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경기가 뚜렷한 회복 국면에 진입하며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벤처기업협회가 발표한 ‘2026년 2분기 벤처기업 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2분기 경기실적지수는 106.9를 기록하며 조사 시작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100)를 넘어섰다. 이는 전 분기(93.2) 대비 13.7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단순한 반등을 넘어 체감경기 전반이 개선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특히 기업들이 실제로 느끼는 경기 상황이 긍정적으로 전환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 2일부터 15일까지 전국 벤처확인기업 1,20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업종과 지역을 아우르는 폭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됐다.
2026년 2분기 벤처기업 경기실적지수(BSI) 추이 (자료 제공: 벤처기업협회)
처음으로 기준치 넘은 벤처 경기…”내수가 회복 이끌었다”
벤처기업 경기실적지수가 기준치 100을 넘어선 것은 2024년 조사 시작 이후 처음이다. 기준치 100은 전 분기와 유사한 경기 수준을 의미하며, 이를 상회할 경우 경기 개선을 체감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을 뜻한다. 이번 결과는 단순한 기대가 아닌 실제 체감경기의 변화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회복세를 견인한 핵심 요인은 내수 판매였다. 경기 개선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 응답 기업의 92.2%가 ‘내수판매 호전’을 꼽았으며, 이는 전 분기 대비 8.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내수 시장의 회복이 벤처기업 전반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는 흐름이다.
다만 경기 악화 요인으로는 여전히 ‘내수판매 부진’이 가장 많이 언급됐고,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부담 역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회복세 속에서도 비용 구조에 대한 부담이 여전히 기업 경영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6년 2분기 주요 경기 개선 요인&악화 요인 (자료 제공: 벤처기업협회)
제조업이 반등 주도…서비스업도 기준치 회복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의 회복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제조업 경기실적지수는 110.6으로 전 분기 대비 19.3포인트 급등하며 3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조사 대상 모든 제조업 세부 업종이 기준치를 상회한 결과로, 전반적인 산업 회복 흐름이 확인된 것이다.
특히 음식료·섬유·비금속·기타 제조업은 119.8로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으며, 통신기기·방송기기, 기계·자동차·금속 업종 역시 큰 폭의 개선을 보였다. 이는 전통 제조업과 첨단 산업이 동시에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서비스업 역시 회복 흐름에 동참했다. 서비스업 경기실적지수는 101.0으로 기준치를 회복했으며, 도소매·연구개발서비스·기타서비스 업종은 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정보통신·방송서비스는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기준치 이상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2026년 2분기 세부 업종별 실적지수 (자료 제공: 벤처기업협회)
“매출은 살아났지만 사람 구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세부 항목에서는 회복과 부담이 동시에 나타나는 양상이 확인됐다.
경영실적(107.2)과 자금상황(104.3)은 모두 기준치를 상회하며 기업들의 매출과 자금 흐름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제 사업 성과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반면 비용지출(98.4)과 인력상황(98.6)은 여전히 기준치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인력 관련 지표는 전 분기보다 소폭 하락해 채용난과 인건비 부담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성장 국면에서도 인력 확보가 주요 과제로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별로도 전국 6개 권역 모두 기준치를 웃돌며 전반적인 회복세가 확인됐다. 부산·울산·경남과 강원·제주, 대전·세종·충청 등 대부분 지역은 조사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지역 간 회복 격차도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2026년 2분기 항목별 실적지수 추이 (자료 제공: 벤처기업협회)
3분기도 회복 기대…AI·반도체가 제조업 전망 견인
벤처기업들은 3분기에도 경기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분기 경기전망지수는 107.8로 전 분기(110.2)보다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기준치 100을 웃돌며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특히 제조업 전망지수는 112.9까지 상승하며 지난해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컴퓨터·반도체·전자부품 업종은 전 분기 대비 11.9포인트 상승하며 가장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고, 음식료·섬유·비금속 제조업과 통신기기·방송기기 역시 두 자릿수 상승폭을 기록했다. AI와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가 제조업 전반의 기대감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서비스업 전망지수는 101.6으로 전 분기 대비 15.5포인트 하락했다. SW개발·IT기반서비스는 기준치 아래로 내려가며 업종 간 온도차가 나타났고, 서비스업 내에서도 성장 속도의 차이가 뚜렷해지고 있다.
2026년 3분기 벤처기업 경기전망지수(BSI) 추이
회복은 시작됐지만 비용 부담은 숙제
벤처기업협회는 이번 조사 결과를 벤처 경기 회복의 분명한 신호로 평가했다.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사무총장은 “경기실적지수가 처음으로 기준치를 넘어선 것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벤처기업들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는 의미”라며 “특히 AI와 반도체 산업 확대가 제조업 전반의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영실적과 자금 상황은 개선되고 있지만 비용지출과 인력 상황은 여전히 기준치 아래에 머물고 있다”며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 우려까지 더해지고 있는 만큼 기업의 비용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벤처기업들의 체감경기는 분명 회복되고 있으며,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원가 상승과 인력난이라는 구조적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하반기 벤처 경기의 지속 여부는 내수 회복과 함께 비용 안정화가 얼마나 병행될 수 있는지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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