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연구 결과를 제품과 시장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갈린다. 기술이 우수해도 세계적인 연구자와 실험 환경, 현지 산업 네트워크에 접근하지 못하면 검증과 사업화에 시간이 걸린다. 초기 기업이 해외 연구기관과 독자적으로 협력 관계를 만들고 장기간 공동연구를 수행하기도 쉽지 않다. 서울 AI 허브가 캐나다 밀라 AI 연구소에 이어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과 협력하며 국내 AI 스타트업을 위한 글로벌 공동연구 경로를 확대한다.
서울시 AI 산업 육성 거점인 서울 AI 허브는 8월 18일 주한영국대사관에서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공동연구와 연구자 교류, 기술사업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연계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
서울 AI 허브와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이 8월 18일 주한영국대사관에서 글로벌 공동연구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잭 민티 주한영국대사관 기술·디지털 통상 참사관, 변우석 서울 AI 허브 센터장, 대러 월시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산학협력 담당, 가레스 위어 주한영국대사관 부대사 (사진 제공: 서울 AI 허브)
첫 단계로 올해 공동연구 파일럿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공동 연구과제를 확대하고 연구자 및 전문가 교류, 공동 교육 프로그램, 기술사업화와 창업 지원을 연계한다.
글로벌 투자설명회(IR) 네트워크와 영국 시장 진출 지원도 협력 범위에 포함된다. 국내 스타트업이 연구개발 단계에서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연구진과 기술을 검증하고, 사업화 과정에서는 현지 산업계와 투자자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구조다.
서울 AI 허브 입주기업과 멤버십 기업은 공동연구 참여 대상이 된다. 선정 기업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진과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연구시설과 산학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술실증(PoC), 해외 사업화, 투자 연계 등을 추진할 수 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은 1907년 설립된 영국의 연구중심 대학이다. 과학과 기술, 공학, 의학, 경영 분야를 중심으로 약 2만2000명의 학생과 8000여 명의 교직원이 연구·교육·창업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AI와 기후변화, 글로벌 헬스, 첨단기술 분야에서 산업계와 공동연구와 기술사업화를 진행해왔다.
메리 라이언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산학연구 부총장은 “서울 AI 허브와의 협력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연구·혁신 생태계를 세계적인 AI 혁신 거점과 연결하는 파트너십”이라며 “AI 연구 역량과 한국의 유망 스타트업이 만나 세계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 개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15주 밀라 공동연구 모델을 유럽으로 확장
서울 AI 허브는 지난 4년간 캐나다 밀라 AI 연구소와 공동연구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해외 연구기관과 국내 스타트업을 연결해왔다. 밀라는 딥러닝 연구자인 요슈아 벤지오 교수가 설립한 AI 연구기관으로 대학과 기업, 스타트업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연구 생태계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 프로그램은 ‘사이언티스트 인 레지던스(SIR·Scientist-in-Residence)’다. 국내 AI 스타트업 연구자가 약 15주 동안 현지 연구진과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최신 연구 결과를 자사 기술과 제품에 적용한다.
올해도 국내 AI 스타트업 연구자들이 밀라 연구진과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참여기업은 연구 과정에서 모델의 성능과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현지 연구자 및 기업과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과의 협력은 밀라를 통해 확보한 공동연구 운영 경험을 유럽으로 확장하는 단계다. 북미 연구기관과의 중장기 연구 프로그램에 영국의 연구·산학협력 네트워크를 더해 스타트업이 기술 특성과 목표 시장에 맞는 협력 기관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서울 AI 허브는 AI 전환과 인프라, 오픈이노베이션, 전문인력 양성, 투자 유치, 글로벌 진출 등 AI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를 지원하고 있다. 해외 연구기관과의 협력에서는 공동연구 결과가 기술실증과 지식재산권 확보, 제품 개발, 해외 시장 진입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변우석 서울 AI 허브 센터장은 “AI 경쟁력은 기술력과 함께 세계적인 연구기관과 얼마나 긴밀한 협력망을 구축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며 “밀라와의 협력을 통해 마련한 글로벌 연구 기반을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으로 확장해 국내 AI 스타트업의 연구개발과 기술사업화, 해외 진출을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협약의 성과는 참여 기관의 이름보다 실제 공동 연구과제와 기술실증, 사업화 사례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파일럿 프로그램의 연구 분야와 참여기업 수, 선정 일정, 연구 결과와 지식재산권의 활용 기준도 향후 구체화해야 한다. 밀라 SIR에서 축적한 운영 경험이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프로그램으로 이어진다면 서울 AI 허브는 국내 스타트업에 연구부터 해외 시장 진입까지 반복 가능한 글로벌 협력 경로를 제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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