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에 적힌 글자를 정확히 읽는 것과 문서 업무 전체를 자동화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다. OCR 인식률이 높아도 담당자가 추출 결과를 다시 확인하고 여러 서류를 대조한 뒤 내부 시스템에 입력해야 한다면 실제 절감되는 업무는 제한적이다. 문서 양식이나 추출 항목이 바뀔 때마다 공급업체에 수정을 요청해야 하는 유지보수 과정도 자동화 확대를 막는 병목으로 작용한다. 한국딥러닝이 하반기 로드맵을 통해 문서 AI의 경쟁 기준을 인식률에서 사람 무개입률과 업무 완료율로 전환한다.
공공·기업용 시각지능 AI 솔루션 기업 한국딥러닝은 문서 AI 솔루션 ‘딥에이전트(DEEP Agent)’를 문서를 읽고 정보를 추출하는 도구에서 후속 업무까지 수행하는 ‘AI Worker’로 발전시키는 하반기 로드맵을 20일 발표했다.
로드맵의 핵심은 새로운 문서와 업무가 추가될 때마다 OCR을 별도로 구축하던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다. 한 업무에서 검증한 모델과 프롬프트, 추출 스키마, 품질 기준을 ‘VLM Ops’에 운영 자산으로 저장하고 다른 부서와 업무에 재사용한다.
VLM Ops는 시각언어모델(Vision Language Model)을 실제 기업 업무에서 배포하고 조정하며 품질을 관리하는 운영 체계다. 문서에서 어떤 항목을 추출할지, 각 결과를 어떤 형식으로 저장할지, 어느 수준 이하의 결과를 예외로 분류할지 등의 기준을 관리한다.
기존 구축형 OCR 프로젝트에서는 신청서 양식이나 키와 값의 위치가 변경되면 공급업체가 모델과 설정을 다시 수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딥러닝은 고객이 VLM Ops에서 필요한 추출 항목과 설정을 직접 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해 이러한 대기 시간과 추가 작업을 줄일 계획이다.
한국딥러닝이 문서 분류부터 정보 추출·검증·승인·기업 시스템 실행까지 연결하는 딥에이전트 하반기 로드맵을 발표했다. (사진 제공: 한국딥러닝)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현장 피드백도 VLM Ops에 반영한다. 특정 양식에서 반복되는 오류나 새로운 예외 사례, 담당자의 수정 결과를 운영 자산으로 축적하고 이후 유사한 업무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새로운 부서에 자동화를 도입할 때 처음부터 모델을 만드는 대신 기존 자산에서 필요한 부분만 조정하고 검증할 수 있다.
한국딥러닝은 이를 통해 문서 AI의 성과 지표를 인식률에서 사람 무개입률과 업무 완료율로 전환한다. 무개입률은 전체 처리 건 가운데 사람의 검토 없이 완료된 비율을, 업무 완료율은 문서 접수 이후 판단과 승인, 후속 시스템 반영까지 끝난 비율을 의미한다.
인식률이 개별 문자나 항목을 얼마나 정확하게 추출했는지 평가한다면 무개입률은 실제 운영 과정에서 사람이 얼마나 적게 개입했는지를 측정한다. 문서 인식 성능이 비슷한 솔루션이라도 예외 건을 정확하게 구분하고 후속 시스템까지 연결하는 능력에 따라 업무 자동화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정상 건은 AI가 끝까지, 예외 건만 사람이 검수
VLM Ops에 저장된 운영 자산은 딥에이전트의 에이전트 워크플로우와 연결된다. 문서가 접수되면 종류를 분류하고 필요한 정보를 추출한 뒤 관련 문서의 값을 서로 비교한다. 이후 업무 규칙에 따라 정상 여부를 판단하고 필요한 경우 담당자 승인을 거쳐 ERP·CRM·EDMS·RPA 등 기존 기업 시스템에서 후속 작업을 실행한다.
예를 들어 사업자등록증과 통장 사본, 신청서가 함께 접수되면 딥에이전트는 각 문서에서 사업자번호와 대표자명, 계좌 정보를 추출한다. 문서별 정보가 일치하고 필수 항목이 모두 확인되면 정상 건으로 처리하고, 값이 다르거나 신뢰도가 낮은 항목이 발견되면 담당자 검수 대상으로 분리하는 방식이다.
한국딥러닝은 OCR·Parser와 VLM을 결합해 결과를 검증한다. OCR과 Parser가 문서의 텍스트와 표, 레이아웃, 키·값 관계를 인식하고 VLM이 문맥과 업무상 의미를 해석한다. AI가 추출한 값은 원문에서 해당 정보가 위치한 영역과 다시 대조한다.
정해진 출력 형식을 벗어나거나 신뢰도가 기준에 미치지 못한 결과는 후속 시스템으로 전달하지 않고 예외 처리한다. 담당자는 전체 문서를 다시 확인하는 대신 AI가 분리한 저신뢰·불일치 건을 중심으로 검수한다. AI의 판단 근거와 담당자의 승인·수정 이력, 시스템 실행 결과도 함께 기록해 감사와 내부통제 과정에서 추적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국내 한 카드사는 딥에이전트를 가맹점 신규·변경 심사 업무에 적용하고 있다. 가입신청서와 변경신청서, 사업자등록증, 통장 사본, 등기사항전부증명서 등을 자동으로 분류하고 각 문서의 주요 정보를 교차검증한다.
정상 건은 개인정보 마스킹과 심사 시스템 연계까지 자동으로 처리하고 추가 확인이 필요한 건만 담당자에게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검증한 모델과 추출 항목, 심사 규칙은 VLM Ops에 저장해 다른 가맹점 심사 업무에 다시 활용할 계획이다.
로드맵은 한국딥러닝의 ‘3 Zero AI Worker’ 전략과도 연결된다. Zero Training은 문서 양식이 바뀔 때마다 학습과 설정을 반복하는 부담을 줄이고, Zero Hallucination은 추출 결과를 원문 근거와 검증 규칙으로 확인해 잘못된 판단을 최소화하는 개념이다. Zero Review는 정상 건을 자동 처리하고 예외·고위험 건만 사람이 확인하도록 검수 범위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여기서 ‘Zero’는 학습과 오류, 사람의 검토가 완전히 사라진다는 의미보다 각각의 부담을 운영 가능한 수준까지 낮추겠다는 목표에 가깝다. 한국딥러닝도 3 Zero AI Worker 설명에서 세 가지 요소를 문서 자동화가 자주 막히는 지점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김지현 한국딥러닝 대표는 “문서와 업무가 늘어날 때마다 OCR을 다시 구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한 번 검증한 AI와 업무 기준을 기업 전체로 확장할 것”이라며 “반복 구축과 전수 검수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더 적은 사람의 개입으로 더 많은 업무를 완료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이번 로드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기업용 문서 AI의 도입 판단 기준도 데모 환경의 인식률에서 실제 업무 지표로 이동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양식을 적용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자동 처리 비율, 예외 분류의 정확도, 담당자의 검수 시간, 잘못된 결과가 정상 건으로 통과하는 비율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특히 금융과 공공 업무에서는 자동으로 처리한 문서 수보다 잘못된 판단을 후속 시스템으로 보내지 않는 통제 구조가 중요하다. 한국딥러닝의 로드맵도 고객의 직접 튜닝 기능이 운영 편의성을 얼마나 높이는지, VLM Ops에 축적한 자산이 다른 부서에서 실제로 재사용되는지, 무개입률을 높이면서 오류와 감사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지로 성과가 확인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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