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이 바뀌고 있다. 사용자가 링크를 클릭하지 않고 AI가 정리한 답변만 받고 이탈하는 ‘제로클릭’이 확산되면서, 기업 웹사이트로 들어오던 자연 검색 트래픽이 줄고 있다. 클릭이 줄자 검색 광고 단가는 오르고, 트래픽을 전제로 짜였던 검색 마케팅의 공식이 흔들린다.
에이네트(Ainnect)를 창업한 손승완 대표는 이 변화를 마케팅 현장에서 먼저 감지한 쪽이다. 넥슨코리아와 라인플러스 등을 거치며 광고·마케팅과 제품 기획을 함께 다뤄온 손 대표는, 운영하던 서비스의 클릭과 트래픽이 동시에 빠지고 광고 단가만 치솟는 상황을 추적하다 ‘제로클릭’이라는 개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손 대표의 진단은 검색 마케팅의 평가 기준 자체가 옮겨 가고 있다는 것이다. 핵심 성과 지표(KPI)가 방문자 수에서 ‘AI 인용률’로 이동하고 있고, AI가 답을 만들 때 자사 웹사이트가 출처로 얼마나 인용되느냐가 곧 노출의 전제가 된다는 설명이다. 스타트업과 마케터, PR 담당자에게 이 변화는 ‘우리 웹사이트가 AI에 읽히는가’라는 질문으로 직결된다.
에이넥트 손승완 대표
SEO와 GEO는 다르다… AI는 질문을 쪼갠다
손 대표는 GEO(생성형 엔진 최적화)를 기존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 위에 새롭게 등장한 또 하나의 레이어로 정의한다. 기술적인 기반은 SEO와 상당 부분 겹치지만, 정보를 찾고 답변을 만드는 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설명이다.
기존 검색엔진은 사용자가 입력한 키워드와 가장 관련성이 높은 웹페이지를 찾아 보여주는 구조였다. 반면 생성형 AI는 하나의 질문을 여러 개의 세부 질문으로 분해한 뒤 각각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종합해 하나의 답변을 만든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아이에게 좋은 우유를 추천해 달라”고 질문하면 AI는 단순히 우유 제품을 검색하지 않는다. 아이의 연령,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 해당 성분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추천 제품, 근거 자료 등 7~8개의 하위 질문으로 나눈 뒤 각각의 정보를 여러 출처에서 가져와 하나의 답변으로 재구성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웹사이트를 만드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손 대표는 말한다. 예전처럼 키워드 하나에 맞춰 긴 글을 작성하는 것보다, AI가 세부 질문별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콘텐츠를 구조화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를 ‘웹사이트를 지식 그래프(Knowledge Graph)처럼 설계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하나의 페이지 안에서도 개념과 근거, 비교 정보, FAQ 등이 명확하게 연결돼 있어야 AI가 해당 콘텐츠를 신뢰할 수 있는 출처로 판단하고 답변에 인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이제 홈페이지는 사람이 읽기 좋은 디자인만으로는 부족하다”며 “AI가 질문을 이해하고 필요한 정보를 쉽게 가져갈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웹사이트가 GEO 시대의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래픽이 아니라 ‘인용률’이 지표다
손 대표는 GEO 시대에 가장 중요한 지표로 ‘AI 사이테이션(Citation·인용률)’을 꼽는다.
그가 말하는 인용률은 단순히 브랜드 이름이 AI 답변에 한 번 언급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생성형 AI가 답변을 만들기 위해 참고한 수십 개의 정보 출처 가운데 자사 콘텐츠가 얼마나 자주, 얼마나 핵심적인 근거로 활용됐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국내 GEO 솔루션 기업을 추천해 달라”고 질문했을 때 AI가 20개의 웹페이지를 참고해 답변을 생성했다고 가정해보자. 이 가운데 에이네트의 공식 홈페이지와 기술 블로그, 보도자료가 여러 차례 근거 자료로 활용됐다면 에이네트의 인용률은 높아진다. 반대로 브랜드명이 답변에 한 번 등장하더라도 실제 근거는 경쟁사 콘텐츠나 외부 리뷰에서 가져왔다면 실질적인 영향력은 낮다고 볼 수 있다.
손 대표는 “AI 검색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홈페이지를 방문했는지보다 AI가 우리 콘텐츠를 얼마나 신뢰하고 답변의 근거로 선택했는지가 더 중요해진다”며 “앞으로는 클릭률(CTR)보다 AI 인용률을 관리하는 기업이 검색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인용률이 높을수록 같은 질문이 반복될 때 AI가 해당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추천할 가능성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결국 홈페이지는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간을 넘어 AI가 읽고 이해하는 데이터베이스 역할까지 수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에이넥트 손승완 대표
손 대표는 이 변화가 단순히 새로운 지표 하나가 생긴 것이 아니라, 검색 마케팅 조직의 평가 방식 자체를 바꾸는 변화라고 본다.
