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시절 코로나19 실시간 정보 플랫폼 ‘코로나나우’를 개발해 수천만 명의 사용자를 모았고, 고등학생 때는 토스(Toss) 최연소 프로덕트 오너(PO)로 10대 사용자 경험을 설계했다. 대학에 진학한 뒤에는 수면 관리 앱 ‘꼬끼오’를 직접 운영하며 콘텐츠를 통한 사용자 유입과 리텐션을 실험했다. 서로 다른 서비스처럼 보이지만 최형빈 애딧앤아크코퍼레이션(이하 ‘애딧앤아크’) 대표가 줄곧 파고든 질문은 하나였다. ‘사람은 무엇에 반응하고, 무엇을 소비하는가.’
그 질문은 결국 광고 시장으로 이어졌다. 퍼포먼스 마케팅의 효율이 떨어지고 광고 피로감이 커지는 가운데 그는 사람들이 광고보다 오가닉(Organic)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렇게 탄생한 서비스가 인스타그램 에디토리얼 매거진 네트워크 기반 마케팅 플랫폼 ‘애딧(ADIT)’이다. 브랜드의 메시지를 광고가 아닌 콘텐츠로 전달하는 이 모델은 시장의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최근 카카오벤처스와 베이스벤처스, 매쉬업벤처스, 비즈카페 등으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최형빈 애딧앤아크코퍼레이션(주) 대표
“광고보다 콘텐츠가 소비되는 시대”… 애딧이 만든 ‘매거진 네트워크’
최형빈 대표가 애딧을 창업한 계기는 단순히 광고 시장의 변화 때문만은 아니었다. 코로나나우와 토스, 꼬끼오를 거치며 그는 서비스는 달라도 결국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꼬끼오를 운영하면서는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고, 소비자에게 어떻게 도달하고 자연스럽게 확산되는지가 서비스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을 체감했다. 광고보다 콘텐츠가 더 큰 반응을 만든다는 지금의 애딧도 결국 그 경험에서 출발했다.
“브랜드가 단편적인 광고를 일방적으로 노출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소비자와 깊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상시적으로 즐겨 찾는 오가닉 콘텐츠 흐름 속에 브랜드의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구조가 핵심입니다.”
오가닉 콘텐츠 모델 소개 (출처: 애딧앤아크 홈페이지)
애딧은 자체 에디토리얼 매거진 네트워크를 활용해 브랜드와 소비자를 정보와 공감으로 연결한다. 단순히 광고를 집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콘텐츠 기획부터 매체 편성, 캠페인 운영까지 전 과정을 통합 제공하며, 브랜드와 가장 잘 맞는 콘텐츠 환경을 설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각 매거진이 관심사와 독자층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만큼 브랜드는 자신의 메시지와 가장 잘 맞는 오디언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다.
그는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것과 그것을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애딧은 브랜드에 맞는 매거진을 연결해 콘텐츠가 광고가 아닌 읽을거리로 소비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와 매거진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도 애딧의 중요한 경쟁력이다. 어떤 콘텐츠가 어떤 독자층에서 반응을 얻고, 어떤 형식과 주제가 브랜드 성과로 이어지는지를 꾸준히 분석해 다음 콘텐츠와 캠페인 전략에 다시 반영한다. 콘텐츠와 데이터가 함께 축적되는 이 선순환 구조가 애딧을 ‘마케팅 인프라’로 정의하는 이유다.
데이터가 만든 확장성…카카오벤처스가 주목한 ‘마케팅 인프라
콘텐츠와 데이터가 함께 쌓일수록 애딧의 마케팅 인프라도 더욱 정교해진다. 브랜드와 소비자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그 결과를 다시 콘텐츠 기획과 캠페인 전략에 반영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력이 커지는 구조다.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것과 이를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은 서로 다른 영역이다. 애딧은 브랜드에 가장 적합한 매거진을 연결하고, 그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다시 콘텐츠 기획에 반영하며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간다.
