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더 이상 검색 결과만 보여주지 않는다. 질문을 이해하고, 여러 정보를 조합해 하나의 답변을 구성한다. 그리고 그 답변 안에 어떤 브랜드를 넣을지 스스로 판단한다. 이 변화는 스타트업 마케팅과 브랜딩 전략 자체를 흔들고 있다.
에델만과 웨버샌드윅 등 글로벌 PR 에이전시를 거쳐 소셜링크를 창업했고, 현재 메시지하우스를 이끌고 있는 이중대 대표는 지금을 “검색의 시대에서 답변의 시대로 넘어가는 전환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저서 『된다! AI 상위 노출』을 출간한 그는 생성형 AI 시대 기업들이 반드시 던져야 할 질문으로 “우리 회사는 AI가 설명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는가”를 꼽았다. 단순히 유명한 브랜드가 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중대 대표의 신간,『된다! AI 상위 노출』
그가 처음 위기감을 느낀 건 의외로 단순한 장면이었다. 기업들은 분명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기사도 나왔지만, 정작 ChatGPT와 Gemini, Perplexity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 안에서는 회사의 핵심 메시지가 빠져 있거나 전혀 다른 맥락으로 요약되는 일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많은 기업이 ‘우리가 발표했는데 왜 AI는 모르죠?’라고 묻는다”며 “하지만 AI는 기업이 스스로 주장한 내용만 보는 게 아니라 외부 검증과 반복 언급, 산업 맥락, 제3자 평가까지 함께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이 단순한 검색 노출 문제를 넘어 “브랜드 존재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SEO 시대에는 검색량과 키워드, 클릭 수가 중요했다면, 생성형 AI 시대에는 브랜드를 얼마나 구조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중대 메시지하우스 대표
“검색되기 위한 SEO에서, 답변되기 위한 AIEO로”
최근 업계에서 주목받는 키워드는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 즉 생성형 AI 최적화다. GEO가 AI 답변 환경 안에서 브랜드가 어떻게 발견되고 인용되는지를 다루는 개념이라면, 이 대표는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AIEO(AI Information Engine Optimization)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그는 AIEO를 “AI가 브랜드를 답변 안에 포함해도 되는 이유를 콘텐츠 안에 구조화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한다.
“SEO가 검색엔진에 발견되기 위한 구조였다면, GEO는 AI 답변 안에서 인용되기 위한 전략입니다. AIEO는 그것을 실제 콘텐츠 설계와 글쓰기 방식으로 구현하는 방법론에 가깝습니다.”
그는 기존 스타트업 마케팅 방식 가운데 가장 먼저 버려야 할 전략으로 ‘키워드 반복 중심 콘텐츠’를 꼽았다. 자극적인 제목과 검색 유입만 노린 글은 생성형 AI 시대에 영향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AI가 선호하는 콘텐츠는 훨씬 구조적이다.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누구를 위한 서비스인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 경쟁사와 무엇이 다른지까지 명확하게 설명된 콘텐츠다. 예를 들어 “혁신적인 플랫폼 기업” 같은 표현은 사람에게도 모호하지만 AI에게는 사실상 의미가 없는 문장에 가깝다. 반면 대상 고객과 서비스 구조, 문제 해결 방식, 차별점이 정리된 콘텐츠는 AI 답변 안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대표는 이를 ‘이중 글쓰기(Dual Writing)’라고 설명했다.
“사람은 맥락과 문제의식에 반응하고, AI는 정의와 비교, 근거와 구조에 반응합니다. 이제는 둘 다 이해할 수 있는 문장을 써야 하는 시대죠.”
이중대 대표는 생성형 AI 시대 브랜드 경쟁력이 ‘검색 노출’이 아니라 ‘AI가 설명할 수 있는 구조’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AI 시대, 언론과 창업자 콘텐츠의 가치가 달라진다”
이 흐름 속에서 스타트업 홈페이지와 뉴스룸의 역할도 바뀌고 있다. 단순 회사 소개 페이지가 아니라 AI가 회사를 학습하는 데이터 허브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에 말에 따르면 스타트업들은 최소한 회사 정의와 고객 대상, 핵심 문제 해결 방식, 차별점, FAQ와 고객 사례 정도는 반드시 구조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B2B 스타트업일수록 고객 사례와 데이터 기반 콘텐츠 중요성이 훨씬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성형 AI는 추상적인 표현보다 실제 적용 사례와 결과 데이터를 더 신뢰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생성형 AI 시대가 오히려 전문 미디어의 가치를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는 부분이다.
이 대표는 “예전에는 언론 노출 자체가 중요했다면, 지금은 언론이 AI가 참고하는 신뢰 가능한 외부 데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 경제지뿐 아니라 산업 전문 매체와 기술 콘텐츠, 기업 뉴스룸처럼 특정 분야의 맥락을 설명해주는 출처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스타트업 PR 전략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만들고 있는데, 단순 기사 건수 경쟁보다 AI가 참고할 수 있는 정보 밀도와 산업 맥락을 가진 콘텐츠를 만드는 방향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창업자 개인 브랜딩 중요성 역시 커지고 있다.
그는 사고 리더십(Thought Leadership)을 단순 SNS 활동이 아니라 “회사가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을 보여주는 행위”라고 정의했다.
생성형 AI는 기업 홈페이지뿐 아니라 대표 인터뷰와 기고문, 발표 자료, 링크드인 글 같은 공개된 정보 자산까지 함께 참조해 브랜드를 설명한다. 결국 창업자의 언어 자체가 브랜드 데이터가 되는 셈이다. 이 대표는 최근 에스코토스컨설팅, 헤일로엑스와 함께 GEO 얼라이언스를 구축했다. AI 답변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과 브랜드 전략, 콘텐츠 구조화를 하나로 연결하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SEO를 넘어 AIEO(AI Information Engine Optimization) 개념을 제시하며 AI 시대 콘텐츠 구조 전략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인터뷰 말미, 생성형 AI 시대 가장 위험한 조직으로 “우리는 이미 충분히 알려져 있다”고 자만하는 기업을 꼽았다. 과거에는 브랜드 인지도와 검색량, 광고 집행 규모가 시장 영향력을 좌우했다면, 이제는 AI가 그 회사를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지가 훨씬 중요한 시대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브랜드 경쟁은 더 크게 말하는 곳이 아니라, 더 정확하게 설명되고 더 신뢰 가능하게 인용되는 회사가 유리해질 겁니다.”
그는 특히 생성형 AI 시대에는 기업이 스스로를 설명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려한 수식어나 추상적인 비전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누구를 위해 존재하며 어떤 데이터와 사례를 갖고 있는지가 구조적으로 정리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AI는 감성적인 광고 문구보다 반복적으로 검증된 정보와 외부 맥락, 실제 사례를 더 신뢰하기 때문이다.
결국 AI 시대의 브랜딩은 단순 노출 경쟁이 아니다. 얼마나 많이 알려졌느냐보다, 얼마나 일관된 정보 구조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 기업 홈페이지와 뉴스룸, 인터뷰와 고객 사례, 대표의 발언과 산업 분석 콘텐츠까지 모두가 AI가 학습하는 브랜드 데이터가 되는 셈이다.
검색창 위에서 경쟁하던 시대는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제 스타트업의 경쟁 상대는 단순히 같은 업계 기업만이 아니다. AI가 어떤 브랜드를 더 이해하기 쉽고, 더 신뢰 가능하며, 더 설명하기 좋은 존재로 판단하느냐가 앞으로 시장 진입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살아남는 브랜드는 단순히 유명한 회사가 아니라, AI와 사람 모두에게 “무슨 회사인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회사”에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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