기존 검색 마케팅에서는 홈페이지 방문자 수와 클릭률(CTR), 전환율(CVR)이 핵심 KPI였다.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검색 결과를 클릭해 웹사이트에 들어왔는지가 성과의 기준이었다. 하지만 생성형 AI 검색에서는 사용자가 홈페이지를 방문하지 않아도 AI가 정리한 답변만으로 원하는 정보를 얻고 검색을 끝내는 경우가 빠르게 늘고 있다.
방문자는 줄더라도 AI 답변 안에서 브랜드가 반복적으로 인용되고 추천된다면 실제 구매나 상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 검색의 목적이 ‘클릭’에서 ‘신뢰할 수 있는 답변 제공’으로 이동하면서 기업 역시 AI가 어떤 출처를 선택하는지를 새로운 경쟁력으로 관리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손 대표는 “AI 검색 시대에는 홈페이지 방문보다 AI 답변 안에서 브랜드가 얼마나 신뢰받고 인용되는지가 새로운 경쟁력이 된다”며 “이제 마케터들도 트래픽보다 AI가 우리 브랜드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에이네트의 솔루션은 네 개의 AI 엔진에서 자사·경쟁사 브랜드가 어떤 답변으로, 어떤 출처를 통해 만들어지는지를 추적·진단한다. 여기에 자사 웹사이트를 크롤링해 문제를 짚고 소스코드 수정안을 제시하는 콘텐츠 에이전트까지 더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웹은 AI에 잘 읽히지 않는다
한국 시장의 조건은 글로벌과 다르다고 손 대표는 강조했다. 한국 시장은 네이버 생태계로 인해 웹사이트의 SEO/GEO 최적화가 부족하다. 특히 GEO는 자사 웹사이트와 브랜드 소스가 잘 구축되어 있다면 AI 답변에서의 인용률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GEO최적화가 잘 되어 있지 않다면, AI 가 어쩔 수 없이 외부 출처에서 답변의 재료를 찾을 수 밖에 없으며, 이 과정에서 브랜드에 대한 엉뚱한 답변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손 대표의 설명이다. 
손 대표는 에이네트가 7개 카테고리에서 상위 기업을 추려 약 100곳의 웹사이트를 진단한 결과, ‘AI가 읽을 수 있는’ 사이트의 비중이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고 밝혔다. 특히 패션 부문이 취약했는데, 한국 패션 사이트가 이미지·플래시 위주로 만들어져 뒷단에 텍스트 정보가 거의 없는 탓이라는 진단이다. 국내에도 이미 GEO최적화가 잘 되어 있는 사이트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손 대표는 덧붙였다. 
손 대표는 네이버를 검색 엔진이라기보다 자체 생태계를 갖춘 포털로 규정하며, 네이버 안에서 카페·블로그를 만들어야 상단에 노출되고 그것이 어려우면 키워드 광고로 노출을 사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반면 구글은 표준 규격을 충족하면 노출해 주는 방식이어서, 사이트의 완성도가 곧 노출의 조건이 된다는 것이다.
한국 기업이 홈페이지보다 네이버 노출을 먼저 고려해온 관행이 AI 가독성 측면에서는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국내 브랜드 웹사이트들의 GEO 최적화가 부족한 대표적인 원인은  네이버 중심의 환경이라고 말했다.
검색을 넘어 AI 마케팅 플랫폼으로
손 대표가 제시하는 GEO의 처방은 의외로 기본에 가깝다. 우선 AI가 웹사이트를 제대로 읽을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출발점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AI는 사람이 보기에 예쁜 홈페이지보다 의미가 명확하게 구조화된 홈페이지를 더 잘 이해한다”며 HTML 뒷단에 JSON-LD 기반 스키마 마크업을 적용해 페이지의 의미를 AI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하고, robots.txt 등 기본적인 기술 설정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지나 PDF에만 중요한 정보를 담기보다 AI가 읽을 수 있는 텍스트 형태로 함께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PR의 역할도 오히려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생성형 AI는 신뢰할 수 있는 외부 출처를 종합해 답변을 구성하기 때문에, 언론 보도와 브런치, 링크드인, 티스토리 등에서 축적되는 콘텐츠가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GEO는 홈페이지만 잘 만든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며 “AI가 신뢰할 수 있는 외부 레퍼런스를 꾸준히 쌓는 것이 결국 인용률을 높이는 가장 강력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향후 3년 안에 AI 검색이 기존 검색 엔진과 공존하는 단계를 지나 검색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에는 검색과 광고, 커머스까지 하나의 AI 생태계로 연결되면서 기업의 마케팅 방식도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검색은 더 이상 링크를 보여주는 서비스가 아니라 사용자를 대신해 판단하고 추천하는 서비스로 바뀌고 있다”며 “에이네트 역시 GEO를 넘어 AI 시대의 통합 마케팅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앞으로 기업이 준비해야 할 새로운 경쟁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앞으로 기업이 경쟁해야 할 대상은 검색 순위가 아닙니다. AI가 우리 브랜드를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얼마나 신뢰하는지가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 스타트업 생태계 기자단은 KAIA와 벤처스퀘어가 함께 운영하며 스타트업 현장의 다양한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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