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서비스기업의 AI 전환은 기술을 도입하는 일보다 업무에 맞는 데이터를 정리하고 현장에서 쓰이는 솔루션을 만드는 과정에서 성패가 갈린다. 수산물 수입 단가 예측, 간병인 플랫폼의 음성 자동화, 화재 위험 사전 탐지처럼 필요한 기능도 업종마다 다르다. 자체 개발 인력과 비용이 부족한 기업에는 초기 구축비와 사업 설계 지원이 함께 필요하다. 중소벤처기업부가 AI·디지털 기술로 서비스 사업모델과 운영 방식을 바꿀 중소기업 175곳을 선정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은 ‘2026 중소기업 스마트서비스 사업’ 지원대상으로 175개 기업을 선정했다. 올해 사업예산은 총 109억원이다.
지원 유형은 새로운 솔루션을 만드는 신규 개발과 기존 서비스를 개선하는 고도화로 나뉜다. 신규 개발에 선정된 150개 기업은 5천만원, 고도화 대상 25개 기업은 최대 1억원을 지원받는다.
이 사업은 서비스업을 운영하는 중소기업이 빅데이터와 AI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고 서비스 전달체계를 개선하도록 지원한다. 물류와 공급망 관리, 마케팅, 고객 응대 등 기업의 실제 업무에 적용할 솔루션 구축이 지원 대상이다. 기정원은 해당 사업을 2026년 사업실명제 관리 대상에 포함해 추진 현황과 담당 체계를 관리하고 있다.
올해 3월 사업공고 이후 2개월 동안 545개 기업이 신청해 약 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중기부와 기정원은 서면·현장 평가를 거쳐 지원 필요성과 추진계획의 적정성, 솔루션 구축 가능성, 기대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AI·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를 혁신할 중소기업 175곳을 선정했다. (자료 제공: 중소벤처기업부)
선정기업을 업종별로 보면 유통이 50개사로 전체의 29%를 차지했다. 정보통신은 39개사로 22%, 과학·기술 서비스는 34개사로 19%다. 특정 산업에 집중하기보다 유통과 IT, 전문서비스 등 여러 분야에서 업종별 문제를 해결하는 AI 활용 과제가 선정됐다.
기업 업력도 비교적 고르게 분포했다. 창업기업은 83개사로 47%였으며 업력 7년을 초과한 성장기업은 92개사로 53%를 차지했다. 초기기업의 신규 서비스 개발과 기존 기업의 업무 고도화를 함께 지원하는 구조다.
수산물 수입 단가 예측부터 AI 화재예측까지
씨라이프사이언스랩은 글로벌 수산물 유통·공급망과 시세 데이터를 활용한 수입 단가 예측 솔루션을 개발한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수산물의 예상 수입 가격을 산출하고 가격이나 공급 상황에 따라 대체할 수 있는 어종과 산지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수산물은 어획량과 환율, 운송비, 국가별 수급 상황 등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크다. 여러 데이터를 함께 분석해 구매 시점과 대체 산지를 판단할 수 있다면 식자재·유통기업의 조달 비용과 공급망 위험을 줄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간병인과 환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케어플러스’를 운영하는 씨플러스는 기존 앱에 AI 음성 자동응답시스템을 적용한다. 전화나 음성을 통한 간병 등록과 간병일지 작성을 지원하고 운영관리 기능도 개선한다.
앱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도 음성으로 필요한 정보를 입력할 수 있어 간병인과 환자 보호자의 서비스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반복적인 등록과 기록 업무를 자동화하면 플랫폼 운영자의 관리 부담도 줄어든다.
소방시설 설계·점검·관리 기업 정평이앤씨는 온도와 연기 등 복합 데이터와 다중 센서를 활용한 AI 화재예측 플랫폼을 개발한다. 단일 센서의 경보에 의존하지 않고 여러 현장 데이터를 분석해 화재 위험 징후를 조기에 파악하는 것이 목표다.
황영호 중기부 기술혁신정책관은 “중소기업 스마트서비스 지원사업은 서비스 분야 중소기업이 AI를 더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일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AI·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중소기업의 혁신이 이뤄지도록 정책적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선정기업은 기정원과 협약을 체결한 뒤 약 6개월 동안 스마트서비스 솔루션을 구축한다. 중기부는 사업 수행과 성과 창출을 위해 구축 과정을 지원하고 관리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의 성과는 175개 기업이 솔루션을 구축했다는 사실보다 업무시간과 오류율, 매출, 고객 응대 품질이 실제로 얼마나 개선됐는지로 판단해야 한다. AI 프로젝트는 현장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담당자의 업무 흐름과 맞지 않으면 구축 이후 사용률이 낮아질 수 있다. 기업별 성과 지표를 사전에 정하고 직원 교육과 데이터 품질 관리를 병행할 때 정부 지원은 지속 가능한 서비스 혁신과 새로운 매출로 연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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