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투자에서 가장 끊기기 쉬운 구간은 첫 투자를 받은 뒤 다음 성장 자금을 확보하는 과정이다. 엔젤투자는 기술과 창업팀의 가능성을 중심으로 초기 위험을 감수하지만, 벤처캐피탈의 후속투자는 시장 검증과 매출, 확장성을 더 구체적으로 요구한다. 두 투자 단계의 기준과 네트워크가 분리돼 있으면 유망기업도 성장 단계에 맞는 투자자를 다시 찾아야 한다. 국내 벤처기업과 엔젤투자자, 벤처캐피탈을 대표하는 3개 단체가 이러한 투자 단계 사이의 연결을 강화하기 위해 공동 행사를 열었다.
벤처기업협회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한국엔젤투자협회는 8월 20일 에이블리코퍼레이션 본사에서 ‘제2회 K-VIP DAY’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3개 협회의 회장단과 임원사, 주요 회원사를 비롯해 벤처기업과 투자업계 관계자 약 80명이 참석했다.
K-VIP DAY는 ‘Korea Venture Investment Partnership Day’의 약자로, 유망 벤처기업과 초기·후기 투자업계의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된 연합 네트워킹 행사다. 지난해 처음 열린 데 이어 올해 두 번째로 개최됐다.
벤처기업협회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한국엔젤투자협회가 8월 20일 에이블리코퍼레이션 본사에서 ‘제2회 K-VIP DAY’를 개최했다. (사진 제공: 벤처기업협회)
행사에서는 벤처기업협회와 한국엔젤투자협회가 발굴·추천한 벤처기업 6개사가 투자자를 대상으로 사업모델과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참여 기업은 AI 수어 서비스 ‘핸드사인버스’를 운영하는 케이엘큐브, 첨단소재 양산 전문기업 에스피씨아이, 비료·작물보호제·유기농자재를 개발하는 한얼싸이언스다.
인플루언서 콘텐츠 마케팅 솔루션 플랫폼 기업 태그바이컴퍼니와 AOS 솔루션 기반 AI·빅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데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착한의사’를 운영하는 비바이노베이션도 IR에 참여했다. AI와 첨단소재, 농업, 마케팅, 빅데이터, 헬스케어 등 서로 다른 산업의 기업이 한 행사에서 투자 가능성을 검토받았다.
한 번의 IR보다 중요한 엔젤·VC 네트워크의 연결
이번 행사의 특징은 벤처기업협회가 보유한 기업 네트워크와 한국엔젤투자협회의 초기투자 접점, 한국벤처캐피탈협회의 VC 네트워크를 한자리에 연결했다는 데 있다. 초기기업을 발굴하는 단계부터 성장기업의 후속투자를 검토하는 단계까지 서로 다른 투자 주체가 기업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구조다.
초기투자와 후속투자는 검토 기준에도 차이가 있다. 엔젤투자 단계에서 창업자의 역량과 기술 가능성을 인정받았더라도 VC 투자를 유치하려면 고객 확보와 수익모델, 조직 운영, 시장 확장 계획을 구체적인 데이터로 설명해야 한다. 초기 투자자가 기업의 성장 과정과 검증 결과를 후속 투자자에게 전달하면 기업은 다시 처음부터 신뢰를 쌓아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IR 이후 진행된 심층 네트워킹과 만찬에서는 기업의 스케일업 전략과 후속 투자 유치, 사업 제휴, 오픈이노베이션 가능성이 논의됐다. 참여 기업은 투자자와 개별적으로 사업 현황을 공유하고 향후 미팅과 협력 가능성을 검토했다.
송병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유망 벤처기업이 성장 단계에 맞는 투자와 협력 기회를 적시에 만날 수 있도록 생태계 구성원 간의 연결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K-VIP DAY가 실질적인 후속 투자와 사업 협력으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벤처·투자 협력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 협회는 앞으로 K-VIP DAY를 비롯한 공동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투자시장 위축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벤처기업 발굴과 공동 IR, 투자자 매칭, 후속 네트워킹을 연속적으로 운영해 기업이 성장 단계별 투자자와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행사의 실질적인 성과는 참석자 수나 IR 기업 수보다 이후 얼마나 많은 후속 미팅과 투자 검토, 사업 제휴가 이어지는지에 따라 확인될 전망이다. 6개 기업이 이번 행사에서 만난 투자자와 시장 검증 결과를 공유하고 다음 투자 단계에 필요한 조건을 구체화한다면 K-VIP DAY는 초기 엔젤투자와 VC의 스케일업 투자를 연결하는 투자사다리로 자리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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