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으려면 신용카드 사용 이력이나 대출 상환 기록 등 금융 거래 정보가 필요하다. 그러나 금융 서비스를 충분히 이용하지 못한 사람들은 상환 능력이 있더라도 평가에 필요한 정보가 부족해 대출 기회를 얻기 어렵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문자메시지(SMS)와 같은 비정형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는 대안신용평가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다만 예측 정확도가 높아지는 것과 금융 소외 계층이 실제로 더 많은 혜택을 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국내 AI 금융기업 어피닛은 대안 데이터의 신용평가 효과와 계층별 혜택 차이를 함께 분석한 연구 성과를 국제 금융학회에서 발표한다.
AI 금융기업 어피닛(AFINIT, 대표 이철원)은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경제학 연구진과 공동 수행한 논문이 국제재무관리학회(Financial Management Association International, FMA)의 ‘2026 FMA Annual Meeting’ 발표 논문으로 채택됐다.
어피닛 로고 (자료 제공: 어피닛)
FMA는 1970년 설립된 국제 금융학회로, 금융 및 재무관리 분야 연구자와 실무자들이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학술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연례회의는 10월 14일부터 17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진행된다.
이번에 채택된 논문은 ‘Signals from SMS: Alternative Data and Distributional Effects in Credit Scoring(대안 데이터가 신용평가의 분배적 효과에 미치는 영향)’이다. 연구진은 SMS 등 비정형 대안 데이터를 머신러닝 기반 신용평가 모델에 적용했을 때 예측 성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했다. 아울러 이러한 기술의 혜택이 차입자 계층별로 어떻게 분배되는지도 살펴봤다.
연구 결과, 대안 데이터와 머신러닝을 결합한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의 예측력은 전통적인 신용점수 대비 약 33%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안 데이터 가운데서는 SMS 정보의 기여도가 가장 컸다.
연구진은 기존 금융 거래 이력이 부족한 신규 차입자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데 대안 데이터가 활용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신용평가 방식에서는 대출 기회를 얻기 어려웠던 차입자에게 금융 접근성을 확대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예측력 향상과 금융 포용은 별개…데이터 격차도 분석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부분은 신용평가 기술의 성능 개선과 함께 분배적 효과를 분석했다는 점이다. AI 모델이 대안 데이터를 활용하면 신용평가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지만, 그 혜택이 모든 차입자에게 동일하게 돌아가지는 않았다.
연구진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금융 관련 정보가 풍부한 계층에서 기술 도입에 따른 혜택이 더 크게 나타났다. 연구에서는 이러한 차이를 알고리즘 자체의 편향보다는 계층별로 확보할 수 있는 정보량의 차이와 연결해 설명했다.
이는 AI 신용평가가 금융 포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모델의 예측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 접근성과 정보 불균형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금융 거래 이력이 부족한 계층에 대한 데이터 확보와 공유 방식이 신용평가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논문은 오는 17일 FMA 연례회의의 머신러닝 세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경영전문대학원의 지텐드라 아스와니(Jitendra Aswani) 박사가 토론자로 참여해 연구 내용에 대한 논평과 피드백을 제공한다.
어피닛은 2014년 설립 이후 인도 시장에서 대안신용평가시스템을 운영하며 중·저신용자와 금융 소외 계층의 행동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 이번 연구는 실제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의 분석 방법론과 결합해 대안신용평가의 효과를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어피닛은 앞서 AI 금융 학술대회인 ACM ICAIF 2025의 딥 서바이벌 모델링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으며, APAD 2026에서도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이번 FMA 논문 채택으로 국제 학술행사에서 AI 금융 관련 연구를 이어가게 됐다.
회사는 이러한 연구를 자체 금융 서비스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어피닛이 추진하는 ‘AI Finance Decisioning Platform’은 신용평가와 대출 승인 가능성 예측, 금융상품 추천, 리스크 관리 등 금융 의사결정 과정에 AI를 활용하는 전략이다.
특히 대안신용평가시스템의 고도화와 함께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신규 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신용평가 방법론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금융 이력이 부족한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해 금융회사와 고객을 연결하는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철원 어피닛 대표는 “이번 FMA 발표는 어피닛이 인도에서 10년간 축적한 대안 데이터와 AI 신용평가 역량이 글로벌 금융 학계에서 지속적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성과”라며 “ACM ICAIF와 APAD에 이어 FMA에서도 연구 결과를 공유하게 된 만큼, 인도를 넘어 글로벌 금융 소외 계층을 위한 AI 금융 인프라 구축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어피닛은 인도에서 AI 금융 플랫폼 ‘트루밸런스(True Balance)’를 운영하고 있다. 트루밸런스는 대안신용평가 기술을 기반으로 금융회사와 이용자를 연결하며 소액 대출, 보험 등 금융상품 추천과 매칭, 결제 및 공과금 납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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