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웹 개발 언어 PHP에서 심각도가 높은 보안 취약점 2건이 공개되면서 기업들의 긴급 점검 필요성이 제기됐다. 관련 위험에 노출된 인스턴스는 전 세계적으로 약 2200만 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공격자가 취약점을 분석하고 공격에 활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면서 기존의 소프트웨어 패치 중심 대응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팔로알토 네트웍스는 취약한 자산을 사전에 식별하고 실제 패치가 완료되기 전에도 공격을 차단할 수 있는 자동화된 보안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사이버보안 기업 팔로알토 네트웍스는 최근 공식 블로그와 보안 연구 조직 유닛42(Unit 42)의 위협 분석을 통해 PHP의 고위험 취약점 2건과 이에 따른 대응 전략을 공개했다.
팔로알토 네트웍스 로고
이번에 다룬 취약점은 CVE-2026-109618과 CVE-2026-109619다. 팔로알토 네트웍스에 따르면 두 취약점은 공통 취약점 평가 시스템(CVSS) 기준 9.2점의 심각도를 갖는다. CVSS는 소프트웨어 취약점의 기술적 심각도를 평가하는 지표로, 9.2점은 최고 수준인 ‘치명적(Critical)’ 등급에 해당한다.
팔로알토 네트웍스는 이번 취약점과 관련해 전 세계 약 2200만 개 이상의 PHP 인스턴스가 잠재적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최근 공개된 넷스케일러(NetScaler) 취약점의 잠재적 노출 인스턴스 약 5만 개, 비욘드트러스트(BeyondTrust) 취약점의 약 1만6000개와 비교해 상당히 큰 규모다.
PHP는 웹사이트와 웹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널리 활용되는 오픈소스 프로그래밍 언어다. 다양한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구성 요소에 사용되는 만큼 보안 취약점이 발생하면 개별 기업을 넘어 광범위한 웹 서비스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팔로알토 네트웍스는 이러한 위험이 프론티어 AI 모델의 발전과 맞물려 더욱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를 활용하면 소프트웨어 코드에서 취약점을 찾아내는 작업이 빨라질 뿐 아니라, 공격자 역시 공개된 보안 패치를 분석해 취약점을 악용하는 코드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취약점 공개 이후 보안 담당자가 영향받는 시스템을 확인하고 패치를 적용하는 동안 공격자가 먼저 악용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회사는 취약점 발견부터 공격 코드의 무기화까지 걸리는 시간이 크게 단축되는 환경에서 수동적인 패치 절차만으로는 충분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취약 자산 식별부터 가상 패치까지…공격 표면 관리 체계 필요
팔로알토 네트웍스가 제시한 첫 번째 대응 과제는 기업이 보유한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노출 자산을 지속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서버와 애플리케이션, 코드베이스, 소프트웨어 공급망에 어떤 구성 요소가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취약점이 공개됐을 때 영향을 받는 시스템을 신속하게 식별할 수 있다.
기업이 관리하는 시스템 가운데 실제 인터넷에서 접근할 수 있는 자산과 공격 경로를 우선적으로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다. 동일한 취약점이 존재하더라도 외부 노출 여부와 접근 권한, 서비스 중요도에 따라 대응 우선순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팔로알토 네트웍스는 공격 표면 관리 솔루션인 ‘코텍스 엑스팬스(Cortex Xpanse)’와 노출 관리 기능을 통해 기업의 외부 노출 자산을 식별하고 위험도를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보안 담당자가 취약점의 심각도뿐 아니라 실제 공격 가능성을 고려해 조치 순서를 결정하도록 지원한다.
두 번째 대응 과제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완료되기 전까지 공격을 차단하는 ‘가상 패치(Virtual Patching)’다. 가상 패치는 취약한 소프트웨어의 코드를 직접 수정하는 대신 네트워크와 보안 장비에서 해당 취약점을 악용하는 공격 시도를 탐지하고 차단하는 방식이다.
기업은 보안 패치가 공개되더라도 서비스 중단 가능성과 시스템 호환성 등을 검토한 뒤 업데이트를 적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가상 패치는 이처럼 실제 패치가 완료되기까지 발생하는 보안 공백을 줄이는 보완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팔로알토 네트웍스는 자체 ‘프론티어 가상 패치(Frontier Virtual Patching)’ 기술이 이번 PHP 취약점의 공개 이전부터 선제적인 보호 기능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차세대 방화벽과 클라우드 보안 서비스 ‘프리즈마 액세스(Prisma Access)’의 지능형 위협 방지(Advanced Threat Prevention) 기능을 통해서도 관련 공격에 대한 보호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AI 도입 과정에서 확대되는 공격 표면에 대한 관리도 강조했다. 기업이 AI 애플리케이션과 관련 인프라를 추가하면서 외부 서비스와의 연결, 데이터 접근 경로, 소프트웨어 의존성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팔로알토 네트웍스는 AI 시스템의 설계와 구축 초기부터 보안 정책을 적용하고, 운영 과정에서도 새로운 취약점과 노출 위험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기존 인프라에 대한 보안 관리와 AI 환경의 접근 통제 및 데이터 보호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보안관제센터(SOC)의 대응 속도 개선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AI를 활용한 공격이 빠르게 진행되는 환경에서는 보안 이벤트를 탐지한 뒤 담당자가 수동으로 분석하고 대응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에 회사는 AI 기반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위협 탐지와 대응에 걸리는 시간을 한 자릿수 수준으로 단축하는 보안 운영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인 시간 단위와 실제 달성 수준은 이번에 제공된 자료에서 제시되지 않았다.
팔로알토 네트웍스의 보안 연구 조직인 유닛42는 글로벌 위협 환경에서 신규 취약점과 공격 동향을 분석하고 관련 위협 인텔리전스를 공개하고 있다. 회사는 이러한 분석을 보안 제품의 위협 탐지 정책과 연계해 고객 환경에서 공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번 PHP 취약점 사례는 널리 사용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보안 위험과 AI 시대의 대응 속도 문제를 함께 드러냈다. 팔로알토 네트웍스는 기업이 취약점 공개 이후 패치를 적용하는 방식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산 식별과 위험도 평가, 공격 차단, 실제 패치 적용을 지속적으로 연결하는 보안 운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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