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좋은 기술이 많습니다. 하지만 기술을 글로벌 시장의 성과로 연결하는 과정은 여전히 부족합니다.”
좋은 기술만으로는 바이오 기업이 성장할 수 없다. 임상과 인허가, 사업개발(BD), 투자, 글로벌 파트너십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기술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다.
존슨앤존슨과 셀트리온을 거치며 70여 개 국가의 사업 현장을 경험한 최주식 대우당헬스케어 대표가 창업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단순히 투자금을 집행하는 액셀러레이터가 아니라 기술과 시장을 연결하는 ‘사업개발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대우당헬스케어를 설립했다.
최 대표는 “좋은 기술을 발굴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이 시장에서 살아남고 성장하도록 만드는 일”이라며 “대우당헬스케어는 투자사이면서도 사업개발 파트너이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함께 실행하는 조직”이라고 말했다.
최주식 대우당 헬스케어 대표
왜 70개국을 누빈 임원은 창업을 선택했을까
그의 경력은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도 독특하다. 존슨앤존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거치며 일본과 호주, 이스라엘, 필리핀, 콜롬비아, 칠레 등 주요 해외 법인을 이끌었고, 중동·북아프리카(MENA)와 러시아, 동유럽, 중남미, 아시아 시장까지 총괄하며 70여 개 국가에서 사업을 추진했다.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떻게 성장하고, 또 어떤 이유로 실패하는지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경험이었다.
하지만 커리어의 정점에서 그는 창업을 선택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디지털 전환과 산업 재편이 동시에 일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역할을 넘어 새로운 바이오 생태계를 만드는 일에 도전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이후 KAIST에서 나노·IT·바이오 융합기술을 공부하며 변화하는 산업 환경을 준비했고, 그 경험은 대우당헬스케어 창업으로 이어졌다.
대우당헬스케어의 핵심 철학은 ‘DWD(Discover, Work Together, Deliver Success)’다. 좋은 기술을 발굴하고, 함께 사업을 만들며, 함께 성공을 완성한다는 의미다. 회사가 스스로를 액셀러레이터보다 ‘사업개발 파트너’라고 소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명인 대우당 헬스퀘어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발굴하고, 함께 일하며, 함께 성공을 만든다’는 의미를 담았다. 회사가 스스로를 ‘액셀러레이터’보다 ‘사업개발 파트너’로 규정하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최주식 대우당 헬스케어 대표.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사업개발’… 바이오도 결국 플랫폼 경쟁이다
대우당헬스케어가 스스로를 액셀러레이터보다 사업개발 파트너로 소개하는 이유는 바이오 산업의 특성에 있다. 바이오 기업은 기술 개발 이후에도 임상과 인허가, 사업개발(BD), 투자, 글로벌 네트워크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최 대표는 바이오 기업의 가치는 투자금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임상 전략과 규제 대응, 사업개발 역량, 글로벌 파트너십이 함께 움직일 때 비로소 기술이 상업화로 이어지고 기업 가치도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철학은 회사 이름에도 담겨 있다. ‘대우당(大友堂)’은 대전의 오랜 약국인 대우당약국에서 따왔다. 약국이 의약품이 판매되는 ‘Point of Sales’라면, 대우당헬스케어는 검증된 바이오 기술이 글로벌 시장과 연결되는 ‘Point of License Deal’을 지향한다.
회사가 주목하는 분야 역시 세포치료제와 AI 기반 진단·치료, 마이크로바이옴, 개인맞춤형 헬스케어, iPSC·오가노이드, 유전자치료제, 희귀질환 치료 등 산업 전환 가능성이 높은 영역이다. 공통점은 하나의 기술이 제품을 넘어 산업 구조를 바꿀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임상과 규제, 사업개발이 함께 맞물려야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철학은 ‘DWD 글로벌 바이오브릿지’ 프로그램으로 이어진다. 기업 진단부터 사업개발 전략 수립, 글로벌 파트너 발굴, 1대1 파트너링, 해외 현지 프로그램까지 전 과정을 함께하는 실행 중심 플랫폼이다. 해외 전시회 참가에 머무르기보다 실제 후속 미팅과 사업 협력으로 연결되는 성과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미국과 일본을 핵심 시장으로 설정한 것도 같은 이유다. 미국은 공동 연구와 기술 검증이 활발한 글로벌 바이오 혁신의 중심지이며, 일본은 사업개발과 기술이전, 유통 네트워크 구축이 활발한 시장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혁신 신약 시장을 겨냥해 초기부터 글로벌 전략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 최 대표의 판단이다.
투자 기준도 기술력에만 머물지 않는다. 창업팀의 실행력과 학습 능력, 시장 확장 가능성을 함께 평가하고, 투자를 결정하기 전 일정 기간 실제로 함께 일하며 조직의 역량까지 확인한다.
“우리는 허가 가능성이 높은 기술보다 상업화에 성공했을 때 세계 시장에서 더 큰 가치를 만들 수 있는 기술에 투자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술과 시장을 함께 보는 시각입니다.”
투자 기준 역시 명확하다. 대우당헬스케어는 기술력 뿐 아니라 창업팀의 실행력과 학습 능력, 상업적 확장 가능성을 함께 평가한다. 특히 투자 전 일정 기간 동안 실제로 함께 일하며 조직의 역량을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다. 최주식 대우당 헬스케어 대표는 “우리는 허가 가능성이 높은 기술보다 상업화에 성공했을 때 세계 시장에서 큰 가치를 만들 수 있는 기술에 투자한다”며 “기술과 시장을 동시에 보는 안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공한 회사보다 생태계를 만든 플랫폼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대우당헬스케어는 개별 기업의 성장을 넘어 한국 바이오 생태계 전체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목표로 한다. 한국 바이오 산업이 몇몇 성공 사례에 의존하는 구조를 넘어, 스타트업과 병원, 대학, 연구소, 투자사, 사업개발 조직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더 큰 목표다. 최 대표는 이를 ‘온돌의 구들장’에 비유했다.
“안정을 하나의 위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업계 몇 위가 되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입니다. 온돌의 구들장처럼 다양한 주체가 함께 열을 저장하고 순환시키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대우당헬스케어는 투자를 넘어 기술과 시장, 연구와 사업, 국내와 글로벌을 연결하는 사업개발 플랫폼을 지향한다. 좋은 기술을 발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기술과 시장, 연구와 사업, 국내와 글로벌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일이다. 스타트업이 혼자서는 넘기 어려운 임상과 인허가, 사업개발, 해외 진출의 과정을 함께하며 기술이 실제 시장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회사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20년 뒤 어떤 회사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는 잠시 생각한 뒤 이렇게 답했다.
“대우당헬스케어가 성공한 회사였기 때문이 아니라 한국 바이오 생태계를 연결한 플랫폼이었다고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바이오 산업은 뛰어난 기술에 임상과 인허가, 사업개발, 글로벌 파트너십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다. 기술을 시장으로 연결하고, 기업과 기업을 잇고, 사람과 기회를 이어주는 과정이 함께할 때 비로소 산업도 성장한다.
70여 개국을 누비며 얻은 경험 끝에 최 대표가 내린 결론도 결국 하나였다. 좋은 기술을 찾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그 기술이 시장에서 살아남고 성장할 수 있도록 끝까지 연결하는 사람이 되는 것. 대우당헬스케어가 ‘사업개발 플랫폼’을 표방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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