024년 10월에는 소상공인의 편의성을 인정받아 규제개선 요청이 받아들여졌다. 관련 법령 개정도 진행 중이다.
제도가 가로막으면 제도를 바꿔서라도 길을 냈다. 이 집요함은 페이히어가 내건 한 문장으로 담겼다.
‘We make the future’, 우리가 미래를 만든다.
이 미션이 품은 뜻은 미래를 기다리거나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들어낸다는 데 있다. 윈도에 갇혀 있던 포스를 클라우드로 열고, 사람이 직접 돌아다녀야 했던 카드 가맹을 비대면으로 바꾼 7년이 그 증거다. 누구도 손대지 않던 영역에 가장 먼저 질문을 던질 때마다, 페이히어가 만든 변화는 곧 업계의 다음 표준이 됐다. 카운터 위 거대한 기계를 사장님의 손바닥으로 옮겨온 회사가, 이제는 ‘포스 회사’라는 이름표를 벗고 ‘매장의 미래’ 그 자체를 만들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변화 없던 시장에서 변화를 만든 회사가, 다시 한번 그 미래의 첫 줄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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