광고주도 단순히 노출이나 클릭 수를 확인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어떤 콘텐츠가 어떤 소비자에게 실제 반응을 이끌어냈는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하고, 이를 다음 캠페인 전략에 반영하며 마케팅 자산을 꾸준히 축적한다. 콘텐츠와 데이터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가 애딧이 말하는 ‘마케팅 인프라’의 핵심이다.
KAIST 창업원의 광고 사례에서 “애딧은 광고 티 나는 배너 대신, 마케팅·창업에 관심 있는 독자 12.5만 명이 모인 매거진 ‘비스킷’을 매칭하고, 모집 공고를 한 편의 읽을거리로 다시 썼다. (출처: 애딧앤아크 홈페이지)
마케팅 인프라로서의 확장성은 투자로 이어졌다. 애딧앤아크는 최근 카카오벤처스를 비롯해 베이스벤처스, 매쉬업벤처스, 비즈카페 등으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사들은 단기적인 캠페인 성과보다 브랜드와 콘텐츠, 매거진 네트워크가 함께 성장하면서 데이터가 축적되는 구조와 사업 확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브랜드와 매거진 네트워크가 커질수록 데이터도 함께 자산이 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비스의 경쟁력이 쌓이는 구조라는 점을 투자사들이 높게 평가했습니다.”
애딧은 투자금을 에디토리얼 매거진 네트워크 확대와 AI 기반 마케팅 솔루션 고도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콘텐츠와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브랜드에 적합한 매거진과 독자층을 더욱 정확하게 연결할 수 있어, 애딧이 구축하는 마케팅 인프라도 한층 정교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AI가 빨라질수록 사람다운 콘텐츠는 더 중요해진다
생성형 AI는 이제 마케팅 산업에서도 중요한 도구가 됐다. 콘텐츠 제작부터 캠페인 운영, 데이터 분석까지 업무 전반에 AI가 빠르게 적용되고 있지만, 최형빈 대표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브랜드가 사람을 이해하는 방식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AI는 제작 속도를 높이고 운영 효율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콘텐츠가 담고 있는 이야기와 진정성입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브랜드는 더 사람다운 메시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광고보다 콘텐츠가 소비되는 시대에 브랜드와 소비자를 자연스럽게 연결한다”고 말하는 최형빈 대표
애딧 역시 반복적인 운영 업무와 데이터 분석에는 AI를 적극 활용하는 반면, 콘텐츠의 방향을 설정하고 브랜드의 메시지를 설계하는 일은 사람이 맡는다. AI가 효율을 높일수록 사람은 더 깊이 공감하는 이야기에 집중하고, 그 균형이 브랜드의 경쟁력을 만든다는 것이 최 대표의 생각이다.
이런 생각은 창업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창업을 단기간에 성과를 증명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오랜 시간 하나의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청년 창업가들에게도 자금보다 꾸준히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카이스트와 고려대 등 일부 대학에서 운영하는 무제한 창업휴학 제도도 같은 맥락에서 의미를 갖는다. 학적을 유지한 채 창업에 도전하고, 실패하더라도 학교로 돌아갈 수 있는 심리적 안전망이 있어야 더 많은 청년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창업은 2년 안에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도전하는 학생들이 학업을 포기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계속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이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코로나나우부터 토스, 꼬끼오, 그리고 애딧까지. 최 대표의 창업은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 나선 과정이라기보다 사람들의 변화를 가장 먼저 읽어온 기록에 가깝다. 정보를 소비하는 방식이 바뀌면 서비스도 달라졌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달라지자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방식도 함께 진화했다. 애딧은 그 변화의 흐름 속에서 탄생한 가장 최근의 답이다. AI 시대에도 그가 기술보다 콘텐츠를, 콘텐츠보다 사람을 먼저 이야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스타트업 생태계 기자단은 KAIA와 벤처스퀘어가 함께 운영하며 스타트업 현장의 다양한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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