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IR에서 투자자가 확인하는 기준은 산업과 성장 단계에 따라 달라진다. 기후테크 기업은 에너지와 탄소를 얼마나 줄이는지 증명해야 하고, 소부장 기업은 기술 성능에 더해 고객사 평가와 양산 가능성을 제시해야 한다. AI 기업에는 데이터와 모델 성능, 고객 확보, 운영비를 포함한 사업 확장성이 요구된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기후테크·소부장·AI 분야 스타트업 15곳을 성장 단계와 사업 유형에 따라 나눠 투자자와 연결했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 13일 판교 창업존에서 ‘제40·41회 스타트업 815 IR’을 개최했다. 제40회에는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사업과 KB유니콘클럽 6기 참여기업 6곳이, 제41회에는 2026년 초기창업패키지 딥테크 특화형 참여기업 9곳이 IR을 진행했다.
스타트업 815 IR은 투자유치를 준비하는 창업기업이 투자자에게 기술과 사업모델, 시장 진입 전략을 소개하는 정례 프로그램이다. 발표 이후 투자자 질의와 피드백, 기업별 네트워킹을 통해 사업계획을 점검하고 후속 투자 검토 가능성을 찾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난 13일 판교 창업존에서 기후테크·소부장·AI 스타트업 15곳이 참여한 제40·41회 스타트업 815 IR을 개최했다. (자료 제공: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제40회 IR에는 기후테크 기업 3곳이 참여했다. 와이씨코퍼레이션은 소공인 제조 현장의 전력 사용을 관측하고 설비 가동을 최적화하는 구독형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FEMS)을 소개했다. 제조설비별 전력 데이터를 분석해 에너지 비용과 비효율적인 가동 시간을 줄이는 서비스다.
뉴톤은 지능형 기후 에이전트를 활용해 탄소 프로젝트 등록을 지원하는 ‘CarbonDoc AI’를 발표했다. 탄소 감축 사업에 필요한 자료와 문서 작성 과정을 AI로 지원해 프로젝트 등록에 소요되는 시간과 업무 부담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브이엠에스홀딩스는 국제 해운·선박 탄소 규제에 대응하는 에이전틱 AI 기반 의사결정 시뮬레이션 코파일럿을 소개했다. 선박 운항 조건과 규제 기준을 분석해 탄소배출 대응 방안을 비교하고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KB유니콘클럽 6기에서는 엑시스트와 두들, 엑스파이가 참여했다. 엑시스트는 글로벌 요양시설의 업무를 자동화하는 AI 솔루션 ‘Vcare’를, 두들은 독립 전문가와 1인 사업자를 고객과 연결하는 AI 플랫폼 ‘두들(duudle)’을 발표했다. 엑스파이는 제조 현장에 특화된 대규모언어모델 관리 서비스 ‘Factory ExpertX’를 선보였다.
제41회 IR은 투자 단계와 기술 분야를 기준으로 SEED·소부장과 Series A·AI 분과로 구분했다. 초기 기술 검증과 제품 개발이 중요한 소부장 기업과 시장 확대 전략이 필요한 AI 기업을 분리해 투자자가 성장 단계에 맞춰 사업을 검토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SEED·소부장 분과에는 바이슨과 큐이미징, 제피로스일렉트로닉, 해머인더스트리 등 4곳이 참여했다.
바이슨은 AI로 소음·진동·불쾌감(NVH) 신호를 분석해 제조 공정의 제품 이상을 찾는 비파괴 품질검사 솔루션을 개발한다. 큐이미징은 반도체용 유리기판의 미세 관통전극인 TGV를 검사하는 AI 비전 장비를 소개했다.
제피로스일렉트로닉은 초저전력과 무선 제어, 전자파 적합성 면역 기능을 적용한 로봇용 배선 솔루션을 개발한다. 해머인더스트리는 작업자와 자율이동로봇(AMR)이 함께 움직이는 제조 현장에서 필요한 구역만 정밀하게 정지시켜 안전과 장비 가동률을 함께 관리하는 관제 플랫폼을 발표했다.
Series A·AI 분과에는 스콘에이아이와 유닛랩, 트레이스위브, 원니스코리아, 큐팁 등 5곳이 참여했다.
스콘에이아이는 AI 동시통역 서비스 ‘스콘챗(SconChat)’을, 유닛랩은 AI 설계와 건축정보모델링(BIM)을 결합한 스마트 모듈러 주택 플랫폼을 소개했다. 트레이스위브는 소프트웨어 코드 저장소인 Git과 연동해 자동차·로봇의 규제 증빙 문서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솔루션을 발표했다.
원니스코리아는 외부 클라우드 연결 없이 기업 내부에 설치해 사용하는 고정밀 3D 모션 생성·리타게팅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큐팁은 텍스트와 이미지, 영상 등 여러 데이터를 검색·활용하는 멀티모달 검색증강생성(RAG) 기반 AI 영상 제작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을 선보였다.
IR 이후 남는 것은 후속 미팅과 검증 데이터
15개 참여기업은 모두 AI 또는 딥테크를 핵심 기술로 내세웠지만 투자 검토에 필요한 증거는 분야마다 다르다. 제조 에너지 관리와 해운 탄소 대응 서비스는 실제 고객 현장에서 절감한 비용과 탄소량, 규제 대응 시간을 수치로 제시해야 한다. 탄소 프로젝트 등록 서비스는 적용 가능한 인증 체계와 문서 정확도도 검증 기준이 된다.
소부장 스타트업은 기술 성능 외에도 반복 측정 결과와 내구성, 기존 공정·장비와의 호환성, 고객사 평가 기간, 양산 시 원가를 준비해야 한다. 반도체 유리기판 검사와 로봇 배선처럼 제조설비에 적용되는 기술은 PoC 이후 실제 생산라인에 진입하기까지 긴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
AI 기업은 모델의 정확도와 응답 속도에 더해 고객이 비용을 지불하는 사용 사례가 있는지 확인받아야 한다. 동시통역은 언어별 품질과 지연시간, 제조 특화 LLM은 현장 용어 이해와 보안 방식, 규제 문서 자동화는 생성한 문서의 정확성과 추적 가능성이 투자 판단에 영향을 준다.
투자 단계에 따른 차이도 있다. 시드 단계 기업은 해결하려는 문제가 분명하고 기술 구현 가능성을 입증하는 것이 우선이다. 시리즈A 단계에서는 반복 가능한 판매 구조와 고객 유지율, 매출 성장, 추가 자금이 투입될 때 확장할 수 있는 조직과 제품 체계가 요구된다.
이번 행사는 참여기업이 투자자 질문을 통해 부족한 자료와 사업계획을 확인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실질적인 성과는 행사 당일 발표 평가보다 후속 미팅과 기술실사, 고객사 PoC, 투자심사로 이어지는 기업 수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경기혁신센터 관계자는 “기후테크와 소부장, AI 분야 유망기업이 투자자와 직접 소통하며 사업성과 시장 경쟁력을 점검하는 기회가 됐다”며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는 투자 기회를 확대하고 스케일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815 IR의 역할은 기술기업과 투자자를 한자리에 모으는 데서 시작한다. 이후 기업별 기술검증 현황과 성장 단계에 맞는 투자자를 다시 연결하고, IR에서 확인된 보완 과제가 다음 미팅의 데이터로 반영돼야 실제 투자 가능성이 높아진다. 제40·41회에 참여한 15곳이 투자자의 피드백을 기술실증과 고객 확보, 후속 투자 논리로 전환하는지가 이번 프로그램의 다음 성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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